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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카레오'서 토론하는 홍준표, 유시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오른쪽)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일 유튜브 공동방송을 통해 공개 '토론배틀'을 벌였다. 사진은 이날 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녹화영상. 2019.6.3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2019.6.3
    jjaeck9@yna.co.kr/2019-06-03 23: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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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오른쪽)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일 유튜브 공동방송을 통해 공개 "토론배틀"을 벌였다. 사진은 이날 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녹화영상.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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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이야기해도 우리 시청자들은 잘 못 알아듣습니다. 시장통에 가보면 문재인 정부 (경제)가 어떻다는 걸 바로 체득하게 됩니다." ('TV 홍카콜라' 홍준표) 

"요건 정치인들의 수사법이고요. 경제를 분석할 때는 이런 논법으로 하면 안 돼요. 왜냐면 내가 본 것이, 그 시장에서, 어느 골목에서 본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한다는 증거가 없어요. 홍대 앞에 공실률이 높은 거, 이건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동안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임대료가 너무 올라 간 거예요. 장사가 안되니까 다 나가버리는 거예요(중략). 

어떤 특정 지역의 공실률이 높다는 건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거고, 그 요인이 그 지역에서 무엇인지를 찾는 거하고 전반적으로 대한민국 자영업 경기가 안 좋은 원인을 찾는 게 같은 게 아니에요. 홍 대표님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불펜'(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공부 안 하신다는 말 들어요." ('알릴레오' 유시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시장통에 나가보라"는 '한국 정치인'의 전형과 같은 주문이 등장하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달아올랐다. 홍 전 대표가 앞서 언급한 공실률과 함께 젠트리피케이션 등 해당 주제에 대한 유 이사장의 열변이 쏟아졌고, 미소를 띤 홍 전 대표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말이 길어진 유 이사장이 "제가 말이 좀 번드르르하죠?"라고 말을 건네자 스튜디오엔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홍 전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유 이사장이) 말을 그럴 듯하게 하고 번드르르하게 하게 하는 건 10년 전하고 똑같네." 

알릴레오 + 홍카콜라 

 
 진행자인 변상욱 대기자(왼쪽),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운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진행자인 변상욱 대기자(왼쪽),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운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홍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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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한 장면은 이랬다. 홍 전 대표가 주제에 대해 먼저 지르고 공세를 취하면 유 이사장이 반박하고 수습하는 전개 과정이랄까. 때때로 유 이사장은 증거나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했고, 또 때로는 "그러시면 안 된다"며 홍 전 대표를 어르고 달래기도(?) 했다. 정치 현안이나 남북 관계 등 다른 주제에서도 분위기는 대동소이했다. 

마치 과거 JTBC <썰전>에서 유 이사장이 상대편 패널인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를 '부드럽게' 다뤘던 것 같이. 당시 세간의 평이 그랬다. (스타일이라고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막무가내' 토론 스타일인 전 변호사를 유 이사장이 리드한다는 인상이 강했고, 또 방송 편집의 힘을 빌린다는 시선이 우세했다. 유 이사장이 출연하지 않았던 JTBC 생방송 신년 토론에서 전 변호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모습을 떠올려 보시길. 

<홍카레오>가 그랬다. 이미 토론 내용이나 분위기는 예견 가능했다. 선거나 대통령 탄핵과 같은 민감한 시기가 아닌 만큼 각을 세울 필요도 없을 터. '보수', '진보' 1위 '유튜버'의 만남은 대체로 훈훈했고, 두 사람 모두 지상파 방송처럼 편성의 제한도 없으니 말 끊길 필요 없이 여유롭게 자기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의 주제나 내용 모두, 둘의 유튜브 방송을 따라잡아 온 시청자였다면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홍카레오>는 주목 받았다. 3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홍카레오>의 녹화 후기를 털어 놓은 변상욱 YTN 앵커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4일에도 변 앵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홍준표, 유시민이 주인공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홍카레오 방송에서 주목할건 홍카 30만 구독자가 유시민 이사장 설명을 듣고, 알릴레오 80만이 홍 대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방송내용과 댓글을 접하며 100만이 각자의 정치적 좌표를 곰곰이 생각하는 게 중요할 겁니다."

