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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공식 발표된 이후 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12월 1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공식 발표된 이후 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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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해고야(You're fire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4년 출연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참가자들에게 탈락을 통보할 때 즐겨 쓰면서 이 말은 그를 상징하는 유행어가 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확보하며 과반인 270명을 여유있게 넘겼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직접선거가 아니라 각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이 대선 투표 결과에 따라 승리한 후보에게 몰표를 줘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를 채택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대선의 선거인단 투표는 승패를 재확인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례 없는 대선 불복 탓에 중대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

일부 선거인단이 그 주의 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패배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이른바 '신의 없는 선거인'(Faithless Elector)이 가끔 나온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완패했다.

선거인단 투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해고 통보' 

연방 의회는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차기 대통령 당선인을 최종 공표한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선거 결과를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이를 잘 아는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1월 기자회견에서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하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럴 것(Certainly I will)"이라고 공언했었다.

대선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주요 경합주에서의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연방 대법원에서 연거푸 기각당했다. 지난 4년간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3명이나 임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우위의 구도로 만든 대법원도 대선 불복 소송에 대해 "증거의 실체가 없다" "헌법과 상식에 어긋난다"라고 힐난했을 정도다.

공화당 측의 선거 전문 변호사 벤 긴즈버그는 CNN에 "대법원의 기각과 선거인단 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해고 통보"라며 "더 이상 대선 불복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나오자 승리 연설을 통해 "이제는 통합과 치유로 페이지를 넘길 시간이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어떤 것도 민주주의 불꽃을 꺼뜨릴 수 없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대법원도 보수언론도 등 돌린 트럼프
 
대선 불복을 이어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갈무리.
 대선 불복을 이어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갈무리.
ⓒ 폭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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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불복 기조를 이어갔다. 그는 대법원의 기각으로 법적 이의 제기가 끝났냐는 질문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소송을 기각한 대법원을 향해 "용기 있는 판사가 없다"라며 "나는 그들에게 매우 실망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은 근소한 차이의 승부가 아니었다"라며 "내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에서 큰 차이로 바이든을 이겼다"라고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계속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도 "선거인단 투표는 바이든 당선자가 공식적인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는 다음 과정"이라며 "현직과 차기 대통령 간의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더욱 가까워졌다"라고 전했다.

태그:#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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