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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코로나19 감염 확대 상황에서도 서울에 있는 기독교 사학인 A고교가 매주 50명 이상의 교원들이 한 교무실에 모여 회의를 열면서 찬송가와 기도 등 예배성 행사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50명 이상 집합 금지'와 '대면 예배 금지'를 규정한 방역지침의 취지를 벗어난 행위란 지적이 나온다.

교무실 모인 교원 70명, 찬송가→성경봉독→기도→회의 
 
서울 기독교 사학인 A고 건물 그림.
 서울 기독교 사학인 A고 건물 그림.
ⓒ A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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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A고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지난 1일 오전 7시 30분 이 학교 본관 2층 교무실에 70여 명의 교원들이 모여 전체 교무회의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엔 3학년 교무실이 따로 있는데 회의를 위해 한곳에 모인 것이다.

20여 분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예배성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교원들이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찬송가를 일제히 부르고 성경을 봉독한 뒤, 기도를 한 것이다. 그런 뒤에 일반 학교운영에 대한 안내와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이 회의엔 교장과 교감도 참석했다.

이 학교는 서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올해 매주 화요일 아침 전체 교무회의를 한곳에서 열면서 예배 형식의 행사시간을 줄곧 가져왔다고 한다. 이 학교에는 모두 85명의 교원이 있다.

이 학교의 이 같은 행사에 참석한 바 있는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찬송가를 부를 때 비말이 날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일부 교원들은 당연히 불안해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문화에 익숙해지다보니 무감각해졌는데 최근 수도권 집합 금지와 예배 금지 조치를 보면서 '문제가 되는 행동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학교의 공식 해명을 듣기 위해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이 학교 교감과 교장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 해명 "교무실 5개 크기이고 개인 파티션 했다"

대신, 이 학교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문자를 보내와 "지난 1일 회의는 방역 수칙 2.5단계를 강조하기 위해 15분간 실시했다"면서 "교직원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교무실 크기 또한 교실 5개 크기이며 교사 개인별 파티션이 모두 설치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찬송가와 성경봉독, 기도를 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기도는 한다. 찬송가를 불렀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 "예배로 보도를 하게 되면 큰일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교무실 크기는 교실 3개 크기이며, 교무회의에 참석하려고 다른 교무실에 있던 분들이 와서 뒤로 앉게 된다. 2미터 거리 확보가 당연히 안 된다"라면서 "1일 회의에서도 다른 때처럼 찬송가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기자가 취재에 들어간 다음날인 4일 오전 교직원들에게 '다음 주부터 수업에 지장이 없을 경우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NO) 마스크' 교장 논란, 교육지원청 사안조사 착수

한편, 50여 명이 참석하는 전체 교직원회의를 소집한 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연설한 경기 광명 K초등학교 '노(NO) 마스크' 교장에 대해 경기 광명교육지원청이 3일 긴급 사안조사에 들어갔다.

광명교육지원청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엄중한 상황으로 판단해 3일 해당 초등학교로 교육지원청 조사단이 직접 방문해 사안조사를 벌였으며, 조사는 4~5일간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2일자 기사 <황당 'NO마스크 교장', 50여 명 회의 강행... "마스크 벗으라" 지시>(http://omn.kr/1os8m)에서 "지난 1일 오후 경기 광명 K초 교장이 교직원 50여 명이 참석한 교무회의를 소집했다"면서 "이 회의에서 해당 교장은 참석자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물론, 신규교사에게도 '마스크를 벗고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태그:#학교 예배성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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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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