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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현 대한 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회장,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김지성 전임의 비상대책위 위원장.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현 대한 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회장,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김지성 전임의 비상대책위 위원장.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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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하면, 학생들은 내게 꼰대라고 할 거다. 그런데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뭐냐.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의사가 되려는 태도다. 의사로서의 철학, 자질 같은 거. 지금 젊은 의사들의 파업은 어떤가. 물론 타당한 이유도 있어 보인다. 그런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모른척하지 않는 건 의사의 기본적인 의무다. 이걸 지키지 않으려면 의사하지 말아야지."

이철갑 조선대 의대교수(직업환경의학과)의 말이 빨라졌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교수는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결의한 학생들의 선택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했다.

1일 전공의를 비롯해 전임의와 의과대학생은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를 조직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추진하는 ▲ 의대 정원 확대 ▲ 공공의대 설립 ▲ 첩약 급여화 ▲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명시할 때까지 집단휴진·동맹휴학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회가 같은 날 의료계와 대화하며 중재 역할에 나섰다. 정부는 국회와 의료계의 논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8년부터 조선대 의대에서 조교수로 학생들과 함께한 이철갑 교수는 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주장에 일부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학업을 중단하고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의 선택은 "지지하기 어렵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이철갑 교수는 조선대 의과대 교수평의회가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에 반대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집단 휴진과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을 때 반박했다. 그는 "선배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올바른 태도는 젊은 의사들의 업무 복귀를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재차 '의사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졌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의사는 의료 지식, 기술보다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이 교수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국에 환자 곁을 떠나 집단휴진하는 의사를 어떻게 봐야 할까"라면서 "생명을 다루는 건 의사의 가장 중요한 의무다, 어떤 상황에서도 진료거부는 올바르지 않다"라고 못 박았다.

지역 의료 현실을 두고 그는 "문제는 의사가 부족하고 병원이 없다는 게 아니다, 광주에 병원이 없지 않다"라면서도 "다만 공공적인 성격을 띠는 병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병상과 의사가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차 "내 학생들을 포함해 젊은 의사들이 지적하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도 귀기울일 부분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복잡한 이 시국에 환자를 내팽개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건 의사 직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이철갑 교수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 포기하는 순간 더는 의사가 아니다"
 
이철갑 교수 이철갑 교수는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결의한 학생들의 선택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했다.
▲ 이철갑 교수 이철갑 교수는 국가고시를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결의한 학생들의 선택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했다.
ⓒ 이철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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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젊은 의사들은 비대위를 조직하며 집단 휴진을 강행한다는 뜻을 밝혔다.
"들었다. 누구든 정부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고 논의해보자는 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문제가 2주 이상 의료현장을 비우고 환자 곁을 떠나면서까지 주장해야 할 일이냐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설사 의료계 주장이 100% 맞다고 해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더구나 코로나19 상황이다."

-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하기 전 교수님을 찾아와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나.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뭐랄까... 젊은 학생, 의사들이 말하는 정의는 기회의 평등에 많이 기울어져 있다. 내가 열심히 해서 성취했다고 하면, 토를 달 수 없는 거다. 지금 우리 학생들은 정부의 의료정책이 자신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더라. 단순 의료정책을 둔 찬반뿐만이 아니라 정부를 향한 불신도 있는 거 같고.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이 친구들이 이 문제를 정치적인 싸움으로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학생들의 생각은 어떤가.
"이 말을 하면, 꼰대가 또 떠든다고 할 텐데... 꼰대라고 해도 말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겠다. 개인적으로 의대 면접시험에서 학생에게 꼭 물어보는 게 있다. 좋은 의사가 먼저냐 실력있는 의사가 먼저냐는 거다. 대부분의 학생은 실력있는 의사가 먼저라고 답한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의사가 되려면 실력이 중요하다는 거다.

이 말은 공부를 잘하고 성적이 좋은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공부 못하고 추천받아서 가는 게 공공의대 아니냐고 생각하는 거 같다.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의사가 환자를 돈으로 보고 상품으로 보면 안 되는 거잖나. 지식, 기술은 공부하면 실력이 늘어난다. 부족한 건 메꿀 수 있다. 그런데 의사윤리, 고통에 놓인 환자를 대하는 공감능력이 없으면 그건 의사가 아닌 거다."

- 그래서 의사들의 집단휴진과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을 지지할 수 없다고 한 건가.
"맞다. 나는 젊은 의사들은 업무에 복귀하고 의대생들은 학사 일정에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 의사와 교수라면, 학생들의 시위를 잘한다고 부추길 게 아니라 학교로 돌아오라고 환자 곁에 있으라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 현재 조선대 의대 상황은 어떤가.
"우리 학생들도 다 휴학했다. 조대 의대는 120명씩 6개 학년이 있다. 720여 명인데, 이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휴학계를 냈다. 가장 걱정되는 건 국가고시를 거부하는 4학년이다. 나도 내 학생들이니 누구보다 이들이 문제를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내 제자들 아닌가. 그런데도 이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의사도 노동자다. 맞다. 그런데 의사는 사회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한을 받은 노동자다. 이런 노동자가 또 있나? 혼자 공부한다고 의사가 되는 게 아니잖나. 법 제도적으로 의과대학 다니고 정규교육을 받아야 의사면허가 나온다. 우리가 생명을 다루니까 정규교육이 필요한 거다. 의사에게만 준 권리이고, (의사면허가) 어떻게 보면 특권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의무도 있어야 한다. 의사의 직분은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이걸 포기하는 순간 더 이상 의사가 아니다."

- 집단휴진에 나선 이들은 지역에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현실은 어떤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내가 있는 광주만 봐도 병원이 부족한 건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건 피부과나 이런 병원을 말하는 게 아니지 않나. 병원뿐만이 아니다. 지역과 수도권의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다.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무엇하나 지역이 수도권만큼 준비된 건 없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으로 곤란한 사람들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고, 코로나19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치료할 수 있는 병원, 공공성격의 병원도 수도권에 부족하지 않나? 지역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이런 병원이 부족하고 이런 곳에서 일할 의사도 당연히 부족하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지역의사 뿐 아니라 공공의료에서 일할 의사가 부족하다는 거다."

- 이 상황에서 정부와 의사들이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정부도 의료계도 한발 물러서야 한다. 사회적 대화기구를 꾸리고 의료정책을 어떻게 수정할지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 정부도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시기'에 논의하자는 게 아니라 2021년 2월까지 어떤 논의를 하자고 일정을 정해두어야 한다. 지역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물론 지역 의사들도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정부도 의료계와 다시 이야기해보자는 것 아니냐. 그럼 협의체를 꾸려 의료 지역 불균형을 이야기하고 대안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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