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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는 21일 창원고용노동지청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관련해 고발장을 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는 21일 창원고용노동지청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관련해 고발장을 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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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간부가 같은 남성 직원한테 강제추행과 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회사가 사건 은폐를 시도,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테크윈지회(아래 노조지회)는 21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직장 내 성폭력 발생 의무조치 위반'으로 고발했다. 옛 삼성테크윈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업체로 바뀌었고, 산별노조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부 ㄱ(50)씨는 남성 직원 ㄴ(44)‧ㄷ(42)씨를 강제추행‧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검찰은 ㄱ씨에 대해 유죄로 약식명령했고, 법원에서 정식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ㄱ씨는 2018년 7월 11일 오후 5시경 회사 탈의실에서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바지에 발을 넣고 있던 ㄴ씨에게 다가가 바지를 발로 밟아 옷을 입지 못하게 했다.

ㄱ씨는 같은 해 7월 17일 회사에서 컴퓨터 작업하고 있던 ㄴ씨에게 다가가 손으로 왼쪽 귀 부위를 잡아당겨 폭행을 가하고, 같은 해 9월 회사 휴게실 앞에서 팔로 같은 피해자의 목 부위를 감아 조르는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조지회는 ㄴ씨가 바지를 입지 못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오랜 시간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목이 졸려 장시간 음식물 섭취에 어려움을 느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ㄱ씨는 2018년 12월과 2019년 3월경 두 차례 직원 ㄷ씨의 뒤로 다가가 손으로 엉덩이 부위를 움켜쥐거나 쳐서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조지회는 "회사의 관리직인 ㄱ씨는 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여 특정 사원을 폭행하고, 성적수치심과 굴욕감을 주는 직장 내 성폭력을 지속적으로 자행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지회는 "사측은 해당 사건을 부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 관리자들은 지회가 직장 내 갑질과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자 직장 내 갑질과 성폭력 등으로 면담한 적도 없으며, 인지한 적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또 노조지회는 "회사 관계자는 지회와 관련 사건 면담에서 'ㄱ씨에 대한 건은 알고 있다'며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실토를 하면서도 '선 조치는 할 수 없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며 "결국 사측이 성폭력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외면하며 피해 노동자의 2차 피해가 가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사측은 노사협의회 등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후 한 명의 피해 노동자가 부서전배되었고, 가해자의 경우 보직 해임되어 부서전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피해자와 같은 부서에 속해 있으며, 근무건물과 업무연관성이 있어 피해자와 언제든지 마주칠 수 있다"고 했다.

노조지회는 "실제 관련 사건이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상위관리자와 인사 관련자 등이 사건의 조치는 하지 않고 축소와 은폐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찾아가 2차 피해와 함께 정신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ㄱ씨는 전화통화에서 노조와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현재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20일 노사협의회 과정에서 노측 위원들을 통해 사내에서 직원간 물리력 행사와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하였음을 공식 접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곧바로 자체 법률 검토와 사건 조사를 진행했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당사자를 분리하고, 가해자를 대기 조치했다"며 "이후 다른 부서의 배치를 희망한다는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올해 1월 15일 전보 배치 완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가해자에 대해 다른 부서로 전보배치했고, 그동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현재 내부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내에서 직원간 강제추행과 폭행 등의 법적 분쟁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태그:#금속노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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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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