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은 10월 31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하구 대저대교 건설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은 10월 31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하구 대저대교 건설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 박중록

관련사진보기

 
"더는 '백조의 호수'를 파괴하지 말라."

부산광역시가 낙동강 하구에 대저대교 건설을 추진해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이 31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현재 대저대교 건설사업은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여부에 대해 검토 과정에 있다. 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서의 '재보완'을 요청했고, 오는 11월 7일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부실 작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낙동강 하구는 철새도래지로 '천연기념물(제179호)'로 지정되어 있다. 시민행동은 "낙동강하구는 부산이 지닌 세계적 자연유산이다"이라며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신이 내린 축복의 땅이라 불리던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원채 대단한 자연조건을 갖추어 온갖 난개발로 만신창이가 된 지금에도 이곳은 한국 최고의 철새도래지이자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낙동강 하구는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시민행동은 "이곳의 가치를 모르던 시절에 세워진 도시계획에 의해 이 소중한 땅은 지금도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00년대 초 을숙도를 관통하는 을숙도대교 건설사업으로 심한 환경분쟁이 있었으며, 둔치정비사업과 4대강 사업, 에코델타시티 등을 지나 이제는 1990년대 입안된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건설 사업이 다시 추진되며 다시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태"이라고 덧붙였다.

낙동강 하구 일대에는 이미 교량이 많다. 시민행동은 "이미 10개의 낙동강 횡단 교량이 있는 상태에서 더 교량이 필요한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대저대교와 엄궁대교는 낙동강하구의 마지막 남은 핵심 생태계를 관통한다"고 했다.

대저대교 건설 예정지에 대해, 시민행동은 "대교가 지나가는 낙동강 본류 지점은 부산의 대표 겨울새, 백조라 불리는 고니류의 핵심 서식지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서 백조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도시가 바로 부산이고, 대저대교 예정지가 바로 백조의 호수다"며 "낙동강하구에 도래하는 백조의 20%(300개체) 이상이 찾아오는 핵심 서식지가 다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 부실 논란 속에, 최근 시민행동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는 이곳에서 멸종위기종인 '가시연'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이곳 가시연이 훼손되기도 했다.

시민행동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 미세먼지가 날로 짙어가고 맑은 물이 모두 사라져 인류의 미래 생존을 위협받는 지금, 지속가능사회 건설은 시대의 화두다"고 강조했다.

이어 "낙동강하구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은 우리 시대의 과제이며, 낙동강하구가 부산의 미래 발전을 위한 최고 자산임을 이제는 행정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행동은 "낙동강하구 보전‧관리 조례의 하구보전기본원칙에 따라 개발로 인한 갈등 해소를 위해 낙동강하구 민관협의회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구체적 활동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또 시민행동은 "법정보호종인 가시연 훼손 사건은 명백한 범법 행위이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부산시는 입장은 물론 어떤 책임 있는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시민들 앞에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바른 행정의 모습을 지금이라도 보여라"고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개발사업의 일방적 추진은 결코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 아니다"며 "갈등을 현명하고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부산 발전을 위해 부산시의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검토와 답변을 촉구한다"고 했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낙동강하구문화재보호구역난개발저지시민연대, 한국습지NGO네트워크,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등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낙동강 하구.
 낙동강 하구.
ⓒ 박중록

관련사진보기

  
낙동강 하구.
 낙동강 하구.
ⓒ 박중록

관련사진보기


태그:#낙동강 하구, #대저대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