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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 도중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 도중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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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에서 아무도 안 나와 '우리끼리' 토론회 같다. 그 사람들과 같이 얘기해야 실질적인 효과가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많이 아쉽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1주기(12월 10일)를 맞아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인권실태를 조사해 발표했지만,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었다.

정부 빠진 인권위 토론회, "휴지조각처럼 버려져선 안돼"

인권위가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저동 인권교육센터에서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지만 정작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애초 이날 토론회에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기획재정부 경영관리과 등 정책 실무자들을 초청했지만 모두 불참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이날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인권 보고서가 나왔는데도 고용노동부, 산자부 등 정부에서 나온 사람이 있나"라면서 "인권위가 아무리 좋은 권고안을 내도 이행해야 할 정부부처에서 안 나오고 현장 목소리도 안 듣는데 어떻게 이행되겠나, 휴지조각처럼 버려지는 보고서는 원치 않는다"라고 직접 따졌다.

이태성 간사는 "현장은 1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발암물질을 마시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면서 일한다"면서 "이 보고서가 절대 휴지통에 처박히지 않도록 인권위원장이 끝까지 책임지고 정부가 이행하도록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미숙 이사장도 "노동인권실태 조사 결과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인권위가 정부나 발전사에 권고안을 내줬으면 좋겠다"면서 "지금까지 관행과 상관없이 더 넓게 생각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행동들을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관계 부처를 불렀는데 오지 않았다"면서 "오늘은 실태조사 보고회여서 (참석을) 강제할 수 없지만 정책관계자 협의회에는 오지 않으면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최대한 그 기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정책토론회를 하면 관련 부처에게 권고할 것들을 골라 다시 검토해서 정책 권고한다"면서 "오늘 이뤄진 제안들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담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하겠다"고 밝혔다.

하청노동자 74.2% "근무복부터 작업·휴게공간, 화장실도 차별"
 
 
인권위는 이날 한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9월과 10월 발전공기업(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5사), 한전KPS, 하청업체 노동자 594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해 석탄화력발전 노동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 실태조사 결과 석탄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노동자들에 비해 연기, 배기가스, 분진, 소음, 기계 진동 등 유해환경에 더 많이 노출돼 있고,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산재 사고의 주된 희생양이 되고 있었다. 실제 최근 5년간 발전5사에서 산재사고로 죽거나 다친 334명(327건) 가운데 8명을 제외한 326명이 하청노동자였고, 특히 산재 사망자 20명은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반면 하청 노동자들은 산재 신청도 쉽지 않고 임금, 휴가는 물론 필수장비, 보호장구, 물리적 작업 공간 등에서도 원청 정규직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고 있었다. 하청업체 노동자 74.2%가 정규직, 비정규직, 협력업체 직원 간 차별이 있다고 응답한 가운데, 근무복(79.7%), 회사출입증(77.9%)은 물론 작업공간의 물리적 환경(66.8%)이나 자원 지급(61.5%), 화장실·샤워실(45.2%), 휴게 공간(43.7%) 등에서도 차별을 느끼고 있다.
  
"용균이 동료들 아직도 분진 마셔... 살리려면 정규직화가 답"
 
 고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 에서 발전산업 하청 노동자 인권 실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 에서 발전산업 하청 노동자 인권 실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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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 이사장은 이날 "아들이 일했던 현장을 가봤는데 너무 열악했고 21세기에 이런 현장이 있구나, 그래서 (아들이) 죽었구나 대번에 알겠더라"면서 "너무 많은 업무량과 위험한 현장에 들어가서 일하게끔 하는 회사와 나라가 용균이를 죽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안엔 화장실도 없었고 탈의실이나 개인사물함도 너무 열악한 상태였다. 특조위 조사 결과 용균이가 업무수칙을 다 지켜서 죽었다고 했는데 원·하청업체 책임 공백으로 비정규직 용균이가 더 열악한 상태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8년 동안 12명에게 산재사고가 났는데 그 이전에 고용노동부에서 제대로 조사해서 그 현장을 바꿨다면 우리 아들이 안 죽었을 것이다. 28차례 위험한 것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위로 안 올라가 그 상태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김 이사장은 아들의 죽음 이후 1년이 지났는데도 그 작업 현장에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더 분노했다.

"지금 분진가루가 많이 날리는데 용균이 동료들이 계속 마시고 있다. 1, 2급 마스크로는 해결 안 돼 특급 마스크가 필요한데, 1, 2급 마스크를 다 소진한 다음에 지급해준다고 했다. 노무비 삭감 문제 합의할 때는 바로 시정하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 이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이라서 노동3권도 다 누리지 못한다. 상시지속업무라 일을 멈추지 못해 데모도 못 하고 말도 못 하는 상태에서 일한다. 손발 다 묶어놓고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다. 앞으로 시정이 안 되면 예전 그대로 진행될 거고 사람이 죽고 다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이 문제를 다 해결하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이 사람들(석탄화력발전 비정규직 노동자)을 살리려면 '정규직화'가 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인권위가 발전사나 정부기관에 권고해서 자기 역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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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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