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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로비 전광판에 '환자의 권리와 의무' 안내가 표시돼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는 의미에서 코로나19 진료마저도 자원봉사 형태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날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전공의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로비 전광판에 "환자의 권리와 의무" 안내가 표시돼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는 의미에서 코로나19 진료마저도 자원봉사 형태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날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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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은 이번 의협의 파업 명분에 공감하지 못하고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파업에 나섰던 지하철 노동자들이 양해를 구했던 건 '불편'이었지만 의사들이 양해를 구한 건 아픈 사람의 '생명'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아래 의협)의 2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SNS에 현직 의사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정부가 내놓은 공공의료 정책의 미흡함을 지적하면서도 의료계 파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김동은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급증으로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의사들의) 파업만이 문제 해결의 방법인지 묻고 싶다. 최근 정부가 의사 증원 정책을 보류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음에도 의협은 강경 투쟁 일변도"라며 관련 파업을 비판했다.

현재 전공의와 의협 모두 파업에 돌입하면서 정부와 의료진 간의 갈등은 더욱 불거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지난 26일 파업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자, 다음날 27일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28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외부와의 연락도 일절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6일과 27일 김동은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환자를 중심으로 놓고 생각할 때다, 2차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상황에 환자 곁 떠나는 것, 의사 사명에 맞지 않아"
  
-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의 상황은 어떤가?
"이쪽도 많은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한 상태다. 저를 비롯한 다수의 교수들이 당직을 서면서 진료를 커버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 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 저희(교수)는 12시간씩 일하고 있다. 모두가 지쳐가는 상황이다. 만일 환자까지 몰리는 상황이 겹칠 경우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지난 25일, 의사 파업과 관련해 글을 올렸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이다.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병원이나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기본적인 의사 사명·직업 윤리적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장할 것이 있다면 지금의 급박한 코로나19 상황을 힘 모아서 넘긴 다음에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서 진행해도 늦지 않다. 의협·대전협에서 말하는 주장들을 지금 당장 관철시키겠다고 하면 많은 환자의 위험도 동반될 수 있다."

- 정부와 의료진 간의 대립이 불거지면서, 의사 수 증가·공공의대 설립 논쟁도 연일 논란거리다. 
"공공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에는 동의한다. 지역별 의료 불균형은 드러난 현실이다. 지역이나 오지에서는 의사가 없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못 보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런가하면 역학조사관 수도 부족하고, 소아외과·감염내과·중증외상 분야 등 공공 부문에 지원하는 의사 수도 여전히 적다. 우리는 지난 2~3월 1차 코로나19 대유행 때 이런 현실을 목격했다. 공공 의료 기관에서 일손이 부족해 민간 병원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3.1명, 경북 1.4명, 충남 1.5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의 분야별 편차도 크다. 10만 명의 의사 가운데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 소아외과 전문의는 48명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2022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매년 400명의 의대 신입생을 증원해 총 4천명을 추가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확산 대비, 당장 진행해야 할 논의 후순위로 밀려났다"
 
 전공의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로비에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는 의미에서 코로나19 진료마저도 자원봉사 형태로 가져가기로 했다. 특히 27일에는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전공의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로비에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는 의미에서 코로나19 진료마저도 자원봉사 형태로 가져가기로 했다. 특히 27일에는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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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글에서 정부 정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부가 내놓은 안은 공공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허점도 많다. 공공 부문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했다. 예컨대 정부가 언급한 지역 의사 양성을 위해서는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지역 인프라 구축도 논의돼야 한다. 임금을 아무리 높게 준다고 해도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생활 여건이 좋지 않은 이상 지역 의사 양성에는 한계가 있다.

또, 공공의대 설립만 논의할 게 아니라 이곳을 나온 학생들이 추후 수련 할 수 있는 환경, 병원을 구축하는 논의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의대 건물만 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의대는 수련 병원과 같이 매칭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중앙의료원과 같은 공공 의료 기관들의 시설이 웬만한 상급 병원 못지 않게 잘 갖춰질 필요가 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해 다층적인 것들이 공공의료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로드맵에는 이런 부분이 포함되지 않았던 게 아쉽다."

- 추가적으로 더 논의돼야 할 사안이 있다면 무엇일까.
"현재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당장 진행돼야 할 논의들이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다. 공공병상 확충, 중환자 치료 인력 및 장비 보강 등이다. 앞으로의 감염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논의를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논의되고 있는 것은 빨라야 10여 년 후에 의료 현장에서 효과가 나타날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내용이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와 의료진 모두 협상 과정을 지나오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가 피해를 보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결국은 몸과 마음이 아픈 일반 국민들이다. 최근 정부가 의사 증원 정책을 보류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를 고려해 의료 시스템을 걱정하는 국민들을 생각해서 잠시만이라도 당장의 문제를 미뤄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당장의 정부 안이 만족스럽지 않을지라도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대립을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을 넘긴 후, 제대로 된 공론화 자리를 만들어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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