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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에서 고독사한 40대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의 장례식에 조문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에서 고독사한 40대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의 장례식에 조문했다.
ⓒ 정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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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에 쏟는 정성의 1/100 이라도 관심을 가지자. 정치의 본령으로 돌아가자."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에서 고독사한 40대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의 장례식에 다녀온 여영국 정의당 대표의 말이다.

여 대표는 이날 오전 강서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해당 40대 무연고자는 전날인 3일 '악취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가 발견된 곳은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7월 3일 기초생활수급자 일가족 변사사건이 발생했던 바로 그 골목의 다른 주택이었다.

여 대표는 조문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마지막 가는 길 소주라도 한 잔 올려 영혼을 달래고자 장례식장을 찾았지만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었다"라며 "놀라운 것은 그 장례식장에 모두 일곱 분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데 어느 한 분도 빈소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 대표는 "크고 작은 병마와 싸우며 힘들고 외롭게 살다가 마지막 가는 길마저 누구의 배웅도 인사도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떠나는 영혼들에게 이유 모를 미안함이 밀려왔다"면서 "아직도 먹먹하고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여 대표는 해당 사건이 알려진 전날엔 사망자의 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대표는 "악취보다도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았는지 상상을 하기 어려웠다"라며 "담당 공무원은 해당 지역은 51%가 1인 가구이고, 1인 가구의 대부분이 노인과 장애인 등이라 행정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이들이 노동 취약 계층이라는 점과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점"이라며 "이분들의 모든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잔인하다"고 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이전에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의당의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했다.

여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선 "이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내몬 것은 약간의 복지급여를 주는 것 하나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정치의 무책임"이라며 "이미 가진 수백 수천억의 자산도 부족해 탈세에 분식회계를 일삼고, 국정농단에 가담한 삼성 이재용의 가석방이 정치권의 화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여 대표의 이날 SNS 글 전문.

[전문] 여영국 "망자의 집 모습 떠올라… 대책 마련하겠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고독사한 40대의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한 달 전 일가족 3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같은 골목 3집 아래 아래였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 소주라도 한 잔 올려 영혼을 달래고자 장례식장을 찾았지만 빈소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장례식장에 모두 일곱 분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데 어느 한 분도 빈소가 마련돼 있지 않았습니다. 모두 고독사 한 분들로 연고자를 찾는 중이었습니다. 한 분은 한 달여 만에 가족을 찾았지만 가족의 시신인계 거부로 무연고자로 처리되어 곧 장례를 치른다고 합니다.

크고 작은 병마와 싸우며 힘들고 외롭게 살다가 마지막 가는 길마저 누구의 배웅도 인사도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떠나는 영혼들에게 이유 모를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아직도 먹먹하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어제 고독사로 발견된 40대의 집을 가보았습니다. 권수정 서울시의원님이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의 협조를 구해서 방문하였습니다. 악취보다도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았는지 상상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또한 고인의 삶이었기에, 그 삶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내부 사진을 첨부하진 않겠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해당 지역은 51%가 1인 가구이고, 1인 가구의 대부분이 노인과 장애인 등이라며 행정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였습니다.

설국열차의 맨 끝 객실은 집단생활이라도 하지만 이들은 말이 1인 가구이지 철저히 고립된 생활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싸니까 이곳에 많이 거주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렇게 살기까지 숱한 사연들이 있을 텐데 모든 게 개인의 문제로 방치됐다는 생각에 무력감과 함께 당대표로서 책임감이 밀려 왔습니다.

당장 이런 안타까움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 할수록 다녀온 망자의 집 모습이 떠올라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분들이 노인, 장애인 등으로 노동 취약 계층이라는 점과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점입니다. 이분들의 모든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잔인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이전에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의당의 대책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태그:#정의당, #기초생활수급자, #여영국, #이재용, #고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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