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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다니던 고등학교에 자퇴원을 냈다. 우여곡절 끝에 자퇴하고, 지금은 3년이 지난 시점이다.

자퇴생으로 기죽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다짐은 생각보다 지키기 어려웠다. 아직 한국 사회에는 수많은 편견들이 존재했고, 또 존재한다.

그동안 고등학교 자퇴생에 대한 시선을 바꾸고자 나름 많은 노력을 했다. <오마이뉴스>에 투고하고,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고,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하며 사람들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생각을 변화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관련기사 : 내가 왜 자퇴했냐구요?).

하지만 뉴스 기사엔 악플이 종종 달렸고, 오히려 자퇴 뒤에 더욱 힘들어하던 학생들도 많았으며, 유튜브 영상 댓글에는 상처를 주는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종종 나조차도 후회하곤 했다. 수학여행 가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했고,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찍는 모습을 SNS로 몰래 지켜봤으며,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도 되는지 수많은 고민을 했다. 어쩌면 나로인해 그들이 피해를 볼까 두려워했다.
 
 지금도 종종 기사에 기재했던 메일로 자퇴 관련 상담 메일이 오고는 한다. 그 속에 꼭 이런 질문이 있었다. '지혜님은 자퇴하신걸 후회하나요?'
 지금도 종종 기사에 기재했던 메일로 자퇴 관련 상담 메일이 오고는 한다. 그 속에 꼭 이런 질문이 있었다. "지혜님은 자퇴하신걸 후회하나요?"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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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나는 대학교 2학년으로, 친구들은 대학교 새내기로 만나게 됐다. 오랜만에 메신저로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그토록 부러워했던 놀이공원도 가서 사진도 찍었다. 진정한 성인으로 만나 술을 마시며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이들과 더 오래 지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까'라는 고민도 하게 되었다.

"근데, 우리는 너 자랑하고 다녔다?"라는 한 친구의 말에 상당히 놀랐다. <오마이뉴스>에 투고하며 끊임없이 학교 밖 청소년의 존재에 대해 말하는 나를, 유튜브 채널에 나와 당당히 편견을 깨고자 노력하는 나를 보며 본인들은 어쩌면 용기가 없던 것 아닐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종종 기사에 기재했던 메일로 자퇴 관련 상담 메일이 오고는 한다. 그 속에 꼭 이런 질문이 있었다. '지혜님은 자퇴하신걸 후회하나요?'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분명히 자퇴를 하기 위해 포기한 것들이 있으니.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가져왔던 편견처럼 끔찍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잃는 것이 있어야, 얻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또래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고등학교 자퇴생이었기에 많이 도전할 수 있었다. 혹시, 지금도 자퇴에 관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울타리 밖으로 나오게 되면, 더 넓은 세상이 있다. 나를 지켜주던 것들이 없어 어쩌면 더 힘들 수 있으나, 충분히 나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검정고시를 졸업하신 분을 만났다. 그 분이 해주신 말씀이 항상 기억에 남는다.

"누가 자퇴생은 동창 없다고 그래? 온 국민 중에 검정고시 봤으면 다 같은 출신이지!"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엄청난 세상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궁금하신 점 있으면 dkwnrmftj@naver.com으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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