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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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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1월 내부 문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귤 200톤을 가리켜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이라고 표현했다는 최근 일본 보도에 대해,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 서울 동작구갑)이 31일 "(보도된 해당 문건이) 가짜일 가능성이 99.9%"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28일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자신들이 입수한 문건 일부를 사진으로 공개했다. 여기에는 문건의 표지나 상세 내용은 없이 '트럼프 놈을 비롯한 미국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북한)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고 줴쳐대고 있다'는 등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포함한 네 문단 내용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정보위 소속이자 당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 소속인 김병기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도쿄신문>은 문건을 12쪽 확보했다고 했으면서, 정작 지면에는 1쪽도 다 공개하지 않았다"며 "보도된 그 문건은 적어도 형식상 북한의 공식문건은 아니다. 북한은 공식문서를 그런 식으로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당국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도쿄신문>이 보도한 문건은 글씨체·줄 간격·띄어쓰기 등에서 북한이 쓰는 형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4선, 부산 사하구을)도 이날 '전술핵 재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하며 "북한은 한국이 보낸 귤 200톤에 대해 '괴뢰가 보낸 전리품'이라고 폄하했는데, 우리정부가 괴리정권이냐"며 비꼬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해당 보도를 근거로 "문 정권은 안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졌다. 귤 갖다주고 욕이나 먹는 '가짜 평화'에 매달리지 말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정보당국에 조금만 물어봐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야당이 '가짜뉴스'를 악용해서, 또 자극적·감정적 언어를 사용해 대통령을 비하·조롱하고 폄훼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한국의 정치 수준이 개탄스럽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8월 1일 열릴 국회 정보위 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 의원과 한 전화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 <도쿄신문>이 북한 공식문건이라고 보도한 게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맞나.
"그렇다. 그쪽(<도쿄신문>)이 '북한 공식문건'이라고 주장하는 것뿐이지, 그게 사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짜일 가능성이 99.9%다. 일단 북한은 공식문서를 그런 형식으로 쓰지 않는다. 이건 관련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문건에 '트럼프 놈'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이것도 최근 북한이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다. 문건의 형식도 틀릴 뿐 아니라 내용도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 해당 내용이, 북한 공식문건을 따라 쓴 사본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건 맞다. 예를 들어 제가 어떤 문건을 전화로 불러주면 기자님이 받아쓰실 수 있지 않나. 그런 방식을 통해서 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 문건이 형식상으로 볼 때 북한 공식문건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내일 오전 9시에 열리는 정보위에서 제가 다시 한 번 확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그러나 똑같은 대답이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 오늘 조경태 의원도 해당 기사를 근거로 기자회견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29일 "귤 주고 욕먹는 가짜평화"라고 비판했는데.
"이런 상황이 참 개탄스럽다. 우리가 일단 공식문건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때 제일 먼저 뭐부터 따지겠나. 이 문서가 거기서 공식으로 발행한 것이냐, 아니냐 하는 형식부터 따지잖나. 근데 거기서부터 (보도된 문건은) 이미 틀린 거다. 정보당국에 조금만 물어봐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런 게 있다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정도의 확인 절차면 또 몰라도, 그걸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 문제다. 자극적·감정적 단어들로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폄훼하는 것 아닌가. 야당이 다른 나라(일본) 신문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 걸 볼 때마다 한국의 정치 수준이 개탄스럽다."

태그:#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북한 문건, #도쿄신문,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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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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