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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다시 쓰고 있다.
▲ 마스크 다시 쓰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다시 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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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 주변에서는 책임을 지든 결과를 내놓든 하라고 하고, 본인은 나름 대책을 내놓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계속 따라 붙는다. 하루가 지나면 또 새로운 내부의 문제가 생겨서 문제가 쌓인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이야기다.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의원이 일종의 '반란'을 일으키면서 안그래도 금이 가는 리더십에 더 금이 가고 있다. 컷오프당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무소속 출마를 구체화하고 있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황교안 대표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친황계 인사들, 줄줄이 고배

위기의 시작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에서 시작되었다. 황교안 대표가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게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길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이 시작되자, 친황계 인사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원외 후보 중에 살아 남은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부산 부산진갑을 노린 원영섭 부총장, 서울 마포갑을 노린 김우석 당대표 특보, 경남 창원마산회원에 출마를 시도한 조청래 특보 모두 공천을 받지 못했다. 원영섭 부총장은 아예 컷오프 됐다. 현역 중에서는 추경호, 김명연, 정점식 의원 등이 살아남았으나 이진복, 김도읍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친황계 원외 인사에게는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영입인재로 당에 들어와 비례대표를 지망할 후보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컷오프 반발이 이어지자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아예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재의를 요구했다. 이때부터 공천을 흔드는 일에 구체적으로 발생했다. 이어진 강남병 공천 뒤집기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공천관리위원회가 흔들리자 이석연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 한명이라도 건드리면 전원이 사퇴할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황교안 대표는 이석연 대행 체제를 인정하고 갈등을 봉합했지만 지도부 체면에 금이 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번째 위기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이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영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나 결국 김종인 전 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을 택하지 않았다. 선거를 지휘해본 적 있는 명망가를 데려온다는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새로 선거대책위원장 맡을 사람을 찾는 시간이 부족해지자 황교안 대표 본인이 직접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문제는 종로 선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상대하는 일도 쉽지 않은데 여기에 더해 선거 지휘까지 맡게 된 상황이다. 종로와 총선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면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유승민, 안철수 등의 야권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종로 선거를 이겨도 당이 패하면 대표로서 패배의 책임을 져야한다. 당이 승리해도 본인이 종로에서 패해 원외인사가 된다면 기껏 차려놓은 상을 다른 인사가 가져갈 공산이 크다.

한선교에게 일격 당한 황교안

세 번째 위기는 미래한국당 사태다. 미래한국당 대표인 한선교 의원은 황교안 대표 밑에서 사무총장을 지내고 성균관대학교 선후배로 가까운 관계로 여겨졌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는 한선교 의원에게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겼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선교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영입인재'들을 줄줄이 뒷 순번으로 보내 당선권에서 멀어지게 하고, 다른 인물로 비례 앞 순위를 채웠다. 지역구 공천에서 자기 사람을 심지 못한 황교안 대표로서는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일격을 당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일이 잘 풀려서 한선교 의원이 공천을 수정해도 황교안 대표로서는 믿었던 이에게 당한 격이니 위신이 말이 아니다. 비례대표 공천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황교안 영입인재들은 정치 낭인이 될 수밖에 없다.  

황교안 대표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대권 선호도에서 흔들림 없는 지지율을 기록했다면 적어도 한선교 의원이 깜짝 폭탄을 터뜨려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방식으로 명단을 발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선교 의원이 총선과 황교안 이후를 바라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결국 총선을 한 달 앞두고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은 세 번이나 흔들리는 꼴이 됐다. 물론 책임은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

전권을 좋아하고 권위에 금이 가는 것을 싫어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특성을 생각하면 영입 자체를 신중하게 고려하거나, 아니면 절대적인 신뢰를 줬어야 했다. 미래한국당 사태는 안일한 생각이 낳은 참사였다.

통합당 내에서 황교안 대표의 잠재적 대권 경쟁자가 될 이들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데다 당직도 맡지 않아 선거에 책임질 일이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불출마를 선언했고 비례대표 선거만을 지휘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대표 모두 야권이 선거에서 패하고 황교안 체제가 무너져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셈이다.

전투가 끝나면 패장에게 책임을 묻기 마련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총선에서 진 대표는 대권을 꿈꾸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황 대표에게는 네 번째 위기가 남았다. 격전지에서 무소속 출마자가 쏟아져 나와 당을 흔든다면 황교안 지도부는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황교안 대표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하나씩 고개를 드는 이유다.
 

태그:#황교안, #이석연, #한선교, #미래통합당,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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