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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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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진 사퇴'는 없다고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당 안팎으로 거세지는 사퇴 요구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재차 선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해촉하기로 했고, 이에 김종인 위원장은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개편안 발표 전에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을 요구했던 이준석 대표도 결국 배제되는 모양새라,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를 어떻게 개편하더라도 당분간 당내 분란은 수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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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모임, 결의권 없다... 비대위? 이준석이 지명한다"

이준석 대표는 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의원들이 자신의 사퇴를 결의할 것으로 보이는 데 대해 "결의권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결의를 한다고 한들, 실제 사퇴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취지이다. 이 대표는 연서명이 들어간 결의안이 나온다고 한다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 거기서 제 입장을 내겠다"라고 거리를 뒀다.

특히, 이 대표는 이런 의원총회에 대해 "저희 당에도 100분이 넘는 분이 계시지만, 보통은 그냥 의총의 주제 자체가 싫으면 안 가시는 분이 태반"이라며 "그 안에 가신 분들은 목적을 갖고 소집했으니까 그 분들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선 모임이나 이런 것도, 저희 당에 초선 의원이 60분 이렇게 계실 텐데 한 10분, 20분 가시는 것"이라며 "그 중에서 몇 분이 세게 말하시면 '대부분의 의원들의 의견이 이렇다' (이렇게 보도되는 것)"이라며 일부 의견이 과대대표 되고 있기 때문에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당대표 소환을 추진하는 경우에 대해선 "당원들 20%의 서명을 모으고, 그것도 시도별로 10%씩 맞춰서 모아야 된다"라며 "사실 그 정도 노력에, 그 정도 조직력이면 차라리 우리 후보 당선시키고 말지 또 이준석 대책위원회도 아니고 그걸 왜 하고 있느냐?"라고 비꼬았다. "초선을 (소환)하려고 두 달째 하는 분도 계시다"라며 현실성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 자신이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우는 경우에 대해서도 "그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명권은 이준석에게 있다"라며 "당대표가 나가면서 지명하는 거다. 그 정도 상황이 되면, 내가 모든 사람을 지명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당헌당규상으로는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이 '반이준석' 비대위를 들일 수는 없다는 취지이다.

그는 "지금 이 선거 앞두고 지지율 올릴 고민보다는 '이준석 대책위원회'가 돼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것 같은데, 그 정도 진지함과 그 정도의 연구 능력, 그걸로 지지율 올릴 방법을 고민하셨으면 애초에 이 사태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도 힐난했다.

다만 "대선에 지면 당대표는 책임진다"라며,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자신도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대선에 있어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여러 제언을 하는 것"이라며 "거꾸로 내가 면피하는 당대표가 되려고 하면, 애초에 지금 배낭 하나 메고 호남 돌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하고 열심히 하는 척 하면서 면피할 방법 되게 많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상황에 대해 "나는 당무만 하게 가만히 놔두고, 선대위 활동 열심히 하시고, 선거 활동 열심히 하셔서, 우리 후보를 당선시키게 최대한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다"라며 "선대위 할 때는 일 못 하게 하다가, 지금 와서 그만 둔다니까 '왜 안 들어오느냐'고 난리고, 그리고 또 그다음에 '안 들어올 거면 사퇴해라', 사람들이 듣기에 이게 논리적인 개연성이 없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끌어냈다' 생각하는 분들,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아"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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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 사퇴를 우려하기도 했다. "(김종인) 그분을 모시려는 분들은 상당히 낮은 자세로 가는 게 맞다"라며 "형식을 해촉으로 하든지, 자진사퇴로 하든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분의 조력을 받느냐, 아니냐. 받을 준비가 되어 있냐, 아니냐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좀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위 윤석열 후보 측의 핵심 관계자로 불리는 이들이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불만을 토로하는 데 대해서도 "이분들은 익명 인터뷰는 좀 그만 하시라.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라며 " (윤석열 후보가) 입당할 때 당대표 패싱한 거는 괜찮고, 지금 이제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개편에서 전권을 가지고 뭔가 하는 데 있어서 상의가 부족했다고 할 것 같으면 '왜 패싱 당했냐' 이거 아닌가?"라며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입당하는 당원이 당대표 패싱하는 거는 괜찮고, 지금 와서는 또 후보가 패싱되었다고 기분 나빠하는 건가"라며 "예전에 조수진 의원이 당대표의 말을 듣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했을 때는 '이것이 민주주의다' 그랬잖느냐. 한 가지 장단에 춤을 춰야 되는데 그렇게 따지면 조수진은 얼마나 큰 사고를 친 건가? 그때는 누가 입 '벙긋'이라도 했느냐?"라는 지적이었다.

김종인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발표한 것을 '쿠데타'로 표현하는 데 대해서도 "그 발언은 후보가 했다고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평가할 생각은 없지만"이라면서도 "기분 나쁘면 공통으로 기분 나빠야 한다. 당대표는 얼마나 기분 나빴겠느냐?"라고 되물었다.

김종인 "'쿠데타' 이딴 소리하는데 뭣 때문에 내가..."
 

한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택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뜻이 안 맞으면 서로 헤어지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 당선을 위해서 내가 했던 일인데, 그렇게 다 그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쿠데타'니 뭐니 이딴 소리 하는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내가 뭣 때문에 거기 가서 대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윤석열 후보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도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른다"라며 "나는 후보하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라고 자리를 떠났다.  

태그:#이준석, #윤석열, #김종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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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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