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6월 4일 시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유세를 하고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6월 4일 시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동성애는 담배보다 유해", "(세월호는) 죽음의 굿판" 등 소수자 혐오 표현으로 물의를 빚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인권위 조사를 비켜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아래 인권위)가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 당시 세월호 유가족·성소수자 혐오 표현을 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상대 진정을 각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전국 200여 개 인권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혐오표현 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제보가 많았던 김문수 전 지사를 인권위에 차별행위로 진정했다(관련기사: 세월호 유가족·성소수자 향한 김문수 발언, 인권위 진정 http://omn.kr/rp43).

인권위 "김문수 발언 조사대상 아냐... 정치인 발언 전반 의견표명 검토"

김 전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동성애는 담배보다 유해하다", "동성애로 에이즈가 늘어난다" 등 과학적 근거가 없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은 물론, '퀴어문화축제 금지', '서울 학생인권조례에서 성소수자 삭제'와 같은 성소수자 인권 후퇴 공약을 내걸었다.

아울러 김 전 지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도 '죽음의 굿판', '죽음의 관광' 같은 자극적인 표현을 썼고, "여성은 매일 씻고 다듬고 피트니스도 하고 자기를 다듬어 줘야 돼요"라고 도시 개발을 여성의 외모 가꾸기에 비유하는 성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권위가 지난 1일 김 전 지사 진정 사건이 인권위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한 사실이 11일 뒤늦게 확인됐다. 인권위는 "김문수 전 지사 발언이나 선거 공약만으로 구체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한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윤설아 인권위 홍보협력과장은 이날 "인권위법상 조사 대상이 안 돼 개별 사건으로는 각하 결정했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정치인의 혐오표현 진정이 늘어나고 있어 전반적으로 (의견 표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위원회에서 정치인들의 혐오차별 발언들을 같이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권위는 진정 사건 관련해서 검찰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 결정하더라도 정부나 관련 기관 등에 적절한 권고가 필요한 경우 공개적으로 의견 표명을 해왔다.

인권시민단체 "인권위 각하 결정 실망... 정치인 혐오 발언 의견표명 기대"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6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방선거 혐오대응 활동보고 및 김문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6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방선거 혐오대응 활동보고 및 김문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인권시민단체에선 인권위가 올해 초 '혐오차별대응기획단'을 만드는 등 혐오차별 표현을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어서, 실망스런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예정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이날 "인권위가 최근 '혐오표현 리포트'를 발표하는 등 혐오차별 방지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정치인의 혐오차별 발언에 대해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의견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면서 "인권위 진정에 참여한 단체들에 연서명을 받아 내일 중 인권위 규탄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권위에서 정치인들 혐오발언을 한꺼번에 모아 의견 표명을 준비하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활동가는 "내용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권위에서 정치인 혐오 발언에 대해 의견이 나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김문수, #인권위, #혐오표현, #동성애혐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