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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항의하며 "일본 제품 판매 중지와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이들은 “일본 정부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전쟁에서 발생했던 위안부 및 강제 징용에 대한 일말의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대한민국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해 무역보복을 발동했다”라며 “우리는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중단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항의하며 "일본 제품 판매 중지와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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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구리역사동아리'라는 이름의 단체가 '한일 역사문제 해결, 소수자로 양국에 사는 한반도 및 일본계 주민의 삶과 안전 지키기를 호소하는 글'을 발표했다.

"아베 정권 아래 우경화가 계속되고 있고 역사 왜곡도 반복되고 있다. 그런 일본의 정세로 반일 감정이 고조돼 한국에 사는 일본인들, 반대로 일본에 사는 재일조선인이 자칫 부당한 일을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

호소문을 쓴 사람은 22년째 한국에 거주중인 재한일본인 미야우치 아키오씨다. 그는 경기 구리시 등지에 사는 일본 출신 시민들과 함께 한일 역사를 배우며 양국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으로 2015년 '구리역사동아리'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지난 4일 아베 일본 총리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두고 신뢰 손상 등의 이유를 들며 한국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아베 총리의 발표 이후 한국 사회는 공분에 휩싸였다.

SNS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을 불매한다는 선언이 이어졌다. 편의점 등 잡화점에서는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일부 국민들은 '일본 여행을 가면 매국노'라는 현수막까지 거리에 걸었다. 지난 10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우리 국민 약 70%가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에 사는 일본인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격앙된 반일 감정이 자칫 재한일본인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구리역사동아리' 대표 미야우치 아키오씨가 긴급 호소문을 발표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야우치 아키오씨는 "촛불혁명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성숙함을 경험했기 때문에 두렵거나 무섭진 않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부당한 행동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야우치 아키오씨를 만나 재한일본인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평범한 일본 시민으로서의 해법을 들어봤다.
 
 22년째 한국 거주하는 재한일본인 미야우치 아키오씨
 22년째 한국 거주하는 재한일본인 미야우치 아키오씨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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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성숙함 경험... 두렵진 않다"

- 11일 '구리역사동아리'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소수자로 한일 양국에 사는 한반도 및 일본계 주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기를 호소하는 마음으로 작성했다. 호소문에는 아베 정권 아래 우경화가 계속되고 있고 역사 왜곡도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런 일본의 정세로 반일 감정이 고조돼 한국에 사는 일본인들, 반대로 일본에 사는 재일조선인이 자칫 부당한 일을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이 폭력행동으로 이어질지 두렵다는 말인가?
"그런 건 아니다. 이미 촛불혁명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성숙함을 경험했다.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을 걸 안다. 한국에 사는 것이 두렵거나 무섭지 않다. 다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부당한 일을 겪을까봐 걱정은 된다. 한국사회에서 반일감정이 일 때마다 아이들이 힘든 일을 겪었다."

-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거의 매년 겪고 있다. 둘째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교에서 독도 관련 영상물을 보여줬다. 남자애들이 딸에게 '독도는 우리땅' 외치며 '일본인 죽여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 아이는 놀라 울면서 집에 왔다. 저는 딸에게 '일본 사람들이 옛날에 나쁜 짓을 했고 지금까지 제대로 사과를 안 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학교에도 전화를 했다. 심한 말을 한 아이들이 '그런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결국 선생님을 통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이 지점에서 그는 한일 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재일조선인이 겪는 아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 내에서 북한 문제나 한국과의 관계가 안 좋아질 때마다 일본에 사는 조선인들은 공격을 받는다. 자기들이 강제로 데려와 놓고, 재일조선인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도 한다. 일본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다. 원자폭탄이라든지 공습 등 일본이 겪은 아픔에 대해서는 강조하는데, 정작 가해한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존경스럽다"

- 이번 한일 갈등의 원인은 아베 총리 때문 아닌가?
"참의원 선거가 21일로 예정돼 있다. 아베 총리의 행동이 너무 뻔하다. G20이 성과 없이 끝나자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택했다. 한북미가 판문점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이자 강경하게 나온 것인데, 이러한 행동이 일본 극우들에게 통한다. 특히 사회에 불만이 큰 젊은 청년들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클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짙다."

- 일본 국민들은 한국인들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 '사과도 했고, 보상도 했는데 한국인들이 왜 저런 행동을 계속 보이냐'라고 되묻는다. 역사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알면 그렇게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일본 교육 상황에서 사실을 완전하게 알기는 어렵다."

- 현실적으로 한일 관계를 회복시키는 게 어렵다는 뜻인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보고, 정말로 큰 감동을 받았다. 큰 아픔을 겪었지만 살아남아서 증언을 했다. 그 자체가 너무나 존경스러웠다. 그분들 보면서 살아가는 힘을 얻었다.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할머니들은 행동하고 보여줬다. 올 초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가 타계했을 때 딸과 함께 직접 노제에 참여한 이유다."

"일본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 하지만 한일관계는 좋은 적이 없었다.
"맞다. 심리적인 거리가 줄어든 적은 있지만 좋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일본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일본은 사과했다 말하고, 한국은 일본의 거짓말에 화가 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관계가 좋아질 수가 없다."

- 어떻게 하면 극복될까?
"(잠시 고민한 뒤) 모르겠다. 어려운 문제다.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 '한국 국민들이 왜 그러지'라는 생각부터 했으면 좋겠다. 한국 사람들이 왜 불편해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역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공부하면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행동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불안함을 갖고 산다는 게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무슨 뜻인지 되물었다. 그는 다시 한 번 한국과 일본에서 소수로 살아가는 다문화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반일이든 혐한이든 결국 관계가 틀어지면 한국과 일본에서 소수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부당한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런 잘못 없는 아이들이 고통 받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는 게 우리들의 역할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종적으로는 아베 총리 대신 일본이 좀 더 괜찮은 리더 뽑았으면 한다."

아래는 구리역사동아리가 발표한 호소문

한일 역사문제 해결, 소수자로 양국에 사는 한반도 및 일본계 주민의 삶과 안전 지키기를 호소하는 글 

구리역사동아리는 한국 경기도 구리시에서 일본 출신자가 중심이 되어, 한일역사를 배우며, 한일 양국 사람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활동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우리는 활동을 통해 일본이 메이지유신 후에 걸어온 침략의 역사를 배웠으며,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일본과 한국의 우호 관계가 오래도록 이어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왔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아베 정권 아래 우경화가 진행되어, 역사 왜곡이 반복되어왔습니다. 그런 일본의 정세는 한국에 살며, 한국 사람들과 일본과의 우호 관계를 원하는 우리의 바람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공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행위로 반도체 소재 한국 수출 제한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시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 일본 여행 취소 등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우리는 일본 정부 결정에 따르는 이러한 움직임이 양국 아이들, 특히 일본에서 조선학교나 한국학교, 그리고 일본 학교에 다니는 한반도에 민족적 배경을 가지는 학생들, 그리고 여기 한국에 사는 일본에 민족적 배경을 가지는 아이들에 대한 부당한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이에 구리역사 동아리는 일본 정부의 일련의 결정에 강하게 항의하며, 일본 정부는 침략의 역사에서 눈을 돌리지 말고, 진지하게 마주 대하며,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아울러, 일본 및 한국 정부, 양국 지자체 시민사회에 대하여, 국제관계의 어떠함을 떠나서, 아이들을 비롯하여 서로의 나라에서 민족적 소수자로 사는 양국에 민족적 배경을 가지는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키며, 시민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宮内秋緒(미야우치 아키오-구리역사동아리 대표)
구리역사동아리 유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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