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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수가 끝난 들판은 새들의 먹이터이다. 과거 나락을 주워서 살림을 꾸렸던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들었다. 겨울 철새들은 가난한 사람과 매한가지이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나락은 겨울 철새들에게도 좋은 먹이가 된다. 겨울 철새가 먹지 못한 나락은 내년에 논에서 비료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나락을 찾는 것이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새들이 먹을 먹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곤포 사일리지 때문이다. 겨울철 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흰비닐로 싸여져 있는 마시멜로처럼 생긴 물건이 바로 곤포 사일리지이다. 

곤포 사일리지는 가축들의 먹이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볏집을 역어 만든 곤포 사일리지는 나락을 대부분 수거하여 만든다. 곤포 사일리지 한 개당 4만~5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벼 재배 농가에는 없어서는 안 될 부가적 수입이다. 그래서 최근에 곤포 사일리지를 하지 않는 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곤포 사일리지가 만들어지니 겨울 철새의 먹이가 없어지고 있다. 나라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나락을 남겨놓은 논을 보상하지만 곤포 사일리지와의 가격 차이로 인해 활성화되지 않는다. 결국 겨울 철새들은 점점 갈 곳을 잃어가거나 개체수가 감소하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곤포 사일리지가 없는 논을 찾아 쉬고 있는 기러기들.
 곤포 사일리지가 없는 논을 찾아 쉬고 있는 기러기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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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충남 서산의 논에서 기러기가 곤포사일리지 없는 논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나락이 있는 곳에서 채식을 하고 휴식하며 지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형 곤포 사일리지는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새들에게는 위협적인 모습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이렇듯 곤포 사일리지는 새들의 먹이 감소의 원인이다. 겨울 철새의 감소 원인 중 하나인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겨울 철새의 서식환경이 개선되어야 종다양성과 멸종으로부터 철새들을 지킬 수 있다. 

그 중 한 가지로 곤포 사일리지를 하지 않았을 때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현재도 일부 지자체가 생물다양성을 위해 농가와 협약해 곤포 사일리지를 만들지 않는 대신 일부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이를 확대하고 곤포 사일리지와의 가격 차를 현실화할 필요도 있다.

더불어 겨울철 먹이주기를 활성화해야 한다. 실제 새들의 중요 먹거리가 되는 벼를 일부 현장에서 매입하여 다시 공급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보호지역에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우연히 곤포 사일리지를 피해 쉬고 있는 기러기를 보며 든 생각을 적어본다. 
 
 논에 있는 곤포사일리지 뒷편에 기러기가 보인다.
 논에 있는 곤포사일리지 뒷편에 기러기가 보인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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