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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 식당에서 열린 오찬회동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 식당에서 열린 오찬회동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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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에서 나와 나란히 걷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바로 옆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옥상(서울마루) 대기 중이던 취재진 쪽으로 이동하던 중 한 사람만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나오자 서로 먼저 가기를 양보한 것. 두 사람은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몇 차례 손짓으로 먼저 가기를 권했고, 결국 이재명 후보가 먼저 통로를 지나쳐 카메라 앞을 지났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후 두 번째 만남을 통해 "민주당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선대위 내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를 꾸려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두 사람은 23일 낮 12시 서울 중구의 한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취재진 앞에 선 두 사람 중 이재명 후보가 먼저 입을 뗐고, 이후 이낙연 전 대표가 말을 이어간 뒤 다시 이재명 후보가 한 마디를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낮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회동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낮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회동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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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존경하는 이낙연 전 대표님께서 지금까지도 우리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시고 민주당의 4기 민주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된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우리 대표님께서 많이 채워주실 걸로 생각된다. 감사하다."

이낙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이재명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를 만들어 이 후보와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제가 활동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후보나 당과 결이 조금 다른 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해 후보께서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원래 당이라고 하는 게 다양한 많은 분들의 의견이 조정되고 통합되는 과정 자체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님이 가진 특별한 경험과 경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에 대한 새로운 비전들을 충분히 말씀하시고 그게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 대표님, 감사하다."

이낙연 "고맙다."

발언을 마친 뒤 두 사람은 양손으로 서로의 손을 붙잡으며 미소를 내보인 뒤 자리를 떠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낮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낮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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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재개... 갈등 회복 위해 다양한 실효적 조치"

이후 오영훈·윤영찬 의원이 두 사람의 구체적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두 사람 모두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에서 일했으나, 경선 후 선대위 비서실장을 맡은 오 의원은 이재명 후보 측, 윤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측 역할로 회동에 배석했다. 아래는 윤 의원이 발표한 합의문 전문이다.

"이재명과 이낙연 우리 두 사람은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재신임을 얻어 제4기 민주정부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차기 민주당 정부만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팬데믹과 양극화 심화로 고통 받는 국민의 삶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더불어 대한민국을 명실상부 선진복지 강국으로 견인해낼 수 있을 것이다.

차기 정부의 시대적 과제를 담은 국가비전을 만들고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 약칭 비전위를 만들 것이다. 이재명, 이낙연이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비전위는 코로나19 극복, 양극화 완화, 복지국가 구현, 정치개혁, 평화로운 한반도, 국민대통합을 위한 시대적 어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차기 민주정부의 구체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다.

당내 민주주의 확장과 굳건한 단합을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한 당원게시판을 조속히 재개하겠다. 당내 경선의 갈등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회복하도록 다양한 실효적 조치를 취하겠다. 민주당의 폭넓은 문호 개방과 더 젊고 역동적인 인재영입을 통해 당의 혁신과 변화를 함께 이끌겠다."
 

현장서 일부 이낙연 지지자 소란도

아래는 두 의원이 취재진과 나눈 질의응답을 요약한 것이다.

- 비전위는 선대위 내에 꾸려지나.
오영훈 "선대위 내에 (꾸려져)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다음주 초 구성할 예정이다."

- 이낙연 전 대표의 그 동안의 직책은 어떻게 되나.
오영훈 "지금까지 상임고문으로 위축돼 있었다. 그런데 선대위 슬림화 이후 애매해진 부분이 있다. 명확하게 비전위 위원장을 두 분이 공동으로 맡아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 오늘 회동한 이유가 있나.
오영훈 "그 동안 이낙연 전 대표가 지지자들을 격려하며 전국에서 모임을 이어간 것으로 안다. 최근에 그 일정이 끝나 자연스럽게 일정이 마련됐다."
윤영찬 "해가 가기 전에 두 분 사이에 얼굴을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국민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는 차원에서 오늘 날짜가 잘 맞았다."

- 안에서 어떤 대화가 있었나.
윤영찬 "이낙연 전 대표가 본인의 방식으로 돕겠다고 했는데, 그 부분은 결국 이재명 후보를 보완하고 민주당을 하나의 단일대오로 만들고 중도층까지 지지를 확산해야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의 장점과 이낙연 전 대표의 장점으로 시너지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아시면 된다."

- 비전위는 누가 먼저 제안했나.
윤영찬 "만남 이전에 양측에서 물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국가의 비전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공감이 있었다. 그리고 국민통합이 시대적 화두인데 그 역할을 가장 잘해줄 분이 이낙연 전 대표 아니겠냐고 해서 이뤄졌다."

- 비전위 활동을 중도층 확장으로 생각하면 되나.
오영훈 "국가비전의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핵심적 의제를 논의하도록 위원 선임이 이뤄지고 구체적 내용이 정해질 것이다."

- 이재명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이 있었는데.
윤영찬 "선거와 관련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고 고민이 있는 것 아닌가. 민주당이 어떻게 잘 단합할 것인지, 외연을 어떻게 더 확장할 것인지 이를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두 분이 모두 공감했다. 어떻게 우리 쪽을 잘 단합시키면서 외연을 확장할 건지 고민을 나눴다."

한편 현장엔 일부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 20여 명이 찾아와 "이재명 사퇴하라", "지켜줄게 이낙연"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관련 현장을 촬영하는 유튜버들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한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점심 회동을 가진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지지자 일부가 현장에서 "후보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한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점심 회동을 가진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지지자 일부가 현장에서 "후보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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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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