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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 CCTV 영상. 불어난 빗물은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2.5m 높이로 들어찼다.
 지난 23일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 CCTV 영상. 불어난 빗물은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2.5m 높이로 들어찼다.
ⓒ 부산 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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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 CCTV 영상. 불어난 빗물은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2.5m 높이로 들어찼다.
 지난 23일 폭우로 침수된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 CCTV 영상. 불어난 빗물은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2.5m 높이로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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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발생한 부산 지하차도 사망사고에 대해 '인재'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시 동구 초량동 제1 지하차도에서 벌어진 사망사고는 손쓸 틈이 없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 당시 오후 8시부터 호우경보가 발효됐고, 시간당 최대 8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배수펌프로 분당 20t에 가까운 빗물을 밖으로 퍼냈지만, 지대가 낮은 초량동 지하차도에선 역부족이었다.

CCTV 영상을 보면 3.5m 높이, 175m 길이 왕복 2차로 지하차도에 불어난 빗물이 2.5m 높이로 차오르는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 차도에 갇힌 운전자들이 경찰과 119에 구조 신청을 했으나 40여 분이 지난 뒤에야 구조작업이 시작됐다. 결국, 빠져나오지 못한 50·60대 남성 2명, 20대 여성 1명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월 지하차도 침수위험에 대비한 지침을 마련했지만, 사전 교통통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침은 3등급 지하차도의 경우 호우경보 발효 시 지자체가 차량 진입을 즉시 통제하는 것이 골자다. CCTV에서 침수상황이 확인되고 있었으나, 부산시와 동구는 차량 출입을 막지 않았다. 지하차도 출입구 전광판에는 침수 여부를 알려주는 안내 문구조차 없었다.

이는 6년 전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 사고의 반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8월 25일 쏟아진 폭우로 우장춘로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차 70대 외할머니와 10대 손녀 등 2명이 숨졌다. 이후 시는 지하차도 35곳에서 배수펌프 용량 늘리는 등 대책을 세웠다. 구·군 별로도 '지하차도 침수대비 매뉴얼'을 만드는 등 사고 재발을 막으려는 조처가 이어졌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우장춘로 판박이' 사고에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행정 무능으로 인한 인재"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27일 부산시청 앞을 찾은 행동하는 자유시민, 부산여성 100인 행동 등 보수성향의 12개 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는 배수와 안전시설, 통제조치 등이 열악하여 발생하는 후진국형 재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지하차도는 경사가 매우 급하고 길어 침수 시 차량 통제가 없다면 인명피해는 예견된 것이었다"며 ▲희생자, 유족에게 공식 사과 ▲책임자 문책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야당은 관련 대책위를 꾸리거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26일 '부산시 수해 피해 및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를 꾸린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이번 사고가 인재에 해당한다는 여론이 큰 만큼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부산시당도 "초량 제1 지하차도 익사 사고는 자연재해라기보다 인재"라고 규정했다. 정의당은 "30년에 한 번은커녕 거의 매년 도심 물난리를 겪고 있으니 시급히 폭우에 대한 배수처리 인프라를 정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배수시설 개선 등 '기후위기 대응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과 28일 이틀간 북상하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부울경 일대에 최대 200㎜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태그:#부산 폭우, #초량 지하차도,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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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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