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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대구까지 110km를 걸어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182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부산에서 대구까지 110km를 걸어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182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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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도보로 일주일만에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와 함께 이들을 응원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 흔들고 있다.
 부산에서 도보로 일주일만에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와 함께 이들을 응원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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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몸을 하고..."
"내 몸이 문제야, 지금?"
"자기 아플 땐 오지도 못하게 하면서 왜 왔어, 왜..."


해고자 복직과 노조파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8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친구를 만나기 위해 부산에서 110km가 넘는 길을 걸어온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소금꽃 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이 "걸어서 박문진에게로 갑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기고 부산에서 도보로 걸은 지 일주일만인 29일 오후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했다. 유방암 투병 중인 김 지도위원은 "앓는 것도 사치"라며 고공에 오른 친구를 만나러 왔다. 

멀리서 손 흔드는 모습 보자마자 눈물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가 29일 오후 농성현장을 찾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보자마자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가 29일 오후 농성현장을 찾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보자마자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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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농성장으로 올라가고 있다.
 29일 오후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농성장으로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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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도위원은 멀리 고공에서 양 손을 흔드는 박 지도위원을 보자마자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아냈다. 마스크 너머로 거친 숨을 뱉어내고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김 지도위원은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곧바로 병원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 계단을 통해 농성장으로 올라간 김 지도위원과 박 지도위원은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김 지도위원 손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309일 동안 크레인 농성을 벌일 때 입었던 붉은 점퍼가 들려 있었다.

두 사람은 한참을 안고 서로의 온기를 확인한 다음에야 미소를 지었다. 김 지도위원이 "버선발로 뛰어나와야지, 어른이 올 때까지 앉아 있고. 머리 긴 거 봐. 아유"라고 말을 잇지 못하자 박 지도위원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입던 건데 엄청 따뜻해"라며 붉은 점퍼를 박 지도위원에게 건네자 박 지도위원은 점퍼를 입고 어린애마냥 밝은 표정을 지었다.
 
 도보행진 일주일만인 29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지도위원을 만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목도리를 매어주고 있다.
 도보행진 일주일만인 29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지도위원을 만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목도리를 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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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희망꽃 목걸이'를 건네주고 있다.
 18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희망꽃 목걸이"를 건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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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은 또 밀양 송전탑 할머니들이 손수 만들어준 목도리를 건네주면서 "밀양에서 할머니가 주신 것"이라며 목에 걸어주었다. 그러면서 "색깔 예쁘지, 나중에 빨아서 돌려줘"라고 농담을 건넸다. 또 '희망꽃 목걸이'도 마저 걸어주며 "이거 중간에 팔아먹지 마"라고 말한 뒤 웃었다. 그러자 박 지도위원도 웃음을 터뜨렸다. 박 지도위원은 먼 길을 걸어서 온 김 지도위원의 무릎을 걱정했고, 김 지도위원은 "(오늘) 16km를 걸어와 다리가 아프다, 내려오면 (나에게)잘 해줘"라고 말했다.

일주일을 걸어온 김 지도위원과 김 지도위원이 출발할 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박 지도위원은 그렇게 고공에서 20여 분간 부둥켜안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또한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함께 걸어온 동지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 지도위원은 내려오면서 "운동화 값 모아놔. 방수로 사줘"라며 "발 시려워 죽겠더라. 갈게. 파이팅. 힘들면 내려와~"라고 말을 맺었다.

박 지도위원은 김 지도위원을 떠나보낸 뒤 "그 몸으로 걸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믿을 수 없다"라며 "하염없이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노도 많고 착잡하다"라며 "노동자의 삶 이런 것에 대한 아픔을 잘 견뎌서 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걷는 연습했다"
 
 부산에서 도보로 일주일만에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9일 오후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에서 도보로 일주일만에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9일 오후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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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부터 도보행진을 통해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지도위원이 29일 오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바라보고 있다.
 부산에서부터 도보행진을 통해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한 김진숙 지도위원이 29일 오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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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도위원은 "첫날 부산에서 부채 하나 달랑 들고 나올 때는 20~30일 정도 걸릴 거라 생각했다"라며 "지도 하나 없이 대구까지 얼마 걸리는지 검색도 안 해보고 나왔다"고 도보행진을 시작할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는 아프니까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부끄럽기도 했다"면서 "아픈 건 대신 아파해줄 수 없으니까 어느 날 짠 하고 나타나 다 나았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하지만 고공농성 100일 넘어가니까 길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때부터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걷는 연습을 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1km를 걷고 다음날엔 2km를 걸으면서 준비를 했다.

하지만 항암치료로 간에 무리가 있어 당초 걸어서 출발하기로 계획했던 날보다 2주가량 늦어졌다고 한다. 그는 지난 23일 부산 호포에서 시작해 일주일만인 29일 친구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구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함께 온 참가자들이 29일 오후 영남대의료원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도보행진을 통해 영남대의료원으로 향하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함께 온 참가자들이 29일 오후 영남대의료원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도보행진을 통해 영남대의료원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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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해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도보행진을 하며 병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18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해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도보행진을 하며 병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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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도위원이 도보로 영남대의료원에 간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진중공업 노조가 함께 걸으면서 힘을 보탰다. 이후 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들도 김 지도위원을 찾아 응원했고 철도노조 부산본부와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등 노동자들도 김진숙 지도위원과 박문진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도보행진에 합류했다.

추운 날씨에도 행진을 함께 하려는 참가자들은 매일 늘어나 29일은 서울과 부산에서 온 참가자들까지 200여 명에 달했다. 이들은 영남대의료원에서 약 1시간가량 집회를 갖고 박문진 지도위원이 무사히 내려오기를 기원하며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을 외쳤다.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인 박문진 지도위원과 송영숙 전 노조 부지부장은 지난 7월 1일부터 74m 높이의 병원 옥상에서 노조 탄압 진상규명과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여왔다. 이후 송 전 부지부장이 건강이 악화되면서 107일만에 고공농성을 중단했고 박 지도위원 혼자 차가운 날씨 속에서 계속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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