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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학당 무용단 연습 모습(1910년대 초)
 이화학당 무용단 연습 모습(1910년대 초)
ⓒ 한국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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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1876) 이후 우리 무용(舞踊)은 고유의 전통 무용과 서구식 근·현대 무용이 두 갈래 맥을 이루면서 발전해왔다. 그중 서구식 무용은 일찍이 유럽에서 서양 무용을 공부한 일본의 근대 무용가 이시이 바쿠(石井漠)가 1926년 3월 21일 경성공회당에서 우리 전통춤과 다른 스타일의 '신무용'을 선보인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무용은 발레, 모던댄스 등 새롭게 창조된 무용을 일컫는다. 1905년 청나라 공관에서 개최된 무도회 때 서양 춤이 처음 등장하였고, 1920년대 초 러시아 교민 사교무용 단체인 '해삼위'에서 민락무(Hopak Dance)가 소개됐다는 기록도 전한다. 그러나 이는 예술로서의 춤이 아니라 오락을 위한 사교춤이었다.

한국 신무용의 선구자로는 이시이 바쿠(1887~1962) 공연 후 연구생으로 들어간 최승희, 조택원 등을 꼽는다. 이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시이 바쿠 문하에서 새로운 춤(현대무용)을 배우고 돌아와 우리 전통문화에 맞게 접목해 국내외에 널리 소개했으며, 이어 신기원이 이루어졌다. 이후 신무용은 무용계의 주제처럼 되어 오늘에 이른다.

"춤은 또 다른 언어"
 
 최재희 안무가
 최재희 안무가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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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대무용 창시자는 누구이고 개념은 어떻게 정리될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2016년부터 최재희퍼포밍아트그룹(아래 퍼포밍아트그룹) 대표를 맡고 있는 최재희(51) 안무가를 군산의 모 카페에서 만났다.

최 대표는 "현대무용의 대표적 선구자는 미국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으로 알려진다"라며 "형식적이고 기교적인 고전발레에 반발하여,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독창적인 형식과 자연스러운 표현을 추구하는 무용이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사도라 덩컨은 자유로운 의상에 맨발로 발레 스텝과 동작들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무용을 선보였죠. 기술적인 숙련도와 시각적인 볼거리만을 강조하며 현란한 기술에 의존하는 전통 발레의 절대적 군림의 시대에서 벗어나 억눌려 있던 인간 정서를 표출시키고, 인간의 본질적인 정서에 반응하는 파격적인 몸짓으로 새로운 형식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무용이란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나 욕구들을 몸이라는 신체를 통해 표출해내는 '몸짓의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체 없는 감정과 욕구를 형체를 가진 몸의 움직임으로 정확히 표출할 때 관객들은 공감과 감동의 갈채를 보냅니다. 몸의 언어야말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죠."
 

그는 "현대무용은 미국 마사 그레이엄 무용학교에서 공부한 육완순이 1963년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했으며 현재는 국립현대무용단,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 서울현대무용단 등 무수히 많은 현대 무용단이 활동하고 있다"라고 덧붙인다.
 
 CDP무용단 정기공연기념 단체사진(2017년 12월)
 CDP무용단 정기공연기념 단체사진(2017년 12월)
ⓒ 최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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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희 안무가는 "춤의 가능성을 화두로 '춤을 어떻게 추고 안무하여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가?' '나의 작업은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가?' 등을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16년 퍼포밍아트그룹을 결성했다"라고 말한다.

그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CDP(Coll_Dance Project·전북대학교 현대무용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그룹) 창단 대표로 활동하면서 '몸의 가능성과 인간성 탐구'라는 주제로 춤의 본질에 집중하는 작업을 해왔다. 퍼포밍아트그룹 결성 후에는 다양한 국내외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적 표현 형식의 극대화 및 타 장르와의 융합과 협업 작업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의 출연작은 장르를 넘나든다. 대표작은 <벽(闢)>(2003), <마르지 않는 샘>(2007), <건너다>(2006), <침묵>(2008), <소통>(2009), <기억창고>(2004), <그들의 노래>(2009), <뾰족한 지렁이의 발톱>(2016), <시소와 공기나무>(2017), <Space Market>(2018), <신호등 위에 터잡은 새>(2018), <신호등위에 터잡은 새 Ver2 날다>(2019) 등.

