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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 가면을 쓴 10여 명의 사람들이 가게 정문 앞을 메웠다. 맥도날드의 캐릭터, 삐에로의 얼굴을 형상화 한 것이다. '곰팡이 버거 맥도날드 아웃!'이라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맥도날드 내부고발자들을 통해 확보한 오염 햄버거 유통 혐의를 고발했다.

덜 익은 패티, 곰팡이 핀 버거까지 발견돼
 
 2019년 5월에 촬영된 사진으로, 맥도날드에서 판매한 버거에 곰팡이가 슨 모습이다. 정확히는 버거에 포함된 토마토에 곰팡이가 슬어있다. 정치하는엄마들에 따르면 위 사진은 맥도날드 근무자가 촬영해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5월에 촬영된 사진으로, 맥도날드에서 판매한 버거에 곰팡이가 슨 모습이다. 정확히는 버거에 포함된 토마토에 곰팡이가 슬어있다. 정치하는엄마들에 따르면 위 사진은 맥도날드 근무자가 촬영해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치하는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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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는 맥도날드에서 유통된 오염된 햄버거에 관한 증거 사진들이 공개됐다. 벌레와 함께 튀겨진 치즈스틱, 덜 익힌 상하이스파이스 치킨버거와 새우버거, 그리고 빅맥 등이다. 포장된 햄버거 안에 곰팡이 핀 토마토가 들어 있던 사진도 공개됐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아래 정엄마) 활동가는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던 내부 제보자들이 정엄마에 총 34장의 사진을 제보했다"며 "3년 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서) 피해아동이 발생했음에도 언더쿡(패티가 덜 익은 현상)문제가 시정되지 않았다. 맥도날드는 항상 제품 수백개를 팔았는데 당신만 피해를 받았다는 식의 주장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맥도날드 내부 고발자가 정치하는엄마들 측에 제보한 사진이다. 정치하는엄마들 측에 따르면, 위 사진은 2019년 8월에 촬영된 것으로 구매한 치즈스틱에 벌레가 함께 튀겨진 모습이다.
 맥도날드 내부 고발자가 정치하는엄마들 측에 제보한 사진이다. 정치하는엄마들 측에 따르면, 위 사진은 2019년 8월에 촬영된 것으로 구매한 치즈스틱에 벌레가 함께 튀겨진 모습이다.
ⓒ 정치하는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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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는 비위생적인 조리 환경에 대한 고발도 잇따랐다. 먼저 맥도날드 매장 내부의 식기세척기 사진이다. 장 활동가는 "이 사진을 보면 식기에서 나온 음식물이 그대로 (식기세척기 안에) 있다"며 "여기에 그릇을 놓고 씻으면 당연히 더럽게 씻길 것이다. 오염수로 세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식자재의) 유통기한이 넘은 것도 있었다"고 했다. 그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유통기한이 2019년 8월 8일로 기재돼 있는 사진이다. 정엄마 측은 이 사진이 10월에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유통기한이 지났음에도 식자재가 폐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오염된 식자재가 소비자들에게 유통됐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밖에도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곳에서 발견된 곰팡이 사진,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과자의 봉지가 밀봉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사진 등도 공개됐다. 장하나 활동가는 "사진을 제공한 내부 직원에 따르면, 이 경우 벌레나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높다고 했다"고 말했다.

장하나 활동가는 "(제보를 통해 밝혀진 것처럼) 패티가 덜 익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병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햄버거병이란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지칭하는 또 다른 이름이다. 2016년 9월 맥도날드 해피밀 먹은 후 신장 기능의 90%가 손상되는 등 모든 장기의 기능이 망가졌던 한 피해아동(시은이·7세·가명)의 사례로 붙여졌다.

한편, 맥도날드 측은 입장문에서 "(제보된 사진들 중) 조작, 또는 의도적인 촬영 정황이 담긴 사진도 있어 이들의 의도 및 관련 행동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의적인 촬영을 해 제보한) 몇몇 개인의 책임이 결여된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하여 열심히 본분을 다하고 있는 1만5천여명의 직원들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회사는 전국 410여 개 매장에 대해 전수 조사를 통해 재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조사 결과 혹여 미진한 사실이 있다면 바로 잡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신장 기능 90% 잃은 아이... 햄버거병 철저한 재수사 필요"
 
 29일 오전,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한국 맥도날드 불매, 퇴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29일 오전,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한국 맥도날드 불매, 퇴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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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딸 시은이를 대신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중략) 그날 이후로, 시은이는 매일 10시간 복막 투석을 해야 하루를 살 수 있습니다. 시가독소(장출혈성 대장균이 체내에서 배출하는 독소)는 시은이의 신장을 먹었습니다. 아이는 왼쪽 다리도 절고, 자주 넘어집니다. 또 부축을 해야 계단을 겨우 오르내립니다"

이날 현장에는 시은이의 엄마, 최은주씨도 자리했다. 그는 "제 아이는 맥도날드가 미취학 아이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해피밀'을 먹었을 뿐"이라며 "이번 재수사에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들이 엄벌 받기를, 피해자로서 시은이 엄마로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언 도중, 최은주씨는 밀려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검찰은 2017년 7월 피해자들이 맥도날드를 고발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 1월, 맥도날드 임직원에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정치하는엄마들, 생명안전 시민넷 등 시민단체들은 한국 맥도날드와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위 사건은 지난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표창원 법제사법위원회 의원이 '맥도날드가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 제기 및 '햄버거병'에 대한 재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논란이 재점화 된 것.

그 결과, 현재 '햄버거병'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5일, 검찰이 사건 발생 2년여 만에 고발인 조사를 다시 진행하면서다. 사실상 재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강지성)는 지난 25일 오후 고발단체 법률대리인 류하경 변호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맥도날드의 '오염패티 은폐' 의혹 등 추가적으로 드러난 정황들과 관련해 집중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하는엄마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300명이 단체로 고소 고발한 맥도날드 재수사가 9개월 만에 착수됐다"며 "이제라도 검찰의 책임 있는 수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맥도날드는 잠재된 수많은 세상의 시은이에게 사과하길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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