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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은 11일 오전 농협중앙회 창원시지부 강당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면서 절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은 11일 오전 농협중앙회 창원시지부 강당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면서 절을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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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영업을 계속해 2만 명 가량 진단검사를 받은 '창원 소재 마트' 관련해, 해당 사업장인 남창원농협 유통센터 백승조 조합장이 사과했다.

백 조합장은 11일 오전 농협중앙회 창원지부 강당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백 조합장은 간부들과 함께 앞에 서서 사과문을 발표했고 큰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과문 발표 이후 기자들로부터 일부 질문만 받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또 사퇴 여부에 대한 질의에 백 조합장은 "사퇴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에 있는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유통센터 1층 매장에서 지난 2일 첫 확진자가 나왔고, 현재까지 누계 55명이 발생했으며, 방문자와 가족 등 시민 2만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창원시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영업 중단을 권고했지만, 남창원농협 측은 사흘 동안 계속 영업했고, 늑장·졸속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첫 확진자가 나온 다음 날인 3일 남창원농협측은 '코로나19 관련 전 직원 필독'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외부 발설 금지'하기도 했다.

당시 남창원농협은 "매장에 종사하는 협력업체 직원 위주로 확진자와 의심사례가 몇 차례 발생했다"며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인 만큼 직원들의 개인 위생 관리를 당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창원농협은 "유통센터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외부 지인들에게 불필요한 이야기는 심가주시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입단속을 강요했다.

남창원농협 유통센터의 이번 확진자 사례는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중대본 회의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권 장관은 "얼마 전 창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 중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와중에도 사흘간 영업을 강행한 사례가 적발됐다"면서 "이는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장관은 "관할 지자체에서는 구상권 청구를 비롯해 취할 수 있는 모든 행정, 법적 조치를 즉각 시행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은 11일 오전 농협중앙회 창원시지부 강당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면서 절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백승조 남창원농협 조합장은 11일 오전 농협중앙회 창원시지부 강당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면서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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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날 백승조 조합장은 사과문을 통해 "남창원농협 유통센터를 이용하는 창원시민과 고객 여러분에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

그는 "1층 유통센터 내 코로나19 발생으로 많은 피해를 끼치게 되었습니다"며 "어떠한 사죄의 말씀으로도 고객분들의 감정을 위로할 수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시내 각 선별진료소에서 뜨거운 날씨에 며칠 동안 검사를 받기 위해 고생하셨던 수많은 시민 여러분에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밤낮없이 수고하고 계신 방역당국 관계자분들에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

백 조합장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조합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 방역당국과 협의하여 조금이나마 시민 여러분들에 죄송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고 세심히 점검하겠으며, 사태 발생 시 종사자 및 고객에 대하여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다.

백 조합장은 "사퇴까지는 생각이 없다"

백 조합장은 확진자 발생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백 조합장은 "2일 낮 12시 반에서 오후 1시경 사이에 알았다"며 "그 때 이미 일부 매장은 철수하고 직원들은 격리된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조합장은 "확진자 발생 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사례를 보고 조치를 했다"고 했다.

조합장 사퇴 여부에 대해 백 조합장은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확진자 발생 이후 영업 계속을 누가 최종 결정했느냐는 질의에, 백 조합장은 "매장에 소상공이 많다. 유통센터 구조상 단번에 문을 닫기는 힘들다. 소상공인 피해가 우려됐다"며 "첫 확진자가 나온 곳은 독립된 공간이다. 그래서 방역을 하고 계속 영업했다. 최고 책임자는 저다"고 했다.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백 조합장은 "사퇴까지는 생각이 없다"며 "이번 주말까지 방역당국과 협의해서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의논하겠다"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백 조합장은 "질문을 마치겠다. 궁금한 사항은 서면으로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발송에 대해, 박재우 유통센터 부소장은 "선제적 조치를 한다는 차원이었고, 직원들의 건강을 염려했다. 입막음은 아니다. 회사에서 공개하지 않은 정보가 불확실하게 확산되는 것을 초래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승조 조합장의 사과 기자회견은 11분 만에 끝났다.

태그:#코로나19, #남창원농협, #백승조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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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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