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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여상규 위원장과 김도읍 간사 등과 논의한 뒤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 손사래 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여상규 위원장과 김도읍 간사 등과 논의한 뒤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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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일 오후 5시 14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에서 고성이 터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같은 당 법사위원들과 논의를 하던 중이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같은 시각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실시계획서 채택 등을 위한 전체회의 참석 차 회의장 내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중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위원장실을 나섰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걸음을 옮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후 담판 회동을 통해 '조국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오는 6일 개최한다'고 합의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그 후폭풍은 한국당, 특히 나 원내대표를 향하고 있다.

이런 조짐은 양당 원내대표 합의 전후부터 보였다. 당장 인사청문위원으로 활동할 한국당 법사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핵심 증인인 조 후보자의 가족들도 부르지 못하는 청문회를 단 하루만 연다' 등 오히려 정부·여당에게 조 후보자를 임명할 명분만 준다는 지적이었다. 같은 당 중진 의원들이 같은 날 열린 비공개 최고·중진 연석회의 때 '증인이 없더라도 청문회는 해야 한다'고 주문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주장이기도 하다(관련 기사 : '조국 인사청문회', 결국 6일 열린다).

법사위 소속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은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고 한다"라면서 나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이미 물 건너 간 청문회를 해서 그들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고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라며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도대체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가 청와대와 민주당의 2중대냐,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강행을 하면 국정조사를 관철시키면 된다"라며 "부인, 딸, 동생, 전처, 관련 교수 등등을 증인으로 채택하여 위증을 하면 벌을 줄 수 있고, 출석하지 않으면 벌을 줄 수 있는 국정조사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실시계획서 채택 등을 의결하기 위해 4일 오후 개회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가 여상규 위원장의 회의진행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항의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실시계획서 채택 등을 의결하기 위해 4일 오후 개회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가 여상규 위원장의 회의진행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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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실시계획서 채택 등을 의결하기 위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 조국 인사청문실시계획 논의중인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실시계획서 채택 등을 의결하기 위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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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은 양당 원내대표 합의 전에 '청문회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셀프 청문회' 다 했는데 이제 무슨 청문회인가, 국회가 그렇게 무시 당하고도 또 판을 깔아준단 말인가"라며 "가족사기단의 범죄행각이 시시각각 드러나는 판에 한가하게 청문회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국 임명의 정당성을 확보해주려는 '사쿠라(변절자를 의미하는 용어) 합의' 같다"라면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청문회도 오락가락, 갈팡질팡 청문회로 만들더니 드디어 여당 2중대 역할이나 다름없는 합의를 해줬다"라면서 "당의 내일을 위해 그만 사퇴하는 것이 옳다, 품위 있게 사퇴하라"라고 주장했다.

조국 가족 빼고 증인 13명 요구한 한국당... 6일 청문회 일정 확정 못해

한편, 국회 법사위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실시계획서 등을 채택하지 못했다. 여상규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법사위원들이 그간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증인·참고인 채택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청문회 시작일 5일 전 증인들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증인·참고인 명단 채택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상황임에도 일괄 처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 법사위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와 증인채택 협의가 중단됐음을 알리고 있다.
 국회 법사위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와 증인채택 협의가 중단됐음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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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은 "원내대표 간 합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증인 채택을 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상규 위원장도 "이미 야당이 제출한 증인 25명의 명단이 있다, 그중 가족증인은 제외하자고 여당이 의견을 제시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청문회를 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앞서 지난 2~3일에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해 놓고 증인·참고인 명단 관련 안건을 일괄 상정하면서 청문회 일정을 파행시킨 것과 같은 전략 아니냐는 문제제기였다.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갑)은 "여야 간사 간 증인 합의 안 돼도 청문회를 열 것인지, 아닌지부터 명확히 해주시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법사위 회의는 증인·참고인 명단 채택을 위한 간사간 협의를 이유로 정회된 상태다. 그러나 여야 간사간 협의도 오는 5일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산회'된 것이나 다름 없다. 이와 관련해 김도읍 의원은 "(25명 증인을) 13명으로 축약했다, (조 후보자의) 가족들도 빠진 상태"라며 "이 명단을 민주당 측에서 논의해보겠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태그:#조국 , #인사청문회, #자유한국당, #나경원, #법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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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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