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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은 3월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 건물에 항의의 뜻의 계란을 투척하기도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은 3월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 건물에 항의의 뜻의 계란을 투척하기도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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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분노유발공사'라면 해체가 답이다."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김성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관련해 낸 성명 제목이다.

광명·시흥을 비롯한 신도시 개발구역에 LH 직원들이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LH 직원들이 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대화방에서 항의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그러자 전농 부경연맹이 또 다시 LH 비판에 나선 것.

앞서 이들은 지난 8일 경남 진주에 있는 LH 본사 앞에서 '농지 투기 규탄 행동'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농민들은 표지판에 '한국농지투기공사'라는 펼침막을 씌웠고, 건물에 계란을 투척하기도 했다.

같은 날 LH 용산특별본부 앞에서는 공공주택지구사업이 추진되는 서울 동자동 쪽방촌 일대의 소유자들이 개발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LH 직원이 쓴 걸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사람은 LH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눈 단체대화방 내용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한 대화 참가자는 "저희 본부는 동자동 재개발 반대시위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들림, 개꿀"이라고 했다. LH 용산특별본부가 있는 건물 28층에는 '공공주도 3080+ 통합지원센터' 관련 업무를 보는 부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직장 내부고발 창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회사 이메일 인증을 거쳐야만 사용가능하다. 게시물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때는 회사 이름 이외에 개인정보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에 조롱 글이 담긴 단체대화방 사진을 올린 사람이 LH 직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롱 글의 사실 여부에 대해 LH 관계자는 "공사에서는 공식 입장이 없다. 애매하다. 직원인지 아닌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수사 필요성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쪼록 직원들이 기본 인성을 갖추도록..."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8일 '항의 행동'을 벌였던 전농 부경연맹은 10일 낸 성명을 통해 "'국민분노유발공사'라면 해체가 답이다"고 규탄했다.

전농 부경연맹은 "'개꿀' 외에도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라'는 등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갖가지 소식과 국민 분노를 유발하는 말들을 통해 LH 직원들이 얼마나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비리 불감증에 빠져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LH는 땅 투기 사건이 터지자마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직 내부를 대대적으로 강력하게 혁신해 공직 기강을 확립'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조직 내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농 부경연맹은 "LH는 이번 조롱 건에 대해 선 긋기를 하면서 얼렁뚱땅 넘기지 말고 또다시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고개 숙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직원들의 땅 투기를 솜방망이 처벌로 넘겼던 과거가 있었기에 천인공노할 일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직장 문화가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계속 심기를 건드리며 국민 분노를 유발하는 '국민분노유발공사'라면 해체가 답이다"며 "아무쪼록 직원들이 기본 인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거듭나기를 우리는 충고한다"고 했다.

전농 부경연맹은 "LH 직원들은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면서 거기서 얻은 수많은 정보마저 부끄럼 없이 활용해왔다"며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통째로 맡은 모양새처럼 직원들이 '개꿀' 직장으로 여기는 LH에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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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의혹, #전농 부경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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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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