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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요소수 부족과 가격 폭등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요소수 부족과 가격 폭등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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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250만 원씩 덤프트럭 할부를 갚으며 일을 하는데, 요소수가 없어 일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현재 제가 가진 요소수로는 2∼3일밖에 버티지 못합니다. 다음 주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계가 막막합니다."

덤프트럭 노동자 김정석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국의 건설기계 노동자의 생계가 요소수 확보에 달렸다"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요소수 폭등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요소수는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사용되며 덤프트럭·굴삭기·레미콘 운행에 필요한 물질이다.

전국건설노동조합(아래 건설노조)이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 요소수 공급 해결 ▲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 및 처벌 ▲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 중지된 건설기계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소수 빈 통과 박스를 발로 차며 "요소수가 부족해 다음 주면 전국의 건설현장이 모두 중단될 수도 있다"라며 "정부가 요소수 대란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마지막 남은 요소수로 청와대·국회·정부청사 앞에 장비를 몰고 온 뒤 멈춰 설 예정이다. 우리는 그만큼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덤프, 굴착기, 레미콘, 펌프카 등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요소수 품귀 사태의 여파가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00~200ℓ의 경유를 사용하는데 이에 필요한 요소수를 10ℓ로  추산했다. 한 달에 20일 정도 일을 하면, 한 달에 10ℓ 요소수가 평균 12~13통, 최대 20통까지 필요하다는 게 건설노조의 주장이다. 

"생계 이어가기 위해 웃돈 주며 요소수 구입"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요소수 부족과 가격 폭등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요소수 부족과 가격 폭등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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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카 노동자 안재관씨는 "수도권에만 펌프카가 3500대, 전국 9000대가 있는 것으로 안다. 펌프카 한 대당 한 달에 평균 200ℓ의 요소수가 필요하다"라면서 "정부가 이번 주중에 호주에서 요소수 2만ℓ를 수입한다고 하는데 요소수 대란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고 지적했다. 

레미콘 노동자 김봉현씨는 "탄소중립을 외친 정부의 환경 정책에 따라 요소수 사용 규정을 충실히 따랐지만 돌아오는 건 요소수 대란이었다"며 "현재 레미콘 노동자들끼리 각자 가진 요소수를 모아서 서로 나누어 쓰면서 버티고 있지만 열흘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통상 10ℓ에 1만 원 안팎을 오가던 요소수 가격은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15만 원까지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차량 운행을 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가 7∼8일 조합원 253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2.4%가 요소수 문제로 장비 가동을 못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등을 통한 해외 직구를 시도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3.5%에 달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진 이후 3~5만 원을 주고 요소수를 구입했다는 이들은 29.6%로 10만 원 이상을 주고 구입한 이들도 6.3%에 달했다.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요소수 공급 부족으로 정부의 재고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웃돈을 주며 요소수를 구입하고 있다"라면서 "정부가 즉각 구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요소수, #건설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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