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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이스트 이아무개씨 작품
 타투이스트 이아무개씨 작품
ⓒ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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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 14일 오후 3시 45분, 세 아이의 엄마인 16년 경력의 타투이스트 이아무개(42)씨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08호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섰다. 검찰이 기소한 죄명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한마디로 부정 의료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2월 12일, 판사는 피고인 이씨를 향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판사는 이씨를 향해 "이건 중범죄다. 당신은 중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꾸짖었다. 이어 "집행유예 기간에 음주운전이든 위법행위를 하다 걸리면 구속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타투이스트 이씨는 이후 타투 작업을 그만뒀다. 수년 동안 운영했던 타투숍도 정리했다. 이씨는 6월 3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렇게 한순간에 범법자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억울하고 자괴감이 들었지만 너무 무서워 더이상 타투작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지난 6월 그는 다시 한 번 경찰조사를 받았다. 사유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2019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부정 의료행위를 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후 이씨는 지난 6월 2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저는 세아이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씨는 "이제는 징역을 가냐 마냐를 두고 하루하루 두려운 상태로 있다"면서 "엄마인 제가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데, 먹여살려야 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게 무엇이냐. 내가 구속되면 아이들은 누가 키우냐"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내가 살인을 했나? 아니면 사기를 쳤나? 정말 힘들게 공부해서 내가 사랑하는 이 일을 한 거다. 그런데 어째서 의료법 위반이냐? 너무너무 억울하다."

늦게 발견한 재능... 경찰 위장수사 후 모든 게 달라졌다 
          
타투이스트 이아무개씨가 2017년 국제대회에서 받은 상
 타투이스트 이아무개씨가 2017년 국제대회에서 받은 상
ⓒ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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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자로 살아왔던 이씨는 이십대 중반이 돼 본격적으로 타투이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다른 타투이스트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었지만, 이씨에게는 그림에 대한 숨은 재능이 있었다. 

"미술 학원도 다니고 일러스트도 배웠다. 그러다가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혼자 공부하며 익혔다. 연습이 필요해 내 다리에 스스로 타투를 새기기도 했다. 이렇게 5년을 준비한 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2017년 국제미용기능경기대회 타투 일반 부분에서 대상을 받았다. 같은해 한국미용기능경기대회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이후엔 전국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충남에 살던 타투이스트 이씨에 대한 소문은 금세 퍼졌다. 지역에서 그를 찾는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블랙앤그레이 타투 전문가로 명성이 쌓이자 스포츠 선수를 비롯해 가수, 유튜버, 의사 등이 그가 사는 곳까지 찾아와 타투를 요청했다. 실제로 그가 그린 부엉이와 고양이 타투는 유명하다. 선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9년 9월, 경찰의 위장수사와 압수수색 후 타투이스트로서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

"오전 9시였다. 커플 타투를 새긴다고 전날에 연락이 온 고객이 왔다. 문을 여는 순간 압수수색 영장을 건네면서 밀고 들어오더라. 휴대폰부터 빼앗고. 나중에 보니 누군가 국민신문고에 올렸다고 하더라. 이에 따라 수사가 이뤄진 것이고. 솔직히 그림 하나 좋아서 그랬던 건데. 이런 상황이 올 줄은 정말로 상상도 못했다."

범법자가 된 이씨는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약물을 복용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우울증은 더 심해졌고, 극단적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이씨는 "가장 잘하는 거, 하고 싶은 거, 고객들 행복하게 해주는 거 했을 뿐인데 범법자가 돼 아무것도 하지 못하니 너무 힘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라고 고백했다. 

타투이스트로서의 삶을 접은 이씨는 이후 빵집에 취직했다. 이마저도 몸에 타투가 많이 새겨졌다는 이유로 정말로 힘겹게 얻은 직장이었다. 하지만 타투를 할 수 없게 된 이씨의 불안증세는 더 심해졌다. 결국 이씨는 '몸에 그리지 못하니 손톱에라도 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동료들이 운영하는 타투숍에 연습실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게 빌미가 돼 지난 6월 이뤄진 위장수사를 통해 동료들과 함께 적발됐다. 이로 인해 이씨는 2019년 12월 선고 이후 1년 6개월 만에 다시 경찰수사를 받게 됐다. 

이씨는 <오마이뉴스>를 만나 "억울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저 진심 다해서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산 것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가중처벌에 따른 실형이 걱정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그게 제일 두렵다." 

그러면서 이씨는 "여성 타투이스트로서 살아오며 타투가 한국에서 불법인 것을 알고 이를 악용하는 고객들도 너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성추행과 성희롱 역시 빈번했다"라고 밝혔다.

"성희롱은 솔직히 너무 많아서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팔에 타투를 새길 때면 가슴에 손을 대는 경우도 허다하다. 상담 과정에서 카톡으로 무례하게 구는 경우도 너무 많다. 이를 지적하면 오히려 손님은 '신고도 하지 못하는데 왜 자꾸 문제 삼냐'고 협박을 한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이유를 막론하고 타투가 반드시 합법화 돼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타투유니온 소속인 이씨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민변 소속 변호사를 만나 검찰의 추가 기소에 대비했다.

1992년 이후 의료인이 하지 않은 타투는 모두 불법 
 
류호정 의원은 16일 타투이스트들과 함께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진행했다.
 류호정 의원은 16일 타투이스트들과 함께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진행했다.
ⓒ 류호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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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1992년 대법원이 타투를 '의료행위'로 보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의료인이 하지 않는 타투시술은 모두 불법이 됐다. 하지만 2021년 기준 타투를 불법으로 취급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국회에서 타투 합법화와 관련된 법안이 지난 17대부터 현 21대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인 의료계의 반발로 단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사 단체가 내건 주된 이유는 "비의료인의 타투시술은 국민 건강에 반하는 비의료인의 의료 행위"라는 것.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5월 25일 발표한 '타투업 법안' 찬반 여부를 물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법에 찬성하고, 20대에서는 81%가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0대에서 64%, 40대에서 60%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에서는 찬성 45%와 반대 46%로 팽팽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59%로 찬성 25%보다 높았다. 

21대 국회 들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28일 의사가 아니어도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신사법안'을 발의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3월 눈썹과 아이라인 등 화장 문신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반영구화장문신사법안'을 발의했다. 최근에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타투업 법안'을 홍준표 의원 등을 포함해 공동발의했다. 세 법안 모두 현재 국회 소관부처인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되거나 회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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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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