'춤은 표현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 또 다른 언어'라고 강조하는 최 대표. 그는 무너져가는 삶의 가치관과 존엄성을 표현하고 단절된 소통의 벽을 허물고자 노력했던 <벽(闢)>, 동료 남자 무용수가 우수연기상을 받았던 <마르지 않는 샘>, 자신이 2016년 최우수 안무가로 선정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뾰족한 지렁이의 발톱>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최 대표는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전북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초등학교 특활 시간에 무용을 처음 접한 후 40여 년을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박사학위도 받고 해외 초청공연도 다녀오는 등 나름의 입지를 다졌다. 그의 대부분 작품은 '감성적이고 철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래는 최재희 안무가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공연 <뾰족한 지렁이의 발톱>(2016) 한 장면
 공연 <뾰족한 지렁이의 발톱>(2016) 한 장면
ⓒ 최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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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을 처음 시작한 배경은?
"초등학교 5학년 특활시간에 담임선생님 권유로 한국무용을 처음 배웠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초등학교 때부터 했다는 막연한 의지로 무용부에 들어갔다. 그때 현대무용을 처음 접했다. 그때는 군산에 학원이 없어 독학하다시피 했다. 외지에서 온 선생님들 지도로 조금씩 배웠는데, 지금 생각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유정희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다."

- 첫 데뷔작은?
"개인적으로 첫 출연작은 2000년 충남 대전 지역에서 공연한 <무풍지대>이다. 대학 다닐 때 휴학했고, 졸업하고 석사학위 준비하느라 첫 무대가 조금 늦었다."

- 퍼포밍아트그룹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2012년경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공연문화도 바뀐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현대무용을 추상적으로 대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한 이미지 개선과 활성화를 위해 공연 형태를 바꾸고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동행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자 고민하다가 2016년 퍼포밍아트그룹을 만들게 됐다."

- 서울에는 국립무용단, 지방에는 도립과 시립무용단이 있다. 그런데도 무용수라고 하면 막연하게 받아들이고, '발레리나'라고 하면 금방 이해한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초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발레는 서양의 궁정무용(우리의 궁중무용)으로 정치적으로도 활용됐다. 루이 14세가 왕권 확립과 정치적 안정을 목적으로 귀족들을 모아 공연했다고 전한다. 발레는 서양 고전 무용 중 하나임에도 다양한 매스컴과 공연, 영화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향 분들과 소통하는 자리 자주 마련하고 싶다"
 
 고향 분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다는 최재희 안무가
 고향 분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다는 최재희 안무가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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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세 개를 꼽았다. 그중 하나만 고른다면?
"가장 의미 있고, 또 애착이 가는 작품은 <마르지 않는 샘>이다. 그 작품으로 동료가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내가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함께 출연했던 남자 무용수가 상도 받고 군(軍) 면제 혜택을 받아 보람을 느꼈다. 그 후 시디피 무용단 활동도 더욱 왕성했고, 단원들 결집에도 도움이 됐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작년에 다녀온 '뉴욕 92Y 하크네스 댄스센터(Harkness Dance Center)' 초청공연이다. 2017년 연말 '2017 서울 국제 안무 페스티벌'에서 해외심의위원 상을 수상하고, 초청을 받아 다녀왔다. 공연 후 주최 측 관계자가 다가와 '다시 초청하고 싶다'고 했고, 관객들 반응도 뜨거워 기억에 남는다.

'뉴욕 92Y'는 다양한 세계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관련 프로그램을 100년 넘게 운영해온 비영리단체다. 하크네스 댄스센터는 '뉴욕 92Y' 소속으로 1935년부터 마사 그라함, 엘빈 에일리, 머스 케닝햄 등 역사적 무용단을 발굴해온 유서 깊은 기관이다."

- 앞으로 계획은?
"우리 단체(퍼포밍아트그룹)가 지향하는 동시대적 흐름에 맞는 공연예술의 새로운 감각과 방향성 제시를 위해 예술성, 대중성, 공공성 등을 고루 갖추고 관객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작품 개발을 추구하는 데 있다.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공연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연구해 고향 분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7월 초 군산 예깊미술관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팔)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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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