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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추적단 불꽃>이 불법 성착취사이트 실태와 BDSM 위험성을 고발합니다.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인권 침해 문제를 <추적단 불꽃>은 그동안 끈질기게 추적해왔습니다. 또한 디지털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연대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보도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우리(추적단 불꽃)는 2년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지원 기관에 안내하는 활동을 해왔다. 만난 피해자분들 대부분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점이 안타까웠다.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당신을 도와줄 활동가들이 묵묵히 디지털 성범죄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인터뷰에 응해준 십대여성인권센터 김해온 활동가는 2019년 5월부터, 김민정 활동가는 2018년부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십대·여성·인터넷'의 성매매피해 지원을 비롯한 성인권 향상에 기여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김민정 활동가는 "활동 시작 당시에는 랜덤 채팅 안에서 성착취가 많이 일어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성착취로 유입되는 아동·청소년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에 대해 무지했다"며 "(활동 이후)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온 활동가 역시 "딱 뉴스에 나오는 정도로만 (성착취) 문제를 알고 있었는데 입사하고 보니 현실은 그것보다 훨씬 참혹했다"며 "여기서 일을 하고 세상을 바꾸는 게 진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됐다"고 활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단체 사칭해 아동·청소년들에게 접근... 상담 시 공인된 기관인지 알아봐야"
 
추적단 불꽃은 '당신을 도와줄 활동가들이 묵묵히 디지털 성범죄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관련 단체 활동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도 그 중 하나다. 김해온 활동가와 김민정 활동가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두 활동가의 요청으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다.
 추적단 불꽃은 "당신을 도와줄 활동가들이 묵묵히 디지털 성범죄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관련 단체 활동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도 그 중 하나다. 김해온 활동가와 김민정 활동가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두 활동가의 요청으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다.
ⓒ 추적단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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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김민정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총 3개 팀으로 구성돼 있어요. 사이버또래상담팀, 성매매 피해지원상담소, 성매매 피해지원센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통합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사이버또래상담팀에서는 성착취 범죄 피해 아동·청소년들을 발견하는 일을 합니다. 피해 아동·청소년들은 성과 관련된 부분이라 밖으로 얘기하기 어려워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디지털 세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착취 범죄의 위험성을 안내하면서 직접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SNS 상으로 쪽지를 발송하고 홍보하는데 그 쪽지를 받아본 아동·청소년들이 과거에 경험했던 피해와 비슷하거나 지금 같은 피해를 겪고 있을 때 상담 요청을 해요. 

아동·청소년의 피해 정도에 따라 의료 지원이라든지 법률 지원, 심리 상담은 물론, 부모 상담까지 이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상담은 피해가 발생하고 난 후, 지원이잖아요. 그래서 사이버 상에서의 (불법 촬영물) 유포나 개인 정보 유출 등도 모니터링하면서 플랫폼과 기관에 삭제 요청을 하는 등 신고를 위한 모니터링 업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그런 쪽지를 보내면 답변이 안 오는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민정 "적지 않게 답변이 와요. 근래에 사실 걱정이 되는 건 도와주는 사람인 척, 우리 단체를 비롯해 여러 단체와 기관을 사칭해서 아동·청소년들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쪽지를 보낼 때 '삭제를 빌미로 원본 사진, 피해 영상, 개인 정보를 요구할 때 2차 피해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공인된 기관인지 알아보고 상담 요청을 하세요'라는 문구를 꼭 넣고 있어요."

- 단체를 사칭한다니... 정말 악질적이네요. 이렇게 잠깐 이야기만 들어봐도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는데요, 한 해 기준 몇 분의 활동가가 몇 분의 피해자를 지원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김민정 "사이버또래상담팀은 총 8명이고, 2020년 기준 약 4천 건 이상의 사이버 상담을 진행했어요. 성매매 피해아동지원센터 인력은 3명인데요, 3명이 상담 발굴, 직접 지원, 사후 관리까지도 다 해야 해서 상담소 SNS팀 5명의 활동가분과 같이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활동을 하면서 힘든 일이 많을 텐데... 노하우가 있다면?

