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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으로 풀려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으로 구속되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2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판부 직권보석 결정으로 석방되고 있다.
▲ 보석으로 풀려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으로 구속되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7월 22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판부 직권보석 결정으로 석방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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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사법농단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원개혁 방안 논의를 드디어 시작했다. 하지만 '사법행정권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첫 주제부터 다루기가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이 지난 7월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의 심사에 들어갔다. 판사 시절 양승태 대법원이 판사들의 뒷조사를 하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사실을 고발한 이탄희 의원은 발의 당시 "사법농단의 본질은 형사재판이 아니라 헌법 위반"이라며 "이런 불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양한 국민이 참여하는 개방형 사법행정위원회 설치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사법행정은 판사들의 '출세 코스'로 꼽혀온 법원행정처가 주관한다. 사법농단 후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설치했지만 이름처럼 자문기구에 불과하다. 20대 국회도 검찰개혁의 동력을 끌어올리느라 법원개혁은 제대로 다루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이후 민주당은 이탄희 의원 등을 법원개혁 추진을 위한 인재로 영입했다. 

이 의원은 현재의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사법행정을 도맡는 개방형 기구를 제안했다. 그가 구상하는 사법행정위원회는 3분의 1은 법관, 3분의 1은 변호사, 나머지는 행정전문가로 꾸려지는데, 해당 위원들은 국회가 참여하는 위원 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다. 재판을 받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가 사법행정에 참여해 법원 운영과 재판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의원처럼 판사출신인 같은 당 최기상(서울 금천)·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담아 사법행정의 문을 여는 법원조직법을 내놨지만 아직 법사위로 넘어오지 않았다. 
 
 법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법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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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 앞서 법원행정처는 법사위에 '이탄희 의원안은 권력분립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최기상 의원은 "사법행정위원회는 대법원에 소속됐고, 위원도 대법원장이 임명하고, 위원 추천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회 추천이 4명, 법관이 3명, 법무부 장관과 대한변협이 1명씩 추천한다"며 "어떤 부분에서 권력 분립 원칙 위반이냐"고 짚었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이전부터 8.15 광화문 집회 결정에 이르기까지 법원에 관한 국민 우려의 핵심은 사법의 책임에 있다"며 "국민은 사법의 책임은 묻는데 법원은 사법의 독립으로 답해서 걱정"이라고도 했다. 또 "헌법이 사법의 독립을 보장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라서 그렇지, 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아니다"라며 "저는 이 시기에 사법의 책임이 사법의 독립보다 절대 소홀히 다뤄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은 사법의 책임을 묻는데..." – "역사적으로 사법의 독립 더 강조"

또 다른 판사 출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탄희 의원안을 두고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12명 중 8명이 외부위원인데, 이건 사법부 고유의 행정에 대한 적절한 견제를 넘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헌법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명시했는데, 사법권은 재판하는 권한뿐 아니라 사법행정도 포섭한다"며 "사법인사권을 비법관이 행사하고, 사법행정위원 추천위를 국회에 두는 것은 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편향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성향 내지 (이곳에는) 특정 연구회 소속이 상당수 있는데, 개정안에 따르면 여기서 추천위원을 3명 추천한다"며 이탄희 의원 등 사법농단 당시 양승태 대법원을 비판한 판사들의 연구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공격했다. 또 "(추천위원, 사법행정위원 중) 외부위원도 참여연대나 민변 등 특정성향으로 채워질까 우려스럽다"며 "지난 3월 박주민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할 때 같이 참여한 단체가 참여연대와 민변인데, 이런 면에서도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측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측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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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역시 반대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사법행정의 권한을 현재 대법원장으로부터 사법행정위원회로 넘긴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위원 구성"이라며 "그 문제를 국회에서 주관하는 것은 대법원 안에 위원회를 두는 것과 비교할 때 3권 분립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또 "이 문제에 관해서 유럽 사례가 많이 거론되는데 유럽은 원래 2권 분립이라 사법이 행정부에 속한다"며 "그런 유럽식 사법평의회는 우리가 지향하는 3권 분립과 역사적 토대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조 처장은 "제가 법사위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법의 독립을 말하는 것 못지 않게 사법부 구성원은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사법부 내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역사적 경험에서 볼 때 사법의 독립과 책임을 똑같은 선상에서 놓고 볼 수 있느냐, 그런 면에서 사법의 독립이 더 많이 강조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거듭 '사법의 독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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