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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구성 합의 불발로 12일 국회 본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통합당 불참 속 반쪽 본회의 여야 원구성 합의 불발로 12일 국회 본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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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런데 '18대 0'은 가능하다지만, 쉽지 않다. 또 다시 '결전의 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예고대로 국회는 6월 19일 오후 본회의를 연다. 하염없이 늘어지는 원 구성을 마무리 짓기로 한 날이다. 18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과 함께 박병석 의장을 만난 김영진 총괄수석부대표는 면담 후 '내일 상임위원장 전체 다 선출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항상 얘기했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러모로 고민이 깊다.

드러누운 통합당 "우유 엎지른 사람이 치워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위원장 표결에 반대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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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협상의 상대방이 없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항의표시로 사의를 표명한 뒤 잠적했다. 호남의 어느 사찰에 머문다는 소식만 들린다.

서울에 있는 통합당도 냉랭하다. '법사위 대신 다른 상임위 챙기고 일하러 들어가자'는 장제원 의원 주장은 철저한 소수의견으로 취급되고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유 엎지른 사람이 치워야지,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는 없다"며 현 상황은 법사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안한 정무위 등 상임위원장) 7개라도 받는다면, 앞에 민주당이 6개 가져가고 (해당 상임위에 통합당 의원을) 강제배정한 걸 인정해주는 꼴이 되어버린다"며 "국회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법사위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가져갈 것 가져가고 남겨두는 게 협상이냐"고 말했다. 그는 "(19일 본회의에서 원 구성을 강행해 통합당 의원을) 또 강제배정하면 우리는 (먼저 6개 상임위에 강제배정된 45명 의원처럼) 또 사임계 내면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재깍재깍 돌아가는 시계바늘 소리에 다급한 쪽은 집권 여당이다. 민주당은 줄곧 177석을 얻은 지난 총선 결과를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지금 국회는 일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등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아예 들춰보지 못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겹치면서 남북관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크다. 민주당이 연일 "국가 위기 앞에 야당이 초당적 협력이 무엇인지 보여달라(김태년 원내대표)"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까닭이다.

속타는 민주당 "일단은 좀 기다리겠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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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민주당은 상임위 전체 단독 구성이 가능해도, 강행하진 않겠다고 말한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저희는 3차 추경의 절박함, 대북안보 상황에서 굉장히 여야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 구성을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가능한 야당과 같이 진행하면 좋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2시 본회의 전까지는 최대한 협상을 시도해보겠다는 얘기다.

한 의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북) 이슈가 터져서 (원 구성을) 강행할 수도 없고, 이 상황을 그대로 놔둘 수도 없다"며 "일단 내일은 통합당에 명분을 좀 주면서 기다리지 않겠냐"고 했다.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민주당이 원 구성을 밀어붙이면 정치적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현실정치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사실 총선 결과를 볼 때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는 게 책임 정치의 원칙에 맞다고 생각하지만, 여의도 정치권은 과거의 틀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여당은 법안, 야당은 예산을 가져간다는 대전제로 (상임위원장 배분을) 11대 7로 나누지 않았냐"며 "원내대표단과 박병석 의장 판단도 나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굉장히 많이 양보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통합당도 언제까지 국회에 안 들어올 수는 없다"며 "저쪽도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남북관계든 경제문제든 명분을 잡고 어느 시점에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21대 국회 원 구성,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일하는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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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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