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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3월 11일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모범회원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회원들을 격려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3월 11일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모범회원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회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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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습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단호했다. 국가 보훈 정책의 잣대가 이념에 의해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훈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독립·호국·민주의 역사를 어느 한 쪽에도 치우지지 않고 국가에 대한 헌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며, 이에 존경과 예우를 표시하는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오는 26일 '서해수호의 날'을 앞두고 <오마이뉴스>는 황기철 보훈처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정부는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정부 기념일인 '서해수호의 날'로 정해 행사를 열고 있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을 기억하고 국가 안위를 다지는 행사이다.

특히 지난 2020년 12월 31일 취임한 뒤 처음으로 맞는 '서해수호의 날'은 황 처장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전 해군참모총장이자, 해군 제2함대 사령관 등을 지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들은 그가 취임할 때 '아덴만의 영웅'이 보훈처장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011년 1월 해군작전사령관 재임 당시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할 때 붙은 별칭이다.

[서해수호의 날] '아덴만의 영웅'이 맞는 첫 보훈행사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10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제2함대사령부에 방문하여 황정오 사령관(해군 소장)과 함께 ?제2연평해전 전적비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헌화참배를 하고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10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제2함대사령부에 방문하여 황정오 사령관(해군 소장)과 함께 ?제2연평해전 전적비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헌화참배를 하고있다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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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처장은 "평화로운 바다는 튼튼한 안보태세가 보장되고 있다는 것이고, 전쟁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저 역시 해군 근무(함상) 중 서해의 평화를 지키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고속정 부장, 정장, 초계함 여수함 함장, 2함대 사령관 등을 지내면서 누구보다 작전 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처장은 이어 "조국 대한민국의 서해 바다를 지키다 전사하거나 신체적·정신적 상이를 입은 장병들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보답하고 그 정신을 기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국가보훈처는 서해수호 55용사 유족을 시작으로 전몰·순직군경 등 유족 총 22만 2천명에게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를 달아주고 있다. 황 처장은 지난 10일 하루 동안에만도 3명의 서해수호 용사의 집을 방문했다. 제2연평해전의 영웅인 고 윤영하 소령의 흉상이 있는 인천 연수구의 송도고등학교에서 추모 행사에 참석해 명패를 전달했고, 충남 부여에 있는 천안함 전사자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윤청자) 자택, 인천 부평에 있는 천안함 피격 생존자인 신은총 예비역 하사의 집을 찾았다.
 

[천암함 홀대론?]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소통하겠다"

황 처장은 "지난 9일 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 참전 장병들과 첫 간담회를 가졌고, 가급적 많은 참전 장병과 유가족들께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예산이나 법률 등 현실적인 제한도 있지만, 격이 없이 소통한다면 점진적으로 더 나은 예우를 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서해수호의 날이 가까워지면 보수 언론들은 앞 다퉈 참전 장병들에 대한 '홀대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황 처장은 "보훈처는 국가수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장병들에 대해 다각적인 지원과 예우로 국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2019년 3월에는 6명이던 천안함 생존 장병의 국가유공자 등록이 12명이 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에 있으며, 또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겪고 있어 임상전문가의 심리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보훈처는 서해수호와 관련된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보훈대상자에 대한 취업지원을 해왔고, 2월 말 현재 33명이 취업한 상태이다. 또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단기·의무복무자에 대해서도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최근 천안함 피격 생존자인 신은총 예비역 하사가 SNS에 올려 화제가 됐던 감사의 글도 이런 정책 기조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게 황 처장의 설명이다. 그가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를 달면서 만났던 신 예비역 하사는 "11년 만에 우리 이야기 들어주는 분이 나타났다" "아버지 같은 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감동한 사연을 올렸다.

황 처장은 "신은총 하사가 이야기 한 것처럼, 서해수호 참전 장병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면서 살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11년 만에 우리 이야기 들어주는 분이 나타났다" http://omn.kr/1sf7g
 
지난 3월 10일 오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서해수호의 날 계기 인천시 부평구에 계시는 천안함 국가유공자 신은총 하사 자택을 방문하여 위문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오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서해수호의 날 계기 인천시 부평구에 계시는 천안함 국가유공자 신은총 하사 자택을 방문하여 위문을 하고 있다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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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국가를 위한 헌신'에 좌우는 없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그 원인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에 현격한 시각차가 존재했다. 양쪽 진영은 치열하게 갑론을박했지만, 국가안위를 위해 싸웠던 희생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했고, 58명이 구조됐다. 그동안 생존한 장병들은 육체적 고통에 이어 '패잔병'이라는 멍에를 쓴 채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황 처장은 "천안함 피격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 분명한데 이를 바라보는 분들의 시각에 따라 달리 해석하는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천안함 46용사를 비롯한 생존 참전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 애국을 실천했다는데 대해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보훈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고 오로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기억과 계승, 존경과 예우만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보훈은 과거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이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에서 애국심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국민은 물론 우리의 미래 세대인 청년 학생들이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여 '애국심'을 고양시키는 선양활동과 교육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애국심으로 하나가 될 때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고, 어떠한 위가가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더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보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관련기사] "서해수호 용사들, 잊지 않고 기억할게요" http://omn.kr/1sk9m

[보훈 외교] K-마스크 지원, 블링컨 국무부장관도 '한미동맹의 상징' 극찬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깊은 터널 속에 갇혀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K-방역에 이어 'K-보훈'으로 명성을 얻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추진한 유엔 참전용사에 대한 마스크 지원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빛난 '보훈 외교'의 성과였다. 지난주에 열린 한·미 2+2 회담 때 블링컨 국무부장관도 미국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마스크 지원에 대해 '한미동맹의 상징'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황 처장은 "블링컨 국무부장관께서 감사의 말씀을 주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의 보훈 외교에 대해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요즘 6·25전쟁 22개 참전국 대사들을 직접 방문해 은혜에 '보답' 이라는 < Korea reciprocate >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함께 피 흘리며 싸웠던 '혈맹'이라는 가치 동맹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훈외교가 우리의 대표적인 공공외교의 한 축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층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지난해 11월 유엔참전국 대표회의에 이은 세부 실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말 참전국 보훈부장관 초청 '국제평화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오는 2023년 정전 70주년 공동 사업도 논의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가유공자의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의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황 처장은 "보훈의료 환경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보훈병원의 경우 국가유공자 주요 질환을 중심으로 전문 진료센터를 특성화하고, 우수 의료진 확대와 최첨단 의료기술 도입 등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처장은 "올해 광주·부산보훈병원 재활센터와 광주 요양병원을 완공해서 의료·요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면서 "고령 국가유공자 분들이 집에서 보다 가까운 곳에서 의료비 부담 없이 편하게 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위탁병원 역시 현재 420곳에서 올해 100곳, 내년 120곳을 추가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3월 4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3월 4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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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창설 60주년] "미래 보훈 정책 마련하겠다"

올해는 국가보훈처 창설 60주년을 맞는 해이다. 향후 보훈의 방향을 설정하고 진일보한 좌표를 찍을 수 있는 해이기에 황 처장이 짊어질 임무도 막중할 수밖에 없다. 황 처장은 "보훈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보훈이 지금까지의 보상과 예우에서 더 나아가 국가유공자 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국가가 먼저 나서서 파악하고 해소시켜 드릴 수 있도록 좀 더 가깝고 그 폭 또한 더 넓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대해 보상·선양하고 예우하는 수준의 보훈 개념을 좀 더 친근하고 따뜻한 개념으로 확장시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면서 "과거를 답습하기보다 시대와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정책들을 개발해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보훈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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