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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적정한 기후환경에서만 살 수 있다. 기후조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변하면 지금의 기후조건에서 번창한 모든 생명체는 멸종을 피할 수 없다. 기후변화를 모르면 그 변화를 조절할 힘(기술)도 가질 수 없다. 제대로 모르는 자연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데서 비극이 싹튼다.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에 우리는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을까? 그럴 시간이 남아있기나 한 것일까? 기후변화가 브레이크 없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기후재난을 겪게 될까? '김해동의 투모로우'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본다.[편집자말]
 
 녹는 빙하에 서있는 북극곰. 기후변화 해결이 왜 시급한지 보여준다
 녹는 빙하에 서있는 북극곰. 기후변화 해결이 왜 시급한지 보여준다
ⓒ E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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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정서를 잇는 '2015 파리 신 기후체제'(파리협정)는 내년(2021년)부터 기후변화협약 참가 195개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게 된다. 신 기후체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금세기말까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2℃ 시나리오), 1.5℃까지 제한(1.5℃ 시나리오)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온실가스 방출량을 감축하고자 한다.

2℃ 또는 1.5℃라는 수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추가로 온실가스 방출량을 더욱 줄여야 기후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수치 모델에서 나왔다. 여기서 '온실가스 방출량을 더욱 줄여야'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산업화 이래 대기로 배출하는 총 탄소량을 2900Gt_CO2로 묶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Gt_CO2 = 모든 온실효과 기체의 총량을 온실효과를 감안해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질량)

그런데 2011년에 이미 1900Gt(1G=109)를 방출했고 이후로도 매년 45Gt_CO2 내외의 온실가스를 방출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2900Gt_CO2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흔히 듣는 '기후변화 비상행동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호소는 이런 계산에서 나왔다.

지구온난화 이해하는 열쇳말, '되먹임'

지구시스템이 열적으로 안정한 상태에 있을 때는 다양한 '되먹임' 작용으로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일방적으로 상승하든가 하강하지 않고 적당한 온도에서 균형을 이루게 된다(기후의 안정화). 되먹임이란, 온실 기체가 증가하여 기온을 상승시키면 지구의 기온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들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쳐서 기온을 더욱 높이든가(양의 되먹임) 낮추는 작용(음의 되먹임)을 말한다.

음과 양의 되먹임 작용 결과 최종적으로 양의 되먹임이 되면 기후시스템은 불안정 상태로 전환된다. 이 경우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방출을 멈추더라도 기후변화(지구온난화)의 진행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그동안 되먹임 작용을 잘 몰랐고 새로운 양의 되먹임까지 드러나면서 이미 기후시스템은 열적 안정 상태를 벗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 지금까지 알려진 되먹임 작용을 알아보자.

- 열복사 되먹임

모든 물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복사에너지 형태로 방출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복사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온도를 낮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성질에 따라서 온실기체 증가로 지표면·대기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지구는 더 많은 복사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해 온도를 더 많이 낮추려 한다. 모든 물체는 자연이 가진 복사에너지 방출의 기본 성질에 따라서 음의 되먹임이 작용한다.

- 수증기 되먹임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하면 대기에 최대로 존재할 수 있는 수증기량이 증가한다. 수증기도 온실 기체이므로 수증기량이 증가하면 지구온난화 효과가 커지고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는 더욱 상승한다. 이렇게 양의 되먹임이 작용하는데 이것을 수증기 되먹임이라고 한다.

- 얼음·알베도(반사율) 되먹임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 상태에서는 지표면의 설빙이 녹아서 설빙 면적이 감소한다. 그러면 지표면 알베도(albedo, 태양 빛에 대한 천체 표면의 반사율)가 감소한다. 그러면 지표면에 흡수되는 태양 복사에너지가 증가해 지표면 온도가 더욱 상승한다. 그러면 지표면의 설빙이 더욱 많이 녹게 된다. 이런 과정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간다. 이런 양의 되먹임을 얼음·알베도 되먹임이라고 부른다.

- 구름 되먹임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 상태에서는 수증기 되먹임 작용으로 대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한다. 그러면 구름의 양이 증가한다. 구름의 양이 증가하면 지표가 방출하는 장파 복사에너지를 구름이 더 많이 흡수해 지표로 재방출하게 되어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다(양의 되먹임). 그런데 구름의 양이 증가하면 지구로 입사하는 태양 복사에너지에 대한 알베도(반사율)가 증가한다. 그러면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 복사에너지가 감소해 지표면 온도가 낮아진다(음의 되먹임).

인간 활동으로 생긴 온실 기체가 대기 중에 증가했을 경우 구름의 종합적인 복사 효과는 어떻게 될까? 어떤 구름이 어떻게 변할지가 중요하다. 권운과 같은 상층의 구름이 증가하면 장파 복사에 의해 양의 되먹임이 작용하고, 층운과 같은 하층 구름이 증가하면 알베도에 음의 되먹임이 작용하게 된다. 이 두 가지 되먹임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영향을 끼칠지는 불명확하다.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한 열대우림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기체 증가가 유발할 자연의 되먹임 작용에 더해 삼림과 해양 식물 플랑크톤의 광합성 감소와 동토의 지하에 대규모로 매장되어 있는 메탄 가스의 방출도 지구의 열적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영국 리즈대학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열대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1990년에 연간 460억t이던 것이 2010년에는 250억t으로 대폭 감소했다. 불과 30년 동안에 감소한 210억t은 영국과 독일, 프랑스, 캐나다에서 화석연료 사용으로 10년간 방출하는 탄소 배출량에 상당하는 양이다. 2030년경에는 열대우림이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해버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 기후체제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탄소 감축 목표보다 열대우림의 탄소 흡수량 감소가 더 많은 지경이다.

열대우림은 기온이 32.2℃를 넘어서면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멈춘다고 한다. 지구의 허파라 불려온 아마존 열대우림은 올해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했으며 탄소 흡수원으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시베리아와 같은 고위도 동토 지역에서는 기온이 상승하고 잦은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동토가 빠르게 녹아 메탄 얼음(methane hydrate)에서 메탄이 대기로 대량 방출되고 있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아 산성비를 만들고 그 빗물이 해양을 산성화해 식물 플랑크톤의 개체 수를 줄여 해양의 이산화탄소 제거량도 줄어들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해수의 이산화탄소 용존량 감소 효과도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를 더욱 압박한다.

기후 변화를 멈출 기회

지구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는 대단히 복잡해 그들 요소 간의 상승 작용(되먹임)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후시스템의 안정성을 제대로 판정하는 일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문제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온실기체 증가에 따라 기온이 상승할수록 기온 상승을 더욱 조장하는 양의 되먹임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뿐이다. 즉, 대기 중 온실기체가 증가할수록 기후 변화를 멈출 기회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기후시스템이 안정화 단계를 넘어섰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저 과학자들의 다양한 추정이 난무할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온실 기체 방출을 멈출 온갖 방안을 시급하게 세워야 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온실 기체 감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무다.

덧붙이는 글 | 김해동 기자는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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