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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17년 6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남편 이일병 교수와 자리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17년 6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남편 이일병 교수와 자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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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남편의 요트구입 해외여행을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오전 요트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뉴욕 주에서 요트를 사서 미국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이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기인만큼, 외교부는 3월부터 한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리고 해외여행의 취소와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 경보 2단계(여행자제)와 3단계(철수권고)의 중간 수준의 조치다. 그런데 정작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단순 여행'을 하기 위해 외교부의 권고를 무시한 셈이 됐다.

여야 모두 이 교수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비판하는 가운데 강 장관은 4일 외교부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들과 만나선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전에 여행을 가지 않도록 설득을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쟁점 ①] 조국과 추미애에 이은 '강로남불'?

강 장관의 사과에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야당과 보수언론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강 장관을 향해 맹공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교수의 요트 여행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자녀의혹과 연결 짓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조국 장관 사퇴 생길 때는 조로남불, 추미애 장관 사퇴생길 때는 추로남불, 이러다가 강로남불까지 생길 판인데 그렇게 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안의 핵심은 이중잣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결국 특권과 반칙의 문제가 여기서 대두될 수밖에 없다"라며 강 장관이 이번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은 5일 <서 일병과 이일병 사태의 공통점>이라는 글을 통해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과 이번 사건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문 정권' 농담처럼 노블레스와 거꾸로 가는 시대정신도 찾기 어렵다"라며 "국민에게는 여행하지 말라면서 외교부 장관 남편은 여행해도 괜찮은 나라, 정치인 아들이 정치인 아들이라는 이유로 유명해지는 나라다"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강경화 장관 남편의 해외여행'은 조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의 '자녀 의혹'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후자의 두 사안은 권력을 이용해 자녀의 진학 또는 군대 내 휴가에 있어서 특혜를 줬느냐가 쟁점이 됐고, 그래서 '의혹'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 교수의 해외여행에 강 장관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문제일수는 있을지언정 '특권'과 '반칙'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개인의 일탈일뿐, 불법이나 탈법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강 장관의 거취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쟁점 ②] 사생활 vs. 공직자 가족의 책무 있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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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독립적 개체'인 이일병 교수의 행동을 비난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교수에 대해 "멋진 인생"이라거나 "응원한다"는 말이 담긴 글이 공유되고 있다. 장관의 배우자가 아니라, 이 교수 개인으로서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 역시 '사생활일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지난 5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 개인의 사생활인데 굳이 이런것까지 따져야 하나?"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강경화 장관의 남편의 경우 방역 관점에서 문제가 될 만한 일이냐?"라고 밝혀, 함께 출연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서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나쁜짓을 한다면 부담이겠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하는 것"이라며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라며 예상되는 비난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교수의 행동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며 '사생활론'을 반박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국민들이 스스로 해외여행도 취소하면서 방역을 위해 사생활에 대한 제재를 감수하는 상황에서, '국제 방역협력 주무부처' 장관의 배우자가 정부 권고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은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와도 직결된다는 것이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고위 공직자의 남편이고, 무엇보다 외교부 장관이라는 위치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라며 "남편 이일병 교수는 고위 공직에 있는 부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본다, 자신의 행동에 의해 배우자가 밖에서 어떤 타격을 입을지에 대해 헤아리고 행동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 역시 지난 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 이일병 교수에 대해 "이분은 배우자의 공직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자기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인 것 같다"라며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서 조금은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공직자 가족의 일탈이나 범죄가 곧 공직자 본인의 명예 실추나 거취 문제로 직결되는 분위기이다보니, 이 교수의 행동이 강 장관이나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안겼다는 지적이다.

고위공직자의 배우자는 사실상 공인에 준하는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기도 하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013년에는 복지부장관 후보로, 2019년에는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 청문회를 거쳤는데 두 차례 모두 배우자의 행적이 쟁점이 됐다. 2013년에는 아내가 운영하는 소아과의 항생제와 주사제 사용 빈도가 높아서, 2019년에는 부인의 부동산 투자로 인한 시세차익 문제로 비판을 받았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또한 지난 7월 청문회 당시 아내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마르쉐'가 박원순 시장 시절 보조금을 받은 것이 특혜가 아니냐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쟁점 ③] 코로나 방역보다 우선하는 개인의 자유?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관계자가 입국한 한 외국인을 안내하고 있다.
 9월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관계자가 입국한 한 외국인을 안내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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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교수의 '요트 여행 논란'을 계기로, 국가가 코로나19를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윤평중 한신대 정치철학과 교수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교수의 해외여행은) 코로나 방역과 개인적 자유의 상관관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불가피하게 한다"라며 "코로나 봉쇄가 부른 경제난에 고통받는 서민들에겐 위화감을 줄 수도 있지만 그의 이런 취미생활은 분명히 개인적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방역을 명분으로 공동체를 일방적으로 앞세우면서 개인자유를 너무 경시하는 건 아닐까"라며 "경찰차벽이 점령한 개천절 광화문의 초현실적 풍경은 권력의 폭주를 증명함과 동시에, 국가 앞에 작아지는 한국인의 마음의 습관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진중권 전 교수는 6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선 "이일병씨를 옹호할 생각이 없다"라면서도 "코로나를 빌미로 개인의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는 정권의 태도나, 코로나를 빌미로 개인의 사생활에 시비를 거는 태도나..."라며 코로나19 국면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일반 국민들한테 너무나도 강한 기준을 설정해놓고 그것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방역수칙의 완화를 이야기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 교수 관련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한다'라는 (이 교수의) 말에 찬성한다"며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이미 장기전으로 돌입한 이상, 지속가능한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 절실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교수의 경우 이동 자체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권 제한'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그가 '고위 공직자'의 남편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했다는 점이 주요한 비판 요소가 됐을 뿐, 여행 자체가 비난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한 '차벽 설치'등으로 빚어진' 기본권 제한' 논란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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