김해온 "성착취물에 되게 많이 노출 돼요. 또 상담하면서 가출·가정폭력·자살·사고 등 적나라한 피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상담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큰 소진으로 다가올 때도 많거든요. 소진 전에 제 때 예방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거였는데요. '내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일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다'라는 생각을 할 때 소진이 예방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되새기고 있어요."

김민정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동료들의 지지였어요. 일과 관련된 부분을 다른 데서 얘기할 수 없거든요. 현실적인 부분, 법적인 피해 지원이 막힐 때 소진되기도 하거든요. 이런 마음들을 동료분들이랑 같이 소통하고, 어떻게 상담했는지 서로 얘기를 하면서 소진을 예방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과 사명감이 있어요. 저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성매매·성착취 연결돼있어...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성착취"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십대·여성·인터넷'의 성매매피해 지원을 비롯한 성인권 향상에 기여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상담과 통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의 성매매 인식 개선 웹전단 '오늘도 성을 구매하셨습니까?.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십대·여성·인터넷"의 성매매피해 지원을 비롯한 성인권 향상에 기여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상담과 통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의 성매매 인식 개선 웹전단 "오늘도 성을 구매하셨습니까?.
ⓒ 십대여성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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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 피해 아동·청소년도 지원 하시잖아요. 온라인 성착취와 오프라인 성매매가 비슷하다고 느끼는 지점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점에서 비슷한지 말씀해주세요.

김민정 "성착취랑 성매매 범죄를 나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에서 얘기 나누다) 오프라인에서 만나자고 하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려고 돈을 주겠다고 하고, 이런 것들이 연결되어 있어요. 성매매와 성착취를 따로 분리돼서 바라보면 오히려 피해자들을 나누는 격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성매매 범죄 피해 아동·청소년 역시 모두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매매하고 싶은 아동·청소년은 없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한 성매매는 성착취라는 인식을 꼭 다들 하셨으면 좋겠어요."

-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선이 팽배한데요, 이런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김민정 "그 시선조차 성을 착취하는 어른들이 만든 논리인 것 같아요. 남성주의적 관점에서 여성을 그저 성적 도구로 보는 잘못된 관습들이 뼛속까지 자리 잡고 있는 거죠. 예를 들면 음주운전 사고에서 피해자에게 '운전자가 잘 보이게끔 옷을 밝은 색을 왜 안 입었냐, 왜 그 시간에 돌아다녔냐' 묻지 않잖아요. 음주운전 범죄 자체만 놓고 처벌하고 그것에 대한 논쟁을 하는데 성범죄에만 피해자에게 자꾸 초점이 맞춰지는 거죠."

- 사실 더 씁쓸한 건 이런 잘못된 인식이 팽배하다보니 피해자들도 본인 탓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상담 중에도 그런 사례가 있으셨을까요? 

김민정 "그래서 아동·청소년 피해자에게 '네가 잘못한 거 아니야, 네가 설령 어떤 사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걸 빌미로 협박하는 건 잘못된 거야, 건강한 어른이라면 그러지 않아' 라고 말해주죠. 근데 아동·청소년들은 조용히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큰 거예요. 너무 두렵고 무서우니까요. 가해자들이 '한 번만 성관계 해주면 너 보는 앞에서 대화 내용을 지워줄게'라는 식으로 협박하는데, 그 말이 피해 아동·청소년에게 너무 희망적인 거예요. '내가 한 번만 만나면 모든 일이 없어지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래서 상담을 할 때 '네가 그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불법 촬영으로 모든 게 다 촬영이 될 수도, 납치 될 수도, 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라고 알려줘요. 거기까지 미처 생각 못 하는 아동·청소년이 많아요. 

상담을 시작할 때 사는 지역을 물어보거든요. 서울이면 저희가 지원을 할 수 있고 다른 지역이면 가까운 지역으로 연계를 해줘야 하기 때문인데요. 아동·청소년들이 가끔 몇 동 몇 호까지 상세한 주소를 다 얘기해줘요. (개인 정보를 알려주고 친해지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이게 요즘 아동·청소년 문화더라고요. (그럼에도) 현실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 교육도 같이 병행해야 해요."
 
