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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8
▲ "매년"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뭐라고 했을까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8
ⓒ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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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11, 1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첫째 줄에 나오는 '셋째 조각'이란 말이 참 반갑습니다. 이런 말이 요즘 배움책에서 쓰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서는 썼다는 것을 알려 주니 어찌 반갑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넷째 줄에 있는 '비교하여 보자'는 비슷한 때에 나온 다른 배움가지(과목) 배움책에서 '견주어 보자'라고 한 것과 달라 조금 서운했습니다.

일곱째 줄에 나오는 '모든'은 '요즘 배움책에서 '전'이라는 한자말을 자주 쓰는 것과 견주어 볼 때 더 반가운 말입니다. '온'이라는 다른 토박이말을 쓸 때도 있는 걸 보면 어떤 말을 어떤 곳에 붙박이로 쓰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말을 알고 쓰는 것이 말글살이를 넉넉하게 한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덟째 줄에 나오는 '으뜸'은 더 반가운 말입니다. 요즘에도 이 말을 볼 수 있는 소리꽃, 음악 배움가지(과목)가 있지만 이렇게 쓰는 걸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씨'가 되었든 '고장'이 되었든 '으뜸'은 '으뜸'인 것입니다. 그것이 나라가 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 '으뜸'이라는 말은 요즘에도 쓸 수 있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저희 모임에서 쓰고 있는 '으뜸빛'이라는 말이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열넷째 줄에 나오는 '해마다'는 '매년'이라는 한자말을 갈음할 수 있는 말입니다. 이런 짜임으로 된 말이 '날마다', '달마다'라는 있는데 이를 줄여서 '나날', '다달'이라고 한다는 것을 안다면 '매일', '매달'을 '나날', '다달'이라고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쓰고 있는 매일, 매달의 뜻을 가진 말들을 토박이말로 바꿔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다음 줄에 나오는 '그 해에 먹고도 남게 되어'라는 말은 쉽게 풀어쓴 말이라는 것은 제가 따로 풀이를 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12쪽에 나오는 '고인 돌'은 요즘 띄어쓰기와 다르지만 같은 뜻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큰 돌로 무덤을 단단히 하였다'는 말을 볼 때 왜 그런 무덤을 만들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오는 '심고 거둘 때와 나라의 큰 일이 있을 때',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며 몇 날을 즐겁게 지내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모여 놀 때에도'까지 다 쉽게 풀이를 하려고 마음을 썼다는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몇 날'이라는 말은 '몇 일'인지 '며칠'인지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바로 알려 주는 것 같아 더욱 시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순우리말, #고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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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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