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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 무형문화재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 무형문화재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 CPN문화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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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지난 8월 18일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을 찾아갔다. 박종군 이사장(국가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은 부친 박용기(1931년~2014년) 씨의 대를 이어 전통 '장도'를 지키고 있다. 그는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성토했다.

박종군 이사장은 7월 초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를 격려하기 위해 김정숙 여사가 마련한 청와대 초청행사에 갔었다. 그는 청와대로 가면서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했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국가무형문화재의 청와대 초청은 김대중 정부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며 "국가가 우리 장인들을 그동안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재청 예산은 8017억 원으로 5년 전인 2014년 6199억 원과 비교하면 약 29% 증가했지만, 무형문화재 예산은 2014년 402억 원에서 2018년 383억 원으로 오히려 19억 원이 줄었다.

평생을 노력해 국가무형문화재가 돼도 지원받는 것은 한 달에 130만 원에 불과하다. 보유자가 되기 전 단계인 전수교육조교는 몇십 년을 노력해야 하는데 그들에게 지원되는 예산은 한 달 66만 원이 전부다.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그동안 국가가 무형문화재를 홀대가 아닌 무시를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형문화재는 조금만 파손 돼도 긴급복구를 하고 천연기념물 나무의 수액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지만, 무형문화재가 아프면 어떠한 지원도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재청은 유형문화재보수관리에 1953억 원을 배정했지만, 무형문화재 전승관리에는 단 174억 원만을 사용했다.
 
2018년 문화재청 유,무형문화재 사업비 비교
▲ 2018년 문화재청 유,무형문화재 사업비 비교
ⓒ 손혜원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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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예산의 95%는 유형문화재, 5%만이 무형문화재 관련 예산

무형문화재 전승과 활용을 다 합쳐도 400억 원이 되지 않는다. 문화재청 전체 예산 8천억 원 중 5%만을 무형문화재에 배정한 것이다. 그래서 일부 무형문화재는 문화재청을 '유형문화재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무형문화재의 작품이 훗날 국보·보물이 되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풍토에서는 '어떻게 전통을 이어갈 것인가'가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 생계를 이어 갈 것인가'가 고민이다"고 말했다.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실에서 장도를 보고 있다.
▲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실에서 장도를 보고 있다.
ⓒ CPN문화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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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 이사장과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7월 초 청와대에 다녀왔는데 어떤 자리였나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이후 20년 만에 공식적인 청와대 오찬이었습니다. 전통 하시는 분들이 어려운 상황이라 이를 격려하기 위해 김정숙 여사가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 무형문화재 전승의 어려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했는데?
"유형문화재는 조금만 훼손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예산을 투입해서 바로 긴급 복구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무형문화재 분들이 만든 것들이 훗날 보물· 국보로 지정받는데 그분들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어요."

- 구체적인 예를 말한다면?
"천연기념물인 나무가 죽어 가면 수액을 놔 주지 않습니까. 예방주사도 놔주고. 하지만 유형을 창출해내는 무형문화재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다는 거죠. 그분들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보호받을 수 있는, 건강 관리할 수 있는 그런 가장 기본적인 것도 갖춰지지 않았다는 거죠."

- 무형유산에 대한 지원이 많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가장 큰 원인은 무관심입니다. 유형문화재에만 관심이 있었고 무형문화재에 무관심했기 때문입니다. 무형문화재을 무시해버렸다는 것이죠."

- 그렇다면 어떤 점이 바뀌어야 하나요?
"환경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도부터 바꿔야 해요. 그다음에 정책 세우는 문화재청의 무형과를 '국'으로 승격 시켜야 합니다. 무형과가 '국'이 되고 그 안에서 '예능과'와 '기능과'가 나누어져야 합니다. 또 이수자, 조교, 전수장학생 등의 교육과 관리를 세분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죠. 지금 의 무형문화재과처럼 기능, 예능 등에 3~4명씩 가지고는 아무것도 못 해요."
 
문화재청 조직도 국가무형문화재는 현재 144종목에 보유자 165명, 보유단체 67, 전수교육조교 280명, 명예보유자 17명이 있다. (2019년 7월 31일 기준/ 자료 문화재청)
하지만 이들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무형유산과 직원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 문화재청 조직도 국가무형문화재는 현재 144종목에 보유자 165명, 보유단체 67, 전수교육조교 280명, 명예보유자 17명이 있다. (2019년 7월 31일 기준/ 자료 문화재청) 하지만 이들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무형유산과 직원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 문화재청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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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전통작품이 고가인데다 일반인이 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양화, 조각품, 동양화, 한국화, 고가의 도자기를 사용하려고 사는 것은 아니거든요. 예술적 가치로 평가받아야 하지만 작품·소품 중 일부는 대중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대 것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 대중성 있는 상품개발이 힘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장인들이 상품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되냐고 묻고 싶어요. 이분들은 손재주만 좋을 뿐입니다. 사업과 경영은 다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진국처럼 장인들은 기술을 잘 보존하고 국가와 기업들이 그것을 사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양산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해야 해요."

- 전통 작품의 판매는 어떤가요?
"지금은 거의 안 팔린다고 보시면 돼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판매가 하락추세인데 김영란법이 생기면서부터입니다. 5만 원 이상은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장인의 작품 중 5만 원짜리는 없습니다.

거기에 최근 인건비가 상승했습니다. 김영란법으로 불이 난 데다가 인건비로 기름을 부어 버린 거죠. 장인들 아예 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분명 두 가지 다 좋은 법입니다. 원래 목적이 깨끗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노동자에게 충분한 인건비를 주는 것은 옳은 일이에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있습니다. 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것이죠. 대책 없는 정책은 무용지물이에요."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무형문화재의 작품이 많이 알려져야 해요. 안 보이는데 어떻게 구매를 할 수 있습니까? 전시회도 많이 하고 볼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전통 공예 선생님들이 국외에서 전시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앞으로 그런 문화도 더 만들어야 합니다. 환경 조성을 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단체로 국외로 나가서 호평도 받고 판로도 개척하는 그런 시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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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국 기자, 프리미어프로 저자(교학사), 프로덕션 pd를 거쳐 현재는 CPN문화재TV, 서초타임즈, 강남타임즈의 영상 제작을하며 글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