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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를 받은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를 받은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 SD바이오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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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코로나19 감염을 스스로 검사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 2종을 조건부 허가했다. 휴마시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만든 항원 방식 진단 제품으로 각 회사는 3개월 이내에 임상시험 자료를 추가 제출해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는 스스로 면봉으로 코 안쪽을 긁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증폭(PCR)으로 최종 진단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정확도는 떨어진다. 확진자 5명 중 1명 정도만 정확히 찾아내는 정도이다.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가 확진용이 아니라면서 "증상이 있거나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이 PCR 검사를 하기 어려울 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보조 수단이기 때문에 '진단'이 아닌 '검사' 키트라고 부르는 것이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자가검사키트는 어떤 것인가?

선별검사소에서 실시하는 'PCR 진단'은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를 증폭시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를 찾는 방식이다. 반면 자가검사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산과 그를 둘러싼 껍데기를 만드는 N 단백질(Neclocapsid protein)의 존재 여부를 찾는 방식이다.
     
검사 방법은 간단하고 임신 테스트기와 유사한 원리다. 키트에 동봉된 멸균 면봉으로 콧속을 문질러 검체를 얻는다. 면봉을 용액에 넣고 흔든 후 검사용 디바이스에 용액을 떨어뜨려 나타나는 결과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줄이 나타나면 양성, 1줄이 나타나면 음성이다. 진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선별 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자가검사키트는 어떠한 원리로 양성과 음성을 구별하는 걸까?

자가검사키트의 작동원리
 
두 줄이 나타난 왼쪽이 양성, 한 줄이 나타난 오른쪽이 음성을 나타낸다.
▲ 자가검사키트의 검사선(T)과 대조선(C). 두 줄이 나타난 왼쪽이 양성, 한 줄이 나타난 오른쪽이 음성을 나타낸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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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검사용 디바이스에는 대조선(C)과 검사선(T)이 있다. 사용하기 전에는 무색으로 보이지만 검사선에는 코로나19의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코팅되어 있다. 대조선에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계없는 말 그대로 대조를 위한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가 코팅되어 있다. 검사선은 양성과 음성 판단, 대조선은 검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검체가 묻은 면봉을 넣는 추출 용액은 계면활성제를 포함하고 있고 바이러스와 다른 농도로 이루어져 있다. 면봉을 용액 안에 넣으면 계면활성제가 바이러스 입자의 계면장력을 낮추고 표피를 녹인다. 표면이 녹은 바이러스 내부의 단백질이 용액 안으로 용출된다. 농도 차이 또한 삼투 현상을 통해 바이러스 입자 표피를 터트려 단백질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을 거친 후, 만약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라면 추출 용액에 코로나19 항원이 존재할 것이다.

이제 코로나19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추출 용액을 디바이스의 검체 점적 부위에 세방울 떨어뜨리고 최대 30분까지 결과를 본다. 보통 15분이면 결과가 나타난다.
     
디바이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검체 점적 부위, 접합체 패드, 검사선(T), 대조선(C) 순으로 되어있다. 접합체 패드엔 검사선에 코팅된 것과 같은 코로나19 항체가 색을 내는 골드 입자와 결합되어 있다. 또한 대조선의 대조를 위한 항체도 골드 입자와 결합되어 접합체 패드에 존재한다.

검체 점적 부위에 용액을 떨어뜨리면 용액이 바로 접합체 패드를 만난다. 이때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면 코로나19 항원이 코로나19 항체를 만나 항원-항체 결합을 이룬다. 액체의 표면장력에 의한 모세관 현상을 통해 용액은 계속해서 이동해 검사선을 만난다. 항원-항체 복합체가 검사선의 코로나19 항체를 만나 달라붙게 되고, 이때 골드 입자가 보라색을 내어 검사선에 보라색 선이 나타나게 된다.

이후 용액에 섞여 같이 이동 중이던 대조를 위한 항체도 대조선을 만난다. 대조선의 항체와 결합하여 대조선에도 보라색 선이 나타나게 된다. 용액을 투입했다면 대조선은 항상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조선이 나타났다면 검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이고, 대조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두 줄이면 양성, 한 줄이면 음성'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 믿을 수 있을까?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제품은 지난해 11월 임상적 민감도 90%(54/60명), 특이도 96%(96/100명)를 인정받았다. 현재 세계 7개국에서 사용 중인 검사키트이다. 휴마시스의 제품은 지난 3월 임상적 민감도 89.4%(59/66명), 특이도 100%(160/160명)로 허가를 받아 3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민감도는 병이 있는 사람 중에서 검사가 양성으로 나타날 확률이고, 특이도는 병이 없는 사람 중에서 음성으로 나타날 확률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정확도가 높을 것이라 기대되지만 표본이 적고 15분 내로 항원을 이용해 검사하는 신속항원검사 방식인지라 검사자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방역 당국 또한 요양병원이나 시설에서 보조적으로 이용하는 수단일 뿐 최종 판단용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후 정식 허가 자가검사키트가 나오기 전 잠시 사용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자가검사키트는 처방전 없이 약국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건강보험 적용이 불가해 1만 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며 빠르면 약 1주일 전후, 혹은 5월 이후로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코로나19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 2021.04.24
-SD BIOSENSOR, Q COVID-19 Ag Home Test INSTRUCTION FOR USE, 2020.12


태그:#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신속항원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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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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