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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생존권 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반대하며 방역패스 철회, 영업제한 철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생존권 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반대하며 방역패스 철회, 영업제한 철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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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1대 총선 유세가 한창이던 제주도의 한 대로변. 유세차 앞에서 국회의원 후보자와 도의원, 선거사무원 등이 한창 유세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윽고 들려온 외마디 비명.

"애들은 온라인 개학시키고, 자영업자들 문 닫게 하고. (그런데) 사람들 모아 놓고 XX하네 XX새끼들..."

시내 인근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다 정부 명령으로 영업을 중단하게 된 점주 A씨였다. 그는 고성을 지르며 확성기로 음악을 틀었다. 약 11분 남짓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유세장에 모여든 사람들을 보자 격분한 것이다.

그는 결국 선거법 위반을 적용 받아 벌금 250만 원에 기소됐다. 제주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그에 대한 선고유예를 결정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영업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으로, 많은 사람이 유세 차량 인근에 모인 모습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해 선거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였다"고 했다.

'대박집'도 피해갈 수 없는 매출 수직 하락

<오마이뉴스>가 코로나19 유행 시점인 2020년 1월부터 2021년 11월 30일까지 '코로나19', '방역', '자영업'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산출, 분석한 판결문 28건에는 A씨처럼 코로나의 강을 건너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분노와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영업자들의 생존 지표와 같은 매출의 큰 변동이다.

민사 재판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매출 폭락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 건물주를 상대로 임대한 건물의 임차료 인하 또는 조정해달라고 소를 제기하거나, 폐업으로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하는 등의 소송이 줄을 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들은 재판부의 사실관계 확인을 돕기 위해 반토막 내지 세토막 난 매출 자료를 제출했다.

경기도 하남의 한 키즈카페가 대표적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키즈카페의 2020년 12월 월 매출액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평균 매출액 대비 6%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려봤자 34% 정도에 머물렀다. 재판부가 산출한 이 키즈카페의 지난해 적자액 수는 3억 원에 달했다.

연간 매출액 15억 원대의 대규모 식당으로 번창한 '대박 가게'도 재앙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1984년부터 서울 유명 곱창집으로 이름 난 B식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의 영업규제 조치로 경제 사정이 급격히 변동돼 매출액이 전년 대비 53.6%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과세관청에 신고된 해당 식당의 매출액을 보면, 2019년엔 약 14억 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는 절반 이하인 6억 원대로 감소했다.

이는 특정 사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코로나19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자대위)가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 1년 전국 자영업자 실태조사를 보면, 1545명 중 1477명 즉 자영업자 95.6%가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평균 매출감소 비율은 53.1%에 달하고, 폐업을 고민 중인 자영업자 또한 44.6%에 이른다.

"방역상 손님 더 못받는다"는 말에... 중식도 들고 따라왔다
 
코로나19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손실보상이 시행되는 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소상인,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대료 분담법, 강제퇴거금지법 등의 처리를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손실보상이 이뤄지더라도 보상금 상당부분이 건물주에게 고스란히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손실보상이 시행되는 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소상인,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대료 분담법, 강제퇴거금지법 등의 처리를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손실보상이 이뤄지더라도 보상금 상당부분이 건물주에게 고스란히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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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방해, 폭행, 협박...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들이 형사 법정에 나선 이유는 대부분 이들 범죄 때문이었다. 고객에게 영업시간 종료를 알리며 '나가달라'고 부탁하거나, 테이블 제한으로 '손님을 더 받을 수 없다'고 공지하거나, '방역 명부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 등,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한 자영업자들의 노력은 때때로 갑질 피해 사건의 원인이 됐다.

"다 눈 깔아라 험한 꼴 보기 싫으면."

울산 울주군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C씨는 손님들에게 유리잔을 던진 진상 손님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지난 1월 12일 오후 9시께 영업시간 종료 시각을 알리자 날아온 폭력이었다. 폭력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날아들었다. 지난 5월 울산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가해자는 20여 분간 식당 안에서 담배를 피고 욕설을 하는 등 업무방해로 기소돼 벌금 800만 원에 처했다.

인천 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해온 D씨는 방역 수칙 상 테이블 숫자를 늘릴 수 없어 '손님을 못 받는다'는 말을 했다가 목숨의 위협을 받았다. 지난 6월 오후 6시께 벌어진 일이었다. 이 손님은 D씨의 말에 분노하며 불판 위의 집개를 던지다가, 자신을 피해 주방으로 도망간 피해자를 뒤따라가 도마 위 30cm길이의 중식도를 휘둘렀다. 갑질 폭행의 대가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방역복 입은 사람들이 확진 판정 받은 기사랑 접촉한 사람을 거기 식당에서 밥 먹고 있는 걸 데리고 갔대.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 다..."


'방역수칙 위반으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이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허위사실 유포도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통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강원도 원주에선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전달 받은 동네 식당의 확진자 발생 소식을 사실 확인 없이 지인들에게 유포했다가, 업무방해로 벌금 700만 원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판결문에 따르면 이 소문은 "실제 운영한 음식점엔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이 방문한 사실이 없었고, 방역복을 입은 사람이 데리고 간 사실도" 없었던 가짜 정보에 불과했다.

지난 2월엔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다른 손님들에게 "왜 마스크를 안 쓰고 식사하느냐"고 따지다 영업 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경우도 있었다. 청주지법의 지난 7월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은 업주와 다른 손님들에게 "지금 코로나 몇 명 확진된 줄 아느냐, 니 부모들 코로나 걸려서 죽어라" 등의 극언을 퍼부으며 "나 엄청 유명한 사람인데 너희들 모두 사진 찍어 올리겠다"고 협박해 벌금형 100만 원을 받았다.

30여분 간 고성을 지르고 김치냉장고를 두드리며 항의하는 가해자에게 업주가 할 수 있는 말은 "마스크를 쓴 상태로 식사할 순 없지 않느냐"는 읍소뿐이었다.

위반 행위자보다 제재 못한 관리자에 더 큰 책임

조지현 코로나19전국자영업자비대위 대표는 자영업자들에게만 책임을 가중하는 제도 자체가 이같은 범죄 발생의 원인이라고 봤다.

조 대표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소비자와 시설 관리자에 책임을 부과하는 정부의 원칙엔 매우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방역 수칙 위반 행위자보다, 이를 관리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물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부터 의무화된 방역패스 제도만 봐도, 지침을 위반한 이용자는 10만 원의 과태료에 처하는 반면 이를 위반한 시설 관리자에겐 1차 150만 원, 2차 300만 원으로 가중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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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 사건팀. 가서, 듣고, 생각하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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