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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 서울 노원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고등학교 3학년과 교직원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지난 8월 9일 서울 노원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고등학교 3학년과 교직원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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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방역당국이 4분기부터 12~17세 소아·청소년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히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분위기다. 등교 수업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백신 접종의 적합성 및 효과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25일 예방접종위원회(위원회)를 개최해서 12~17세 소아청소년 접종을 심의했다"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12세~17세 접종에 대해 "최근 식약처 허가(화이자 백신 12세 이상)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고, WHO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에서 접종 후 효과, 안전성이 확인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12~17세 소아청소년을 접종대상자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함"이라는 심의 결과를 냈다.

접종 계획은 9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며, 18~49세가 1차접종을 마무리한 4분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다만 고3처럼 단체접종이 아닌, 성인들과 동일하게 학부모와 학생의 동의 기반으로 이뤄지는 '개별 접종'의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12~15세에도 화이자 백신 접종을 허용하는 긴급 사용 승인을 하면서, 16세 미만에도 백신 접종 가능성이 열렸다. FDA는 지난 3월 미국 12~15세 226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을 근거로 삼아 사용을 승인했다. 당시 청소년 3상에서는 백신의 예방 효과가 100%로 나오기도 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 7월에 화이자 접종 연령을 기존 16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낮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WHO의 전략 자문 그룹(SAGE)은 화이자 백신이 12세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 고위험군인 12세에서 15세 사이의 어린이는 예방 접종을 위해 다른 우선 순위 그룹과 함께 이 백신을 제공받을 수 있다"라며 홈페이지에 명시해놓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CDC는 COVID-19로부터 보호를 위해 12세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COVID-19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라고 강조한다.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이스라엘 등 역시 12세~17세 아동 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긍정론] "12~17세도 접종 이익 크다... 학교서 집단생활 한다는 점 고려해야"

그러나 12~17세 접종에 대한 이견도 존재한다. 특히 10대 코로나 환자 중에 사망자가 없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백신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크다.

다른 하나는 화이자와 같은 mRNA 백신의 경우 심근염 부작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10대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6월 미국 CDC 면역안전부 톰 시마부쿠로 박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RNA 백신 2차 접종에서 12~17세 남성은 심근염 부작용이 접종 100만 건당 66.7건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안전성이나 효과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다고 강조한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31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12세 이상에 대해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부분이 검증됐다"라며 "화이자 백신 같은 경우에는 (한국의) 식약처를 비롯해 각국의 허가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많은 국가에서 12세 이상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도 일반적인 이상반응이 대부분이고, 사망사례중에는 심근염이나 백신과의 인과 관계가 시사되는 사례가 없었다는 보고가 있었다"라며 "미국의 예방접종위원회도 12세 이상에서 (백신 접종의) 이득이 (부작용보다) 좀 더 높다고 보고 접종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김 기획반장은 "청소년 중에 면역저하자 등은 코로나 감염되었을때 위험도가 높은 접종의 필요성이 더 큰 대상군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라고 강조했다.

12~17세 확진자는 현재까지 1만 1400명이고 위중증 환자는 3명이었다. 김 기획반장은 "위중증률이 다른 20대 연령층보다는 높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학교라는 집단생활을 하는 점이나 학교 수업에 미치는 영향, 확진됐을때 청소년에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 등 사회적 편익도 고려했다"라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12~17세도 접종하는 게 맞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10대의 사망자가 나온 만큼 접종 이익이 훨씬 커진다. 한국에서도 예방효과와 입원방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당연히 접종을 해야한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특히 성인들이 접종을 하게 되면, 이제 학생들 사이에서 감염이 커지는 상황이 일어나게 된다. 실제로 시뮬레이션 예측을 해보면 9~10월은 학생들 사이에서 확진자들이 늘어난다"라며 "더불어 학교의 정상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등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중론] "한국은 청소년 사망자 없는데... 접종 필요성 설득해야"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수업 모습. (자료사진)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수업 모습.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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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는 "미국 FDA는 최근 16세 이상에 한해서만 화이자 백신을 공식 승인했다. 그 밑 연령층은 더 자료가 쌓일 때까지 기다려보는게 맞다"라며 "12~15세는 아무래도 실제 접종자 수가 적어서, 자료가 더 필요해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는 "한국에서는 (12~17세) 치명률이 0%로, 본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접종하라는 건데, 이는 근거가 약할 수밖에 없다"라며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주도하고 있고, 성인 다수가 백신을 접종하면 청소년 소아 환자가 늘게 된다"라며 "집단면역이 성인 접종만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아이들이 거의 2년 가까이 제대로 교육을 못 받는 것을 생각하면 접종이 필요하다"라며 12~17세 접종의 방향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미국과 영국은 소아·청소년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나오니 당위성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사망자도 없는데 무리하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설득을 해야 한다. 다른 나라가 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태도로는 소통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아의 경우에는 백신 접종의 안전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이 백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야 한다"라며 "백신 접종을 한 이후에 (12~17세 중)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만으로도 여론의 반향이 클 수 있다. 사전 정비, 사전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청소년 접종, #코로나19,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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