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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지게 포즈를 취한 씨나의 소남섭 회장(맨 앞줄)
 멋지게 포즈를 취한 씨나의 소남섭 회장(맨 앞줄)
ⓒ 종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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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활동 통해 시니어 모델계의 소지섭으로 거듭나다

축제의 마무리를 화려하게 달군 것은 시니어 모델 동아리 '씨나(만 69세, 1950년생)'였다. '씨나'는 '보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 'See'와 '나'의 합성어로 '그동안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으니, 인생의 2막은 나를 보고 살자!'라는 취지로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리허설을 할 때부터 남다른 비율과 패션 감각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씨나의 소남섭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평범함 엄마, 아빠들이 모인 거예요. 은퇴하고, 백수 생활을 하다가 스스로 존재가치를 새롭게 찾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결성하게 된 거죠. 젊은 시절에는 직장생활 하느라 바빠 이런 세계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매주 한 번씩 전문 강사를 초청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라인댄스까지 함께 배우면서 이제는 단순 취미 동아리 수준을 넘어서 프로 수준의 워킹 솜씨와 춤 실력을 자랑한다. '서울춤자랑대회'와 '원주댄싱카니발' 등에서 입상한 경력을 토대로 올해 열린 전국체육대회개막식 식전행사에 초청받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7만석이나 되는 잠실주경기장 메인무대에서 김연자씨가 부르는 '아모르파티'와 '럭키서울'에 맞춰서 춤을 췄어요. 이렇게 큰 무대에 아무나 설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영광이죠."

그는 씨나 활동을 하면서 인생의 황금기를 다시 되찾은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만나는 이들마다 적극 활동을 권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바람 나고, 보람까지 함께 느끼니까 혼자 누리기엔 너무 아까운 거예요. 인생 1막은 고생하면서 살았으니까, 2막에서는 멋지게 살라고, 안내자 역할을 해주고 싶은 거죠."

소 회장도 처음 시작할 때는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설 수 있는 무대만 있다면, 언제든지 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동아리 활동은 감춰져 있던 그의 끼와 재능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게 된 계기가 됐다.

"KBS의 장수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서 '인생 2막의 성공사례'를 주제로 다뤘을 때, 대표적인 인물로 뽑혀서 게스트로 초대 받은 적도 있어요. 그 덕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고요. 방송에 얼굴을 비추다보니까 광고모델 제안도 활발히 받게 됐죠. 요즘도 텔레비전에 제가 찍은 광고가 세 편 쯤 나와요."

그는 독특한 이름 덕분이기도 하지만, 중후한 외모와 젠틀한 매너로 시니어 모델계의 '소지섭'으로 통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KBS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 재벌회장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며 시청을 권하기도 했다.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지만, 점차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더욱더 유명세를 얻고 있는 그는 끝까지 '생활문화 예술 전도사'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들, 부모님들께도 꼭 권하세요. 젊은 시절 열심히 벌었으니까, 이제는 멋지게 쓰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갈 때잖아요."

그는 끝으로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시니어의 삶이 얼마나 예술을 통해 찬란하게 빛날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왕년 무대를 빛냈던 시니어, 객석의 응원단장이 되다
  
 멋진 시니어 선배로 통하는 조용숙 선생
 멋진 시니어 선배로 통하는 조용숙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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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객들이 무대를 향해 호응을 보낼 때마다, 함께 박수를 치면서 여러 동아리를 응원하던 조용숙 선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 11년간 다니면서 난타부터 스포츠댄스, 연극까지 두루 섭렵했다는 그녀는 함께 활동하던 동아리 사람들의 무대를 보기 위해 마로니에공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스포츠댄스는 높은 구두를 신을 수가 없어서 그만뒀고, 난타도 오래 서 있기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이제는 그만뒀어요. 연극을 제일 오래 했는데 이제는 외부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나이 들어 더 악착 같이 할 필요 없겠다 해서 내려놓았죠."

비록 자신은 무대에 서지 않지만, 이런 축제를 통해 친구와 후배들의 무대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축제가 더 자주 열린다면, 동아리 활동이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전망하기도 했다.

"각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무대를 보는 주민들도 보면서 즐거워하고요. 이런 축제를 자주 열면, 주민들도 더 적극적으로 취미활동을 하지 않을까요? 축제 오신 분들이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호응도 더 크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보는 관객도 즐겁고, 무대에 서는 사람들도 더 열심히 하죠. 저도 무대에 서봤지만, 박수를 많이 받으면 얼마나 신나는지 몰라요."

젊은 시절에는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연극을 하면서 새로운 자신과 만나게 됐다고 말한다.

"내 내면에 어떤 것이 숨어 있나 시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했던 작품이 '심청전'이었는데 해설자 역이었거든요. 대사를 외우느라 고생하기도 했는데, 한 작품 끝내고 나니까 성취감을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구연동화를 통해 아이들 관객과 만날 때 큰 보람을 느꼈다는 그녀는 직접 옷과 캐릭터 인형도 만들 정도로, 애정과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제가 이야기를 다 이끌어 가면, 아이들이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한테 역할을 주면서 직접 참여하도록 했어요. 그랬더니 공연 끝나고 질문을 해도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잘 말하더라고요. 조카가 미술학원을 열었는데, 아직도 저한테 '고모, 구연동화 해주세요!' 하고 부탁을 해 와요. 거리가 너무 멀어서 못 가지만, 아이들 교육할 때 쓰라고 캐릭터 인형이며 옷이며 다 물려줬죠."

그녀는 같이 활동하던 동무들이 지병이 있어 세상을 떠날 때, 가장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만큼 젊어서부터 식단은 물론이고,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인터뷰 내내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79세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그녀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내에 있는 '장카페'에서 1주일에 세 번 씩, 하루 3시간 근무하고 있다.

"대추차, 호박식혜, 수정과 같은 차들도 다 직접 만들고요. 카페 옥상이 크거든요. 거기서 된장이랑 고추장도 직접 담가요. 이 나이에 나를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찾아와주시는 손님들도 좋아해주셔서 얼마나 보람 있는지 몰라요."

그녀는 그만큼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고 말했다. 후배 시니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더 넓게 열어주기 위해서다.

"열다섯 명은 봉사고, 열다섯 명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데 그 중에서 83세인 제 나이가 제일 많거든요. 제가 잘해야 후배들이 설 자리도 더 많이 생긴다고 하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카페에 꼭 놀러오세요. 제가 맛있는 차를 만들어 드릴게요."

'2019 종로랑 페스티벌'의 무대와 객석을 빛낸 시니어 3인방은 이번 축제를 통해 더욱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접하면서 삶을 행복으로 채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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