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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트북에 손팻말을 걸고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트북에 손팻말을 걸고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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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계세요!"
"뭐하는 거야! 장관 기다리세요!


2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 첫 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국회 문체위원장은 "장관, 보고하세요"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선 "계속 소리를 지르시면 퇴장시키겠습니다", "고함 지르지 마세요"라고 경고했다. 박 장관은 항의 속에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첫 날부터 '반쪽 국감'이 된 셈이다.

국감 일반증인 채택 불발이 쟁점이었다. 앞서 한국당은 문경란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해 왔다. 문 위원장이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의 부인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 증인이었다. 조 장관의 딸이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했을 때, 한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었다.

민주당 역시 이를 '조국 공세'를 위한 증인 채택 요구로 보고 반대 의사를 줄곧 밝혀왔다. 결국, 문체위는 국감 증인채택 문제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특히 전날(1일)엔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감 계획서 등을 의결한 바 있다.

민주당 "장관에게 물으면 되는데 왜 문경란 고집하나?"

한국당은 이날 국감 시작 전부터 "증인 채택과 일정이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감이 개최됐다"며 따지고 나섰다. 의원 자리 앞 컴퓨터엔 "증인 없는 방탄 국감, 민주당은 각성하라"고 적힌 손팻말도 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은 "(민주당은) 문경란 위원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하며 파행을 이끌었다"며 "문 위원장은 체육계로부터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로 한국당은 체육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증인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위원장이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장을 지낸 한인섭 교수의 부인이라서 (증인채택을) 거부한다는 의심이 든다"면서 "증인 채택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감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지난 9월 26일 문체부·문화재청과 함께 당정협의를 한 것에 대해서도 '국감대책회의'였다고 몰아 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피감기관장과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감대책회의를 했다,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이고 국감 무력화 시도다"며 "안 위원장과 박 장관 등의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문 위원장을 왜 고집하느냐'고 되물었다.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인천 서구을)은 "국감 일정은 이미 1주일 전에 합의됐던 것인데 증인 채택이 안 된다고 앞서 합의했던 일정마저 볼모로 잡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그는 "박인숙 간사는 다른 증인은 안 불러도 되니 문경란 위원장 한 명만 채택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문 위원장에게 집착하나"며 "문 위원장은 민간인 신분이고, 스포츠혁신위는 권고안을 만들 뿐이다. 권고안에 문제가 있다면 그를 채택하는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고 수정을 요구하면 될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즉, 한국당이 정치적 셈법에 따라 문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한국당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항의를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안민석 위원장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당의 '문체위 국감 보이콧' 계속될까?

염동열 한국당 의원(강원 태백시횡성군영월군평창군정선군)은 박 장관의 업무보고 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당의 입장을 전했다. 일단, '오늘(2일) 국감은 더 이상 참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염 의원은 "빈대 한 마리가 초가삼간을 다 태우듯, 증인 한명을 놓고 국감이 파행될 수 있다"며 "위원장이 회의 초반에 의사진행발언을 두 세 분에게만 줬으면 회의가 원만히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님도 (업무보고를) 3분 간만 늦게 했으면 회의가 원만히 진행됐을 것인데 30초도 주저 않고 진행한 건 결국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유감의 뜻을 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돌아가면 (다른 의원들과) 협의를 해서 남은 국감이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문체위 국감은 한국당 없이 그대로 진행됐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증인 채택 관련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다 안민석 위원장이 거부하자 퇴장, 좌석이 비어 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증인 채택 관련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다 안민석 위원장이 거부하자 퇴장, 좌석이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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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의원을 비롯한 문체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조국 지키기에 혈안이 돼 조국 친구의 부인까지 철벽방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은 국감 일정을 모두 보이콧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들은 이날 "안 위원장은 정당한 의사진행발언도 거부하고 거세게 항의하는 의원들은 퇴장조치하겠다고 겁박했다, 박양우 장관은 야당을 무시하고 업무보고를 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 정상적인 국감 진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태그:#조국,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 #안민석,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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