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창승

관련사진보기

 
ⓒ 김창승

관련사진보기

 
ⓒ 김창승

관련사진보기

 
ⓒ 김창승

관련사진보기

 
ⓒ 김창승

관련사진보기


누구나 숙제 하나 씩은 안고 삽니다.
속으로 끙끙 거리면서도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어둠 같은 시간이 있습니다.

지리산 아래 농부들도 꿈만큼이나 고민이 많고 선제적으로 풀어야 하는 난제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도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 불편함과 어려움을 감수하며 산골의 자연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보다 나은 미래, 소박하고 조화로운 삶의 영역을 정직한 노력으로 확보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탐색하며 치열한, 나름의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그게 만만치만도, 쉽지도 않습니다.

덫에 걸린 짐승처럼 원점을 맴돌며 점점 지쳐가다가 결국은 '혼자서는 힘들다, 농사 짓는 것은 미친 짓이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무한 경쟁시대에 농사에서부터 포장, 관계 조성, 유통에 이르기까지 6차원의 세계를 전지전능한 신처럼 척척 해내며 '돈을 만드는 농부'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차라리 꿈을 포기한 채 노동을 파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꿈을 포기하는 것은 때론 죽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섬진강변 '지리산 농부 마을'에서 그 꿈을 포기하지 않는 농부들을 만났습니다. 한 번 쯤은 어려워 보았기에, 아니 넘어지지 않으려 죽을 힘을 다 해 온 농부들이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서로의 온기로 채워주는 산 같고 강 같은 농부들을 만났습니다. 땅으로, 노동으로, 지혜로, 재능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열정으로 '공동의 선'을 이루고자 하는 정직한 농부들의 눈빛은 척박한 산비탈에서 피어나는 매화꽃보다 더 영롱했습니다.

'그래협동조합'

작은 힘들을 모아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조하고자 모인 지리산 농부들의 협동체입니다. 이들은 협동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1000그루의 두릅을 섬진강 언덕에 심었습니다. 아이들까지 곡괭이를 들고나와 산비탈에 두 발로 꼭꼭 밟아 심었습니다. 그들이 오늘 심은 것은 어쩌면 그들이 그렇게 포기하지 않았던 꿈이요, 장엄한 지리산 일겁니다.

앞으로 또 천 그루, 천 그루…
섬진강 언덕은 꿈의 숲이 될 것입니다.

지리산의 정직한 농부들이 아이들과 더불어 흔들리지 않은 나무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들이 두릅나무를 심은 까닭은… 함께 하며 더불어 가기 위해서, 느리지만 더 멀리가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
그리되기를...
'지리산 농부들'과 '그래협동조합'을 응원합니다.



태그:#모이, #그래, #그래구례, #천개의두릅나무, #지리산농부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