- 플랫폼은 아동청소년 성착취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잘 대처하고 있지 않다면, 그 이유와 함께 개선점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민정 "어느 플랫폼이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만연해요. 랜덤 채팅 앱이 성매매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건 모든 사람들이 알 거예요. 예전에 랜덤 채팅방이 '조건만남, 10만 원 데이트' 이런 식으로 노골적이었다면, 지금은 또래 친구들이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컨셉으로 '연예인반, 수다반' 등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뒀어요. 어떤 한 플랫폼만 문제도 아니고 총체적으로 이렇죠."

김해온 "트위터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오픈채팅, 인스타그램 등을 아동·청소년들이 정말 많이 이용하더라고요. 비용도 따로 들지 않고 나를 어필할 수 있고 사진도 올릴 수 있으니까요. 아동·청소년들이 SNS에 정말 아무렇지 않게 본인의 정보를 올리잖아요. 인스타그램에 자기 얼굴이랑 어느 학교 다니는지, 몇 살인지, 어느 지역에 사는지 이런 것도 올려놓고요. 그걸 굳이 악용하는 불량 이용자들이 접근하는 거죠. 아동·청소년 본인의 개인정보가 다 노출된 상태라 가려봤자 이미 정보는 다 노출됐다 보니,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는 거죠. 플랫폼 페이지 그룹 안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하고 전시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보통 한 그룹에 가입자가 몇 만 명이 넘어요. 근데 플랫폼은 어떤 제재도 하지 않고 피해가 확산되는 것에 일조하고 있죠. 너무 거대한 피해가 생기고 있는데도 몇 년 동안 유지가 되고 있고, 신고해도 제대로 된 답변도 오지 않고요."

"피해 아동·청소년 무관심 속 매순간 양산"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십대·여성·인터넷'의 성매매피해 지원을 비롯한 성인권 향상에 기여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상담과 통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센터에서 만든 온라인 그루밍 범죄와 관련한 센터의 웹전단 이미지.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십대·여성·인터넷"의 성매매피해 지원을 비롯한 성인권 향상에 기여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한 상담과 통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센터에서 만든 온라인 그루밍 범죄와 관련한 센터의 웹전단 이미지.
ⓒ 십대여성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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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겪은 아동·청소년이 본인의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수사기관·교사·부모·친구 그리고 시민인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될까요?

김해온 "피해 아동·청소년들이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혹시 신고하면 부모님도 알게 되나요?' 이런 말을 진짜 많이 들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먼저 자녀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너의 편이야, 너는 잘못한 게 없어, 항상 손잡고 나아가 줄게'라는 믿음을 주는 게 첫 번째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두 번째는, 학교에서의 부모님은 교사잖아요. 교사가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 학생들을 가장 많이 보고 가장 많이 관찰하기 때문에 교사 역시 좋은 어른으로 학생들에게 확신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믿을 만한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것만으로 아동·청소년들은 매우 큰 힘을 얻고 정말 나아갈 힘을 얻거든요. 

마지막으로 저는 수사관의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작 피해자들이 '경찰서 갔는데 경찰관들이 이거 못 잡는대요, 본인들이 맡은 건이 40~50건 돼서 이런 거까지 수사할 시간이 없대요' 이런 말을 듣고 오면 진짜 허탈해요. 미안해요 사실. 한번 그렇게 낙심해 버리면 또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겠어요. 그래서 수사관분들이, 아동·청소년이 경찰서까지 오기까지 큰 용기를 냈을 것이란 걸 생각하고 행동해주시면 좋겠어요."

- 학교나 가정 등 제도권 밖에 있는 아동·청소년도 있잖아요. 그들이 도움의 손길을 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세요.

김민정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성착취·가출 등의 문제에 도움이 필요하시면 저희 십대여성인권센터도 있고요. 삭제지원·유포·협박 등의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도 있어요. 청소년 상담 전화 1388, 여성 긴급전화 1366도 있습니다. 각 기관에 연락하시면 상황과 지역에 맞게끔 연계를 해 줄 수 있어서 먼저 기관에 연락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끝으로 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김해온 "개인의 노력이 합쳐졌을 때 그게 나비 효과가 되어서 세상 전체를 변화할 힘으로 다가온다고 믿어요. 피해 아동·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매 순간 양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인터뷰를 보시는 많은 분이 이 일이 내 친구의 일이 될 수도 있고 내 학생의 일이 될 수도 있고 내 자녀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느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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