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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자신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계란을 투척한 학생과 해당 수사를 진행 중인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서한. (좌) 학생에게 보낸 편지 (우)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편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자신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계란을 투척한 학생과 해당 수사를 진행 중인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서한. (좌) 학생에게 보낸 편지 (우)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편지
ⓒ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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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치란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정말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에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계란을 던진 고등학생과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편지가 16일 공개됐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경북 성주군을 찾았다가 이 학생이 던진 계란에 맞을 뻔했다. 해당 학생은 이후 경찰에 의해 유치장에 구금됐다 하루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경찰이 계란 투척행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이 후보가 15일 직접 편지를 보내 선처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관련기사 : [영상] 이재명, '사드 반대자'에 계란 맞을 뻔... 민주당 "선처 요청" http://omn.kr/1wej7).

그는 학생에겐 "우리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또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할 수 있었다"고 밝혔고, 성주경찰서장에겐 "이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 저는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안 찾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약속 뒤집었다 느꼈다면 제 책임"

이 후보는 해당 학생에게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저의 의사를 수사기관에 명백히 밝힌 만큼, 추가적인 민·형사상 처벌이 뒤따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 학생과 사드 배치 반대에 나섰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제 마음을 전한다"라며 "사드 배치가 국익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저는 주어진 현실과 상황에 맞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정치가"라면서 이미 현실화 된 사드 배치 상황에서 대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이미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상황에 기초해 대안을 찾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면서 "이런 입장이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느껴지셨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고, 입장을 설명 드리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저는 우리가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 제가 정치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할 외교적 방안에 대해 고민했듯이, 우리 학생과 사드 배치를 반대하시는 모든 분은 주권자로서 나라를 걱정하고,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에 기초해 저에게 호소하고 계시기 때문"이라며 "그 호소에 걸맞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진심을 보여드리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또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었다"며 "큰 목소리든, 작은 목소리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거친 방식의 의견 표출 처벌받는다면 정치가도 의무를 다하기 어려워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성주군 다정농원을 찾아 성주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마치고 비닐하우스를 나오고 있다. 비닐하우스 문에 이 후보가 농원에 도착했을 지역의 사드 반대론자가 투척한 계란이 묻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성주군 다정농원을 찾아 성주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마치고 비닐하우스를 나오고 있다. 비닐하우스 문에 이 후보가 농원에 도착했을 지역의 사드 반대론자가 투척한 계란이 묻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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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성주경찰서장에겐 "저는 이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면서 추가 수사 중단을 호소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민주주의 국가는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에겐 국민의 의견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소 과격하고 거친 방식의 의견 표출이라는 이유로 처벌받는다면, 국민이 대리인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정치가도 그 의무를 다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의 행동이 전적으로 올바르고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공동체의 규칙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법을 어기면 누구나 합당한 책임은 져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이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절실하게 호소하고자 하는 의지, 지역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 학생에 대한 선처가 자신에 부여된 책무를 수행하는 방법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 저는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라며 "부디 이 학생이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은 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라. 또한 저에게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대리인의 책무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라"고 밝혔다.

태그:#이재명, #계란투척, #사드배치철회, #선처,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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