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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제1공단 근린공원 공사현장 인근에서 열린 대장동 비리게이트 몸통수사 촉구 및 비리재발 방지 방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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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으로서 기본 도의가 아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로 단독 입후보해 선출된 안철수 대표를 비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의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원내대표가 당대표의 발언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당 소속 대선경선 후보들이 안철수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보내는 것과 당 지도부의 기류가 대조적인 모양새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5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대표 사이의 갈등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뭐, 설전이라고 할 것도 없고 갈등이라고 할 것도 없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안철수 후보 본인 스스로도 대선 출마를 안 하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몇 달 됐다고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겠느냐?"라며 "그건 정치인으로서 기본 도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힐난했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당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라 꼬집은 셈이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2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다는 지적에 대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해놓고 번복했다는 것은) 제가 안 나왔으면 하고 너무나 간절하게 바라는 분들의 주장인 것 같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관련 기사: 안철수 "불출마 번복? 불출마 바라는 분들의 주장").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가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서 '서울시장 당선되면 대선 출마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씀드렸다"라고 강조했다. 불출마의 전제조건이었던 서울시장 당선이 성립되지 않으니, 번복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준석 "안철수, 정상적 출마 아냐... 기삿거리 없어질 테니 이벤트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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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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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를 두고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대표간 신경전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단일화를 두고 서로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거리를 두고 있다(관련 기사: '친안철수' 경고한 이준석 "부화뇌동 거간꾼 일벌백계").

지난 4일 공개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 이어, 5일 치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가 "정상적 출마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세상에 어느 후보가 출마하자마자 단일화만 갖고 관심을 끄는가"라며 "유권자 중 상당수가 안 대표의 정책에 관심을 갖지 않고, 그가 단일화를 할지 애를 먹일지만 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단일화와 관련해서 그는 "안 대표 측도 며칠 후면 기삿거리가 없어질테니 단일화 등의 정치적 이벤트를 노릴 것"이라며 "앞으로 2개월 정도 당 밖에서 '거간꾼'들이 돌아다닐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다음 단일화를 놓고 '같이 나가면 같이 죽는다'는 식으로 (말이 나올 수 있는데), 이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든 방식"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준석 대표는 그의 대선 출마선언에 대해 "어느 지점에서 감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안 대표에게는 더 이상 확장성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내가 표를 깎아먹으면 너희들도 진다'는 식으로 협박을 할 것"이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간이 안 대표를 눌러줄 것으로 본다는 뜻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도 답변했다.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지난 3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아직도 정치평론가 때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하다"라고 말한 것을 염두해두고 "어딘가에서 저를 보고 '정치 평론가'라고 말한 것 같은데, 안 대표는 정치도 못하고 평론도 못한다"라고 조롱했다. "남을 평가할 위치에 있는 것 같지 않다"라며 "안 대표 스스로 (대선) 완주를 하겠다고 밝혔으니 무운을 빌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머리 잘 써라... 만약에 김종인 오면 어떻게 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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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기념식 당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대표가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안철수 대표는 지난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일(5일)이면 당대표 권한이 대선후보로 넘어가지 않느냐?"라며 "그러니까 만약에 그런 것들을 결정한다면 그것도 다 대선후보가 가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별로 의미 있는 발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대선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이 주어지는 만큼 단일화 관련 협상이든, 당내 '거간꾼'에 대한 '일벌백계'든 이준석 대표에게 권한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5일치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는 "안 대표는 그렇게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당의 역사를 보면 대선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별로 없다"라며 "대선후보는 실질적으로 당무를 다 챙길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안 대표는 상식선에서 머리를 잘 써야 한다. 만약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라며 "저를 피하려다가 김 전 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당권을 쥐고 있던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 전 위원장은 여론조사 지지율 등에 흔들리지 않고 안철수 대표를 철저히 배제했다. 결과적으로 오세훈 시장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될 수 있도록 판을 만든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대표와의 '해묵은 원한'이 자신보다도 깊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캠프로 올 경우, 국민의힘-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훨씬 더 힘겨워지며 지난 보궐선거의 '재탕'이 될 수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