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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추모사업회가 2011년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었던 '6주기 추모제' 때 모습이다.
 사진은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추모사업회가 2011년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었던 "6주기 추모제" 때 모습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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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형률."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한국인 피해자 2세로, 원자폭탄으로 인한 유전적 피해자임을 밝혔던 고(故) 김형률(1970~2005)씨의 '16주기 추모제'가 열린다.

한국원폭2세환우회는 오는 29일 오후 합천 원폭자료관과 공설봉안당에서 "한국 원폭 2세 피해자 김형률 16주기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고인은 2002년 원폭 2세 환우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 국내 '원폭2세 환우'의 존재를 알리고, 이어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결성하여 한국인 원폭2세 환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그는 한국원폭2세환우회 초대회장으로 있으면서, 원폭2세 환우들에 대한 지원이 담긴 '한국 원자폭탄 피해자와 원자폭탄 2세 환우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길 간절히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05년 5월 29일, 만 34세로 생을 마쳤다.

환우회는 "그는 자신의 병이 단순히 개인의 아픔이 아닌 전쟁과 제국주의의 산물임을 역설하고 핵의 야만성을 고발하였다"며 "동시에 원폭2세 환우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주장한 반핵평화인권운동가로서 활동하였다"고 했다.

최근 김옥숙 작가는 <평화의 불꽃이 된 핵의 아이, 형률이>와 <반핵인권운동가, 영원한 청년 원폭피해자2세 김형률의 삶 김형률>이라는 2권을 출판했다.

환우회는 "이번 16주기 추모제는 관련 단체와 협력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당사자 단체가 중심이 되어 추모제를 이어가게 되었다"고 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부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이 고인이 썼던 시를 노래로 만들어 추모공연을 하고, 이후 참가자들은 합천군 공설봉안당을 방문하여 참배한다.

다음은 유족이 쓴 '추모시'다.
 
추모시

시린 새벽 공기 가르며
무사 귀환을 빌었던
주름 깊은 아버님 어머님의 아들이었던

작은 몸짓에도 원폭 2세 피해자들의 꺼져가는
마지막 불씨를 지피려
뜨거운 피 쏟으며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열정을 쏟은
당신,

그 무엇으로 바꿀 수 있으리오
당신의 영혼이 거름이 되어
지금 화려한 꽃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스스로 몸을 태워 어둠을 사르는 촛불 같이
당신의 넋은 언제나 망망대해에서
뱃길을 열어주는 등대로 우뚝 서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히는 일 많다 하지만
당신이 걸어가신
그 길은
우리들 가슴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 동생을 사랑하는 형이.
 

태그:#김형률, #원폭 2세 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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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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