실제로 그랬다.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83만 8천,'TV 홍카콜라'는 29만 7천 명의 구독자를 자랑 중이다(4일 오후 12시 현재). 각각 진보-보수 유튜브 방송 공히 1위다. 두 채널이 각각 편집해서 1, 2부로 공개한 '홍카X레오' 방송의 총 조회수는 160만을 넘어섰다. 같은 시각 현재 '알릴레오' 채널에서 1부가 71만 회, 2부가 15만 회를, '홍카콜라'채널에서 1부가 40만 회, 2부가 16만 회를 기록 중이다.  

편집상의 이유로 예고된 3일 오후 10시보다 조금 늦게 업로드 된 것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관심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상 공개 전부터 지상파 뉴스를 포함한 언론의 보도가 쏟아졌고, 유튜브 방송일뿐인데 KBS를 비롯한 지상파와 종편들이 앞다퉈 소개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두 인물에 대한 주목도에 더해 유튜브 개인방송에 대한 접근성이 더해진 결과다. 즉, '홍카레오' 방송은 대중들이 친근하게 접하는 플랫폼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논객' 홍준표와 유시민이 12년 만에 만나서 벌인 토론 '내용'은 어땠을까. 요약하자면, 두 사람의 팬과 '정알못'들에게 '강추'하는 친절한 방송이라 할 수 있었겠다. 

예고된 대립, 의외였던 분위기 

 
 열띤 토론을 벌이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열띤 토론을 벌이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알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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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을 만들고 탄도미사일까지 만들었다는 건 이건 적화통일하겠다는 겁니다." (홍 전 대표)
"북한의 권력층을 완전 비이성적이고 괴물 같은 집단으로 보면 저는 해법이 없다고 봐요." (유 이사장)


북핵이 있으니 우리가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홍 전 대표와 이제는 보수가 예전처럼 북한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유 이사장. 논쟁적인 언사만 없었을 뿐, 남북 관계와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홍 전 대표는 북핵의 목적을 '한반도 적화통일'이라 봤고, 유 이사장은 체제 보장을 위한 수단으로 봤다. 

시선이 다르니 해법도 달랐다. 북한 체제를 '봉건 영주' 국가로 보는 것은 같았지만, 체제 보장과 같은 접근법이 판이했다. 홍 전 표는 계속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 같나", "(북의 체제가) 보장 가치가 있는 체제냐"고 물었고, 유 이사장은 "북한 정권의 체제를 계속 가도록 도와주자는 것이 아니라 무기를 가지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저 체제를 우리가 바꾸겠다고 하면 북한이 더 움츠러든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홍 대표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책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핵 균형'을 이루고 다음에 '핵 군축'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강경한 의견을 제시했다. "돈을 주고 돈벌이를 할 길을 열어주고 (북핵을) 사버리는 것"이라며 체제 보장을 바탕으로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을 강조한 유 이사장과는 대립될 수밖에 없는 해결책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평가하는 양상도 예의 그 대립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요, 다만 빨리빨리 성과가 나오려면 보다 힘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봅니다." (유 이사장)  

"IMF이래 대한민국 경제가 최악입니다. 정책기조를 바꿔야 해요. 자유 시장경제체제로 바꿔야죠." (홍 전 대표)


소득주도성장을 밀어 붙어야 한다는 유 이사장과 '경제가 최악'이라는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의 진단을 반복한 홍 전 대표.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국가채무비율을 40% 선 유지"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양상은 엇비슷했다. 홍 전 대표가 보수 정치인들의 화법을 들이대면, 유 이사장이 수치나 증거를 들어 반박하는 식이었다. 

이어진 적자성 채무에 대한 유 이사장의 반박이 딱 그랬다. 홍 전 대표가 "국가재정을 파탄지경에 이르게 하고 후임자는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라는 것인가"라고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을 비판하자, 유 이사장이 "말씀은 다 좋은데 사실에 의거해서 말하라"며 다시금 수치를 들이댔다. <썰전>부터 '알릴레오'까지 유 이사장의 방송을 따라 잡은 시청자들에게 친숙할만한 장면이었다. 

"작년도 통합재정수지가 흑자가 났고요. 문재인 정부 들어 적자성 채무를 늘린 것이 아니에요. 이명박 정부 때는 연평균 20조원씩 적자성 채무가 쌓여서 거의 100조원이 증가했어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채무가 연간 25조 원씩 났어요. 참여정부 5년 동안 18조 5천억원을 냈고요(중략). 우파 정부가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본의 아니게 건전재정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 욕을 먹고 있는 거예요."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 홍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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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눈에 띄게 '통합'을 이룬 장면도 있었다. 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수사가 현실과 전혀 동떨어져 있다는 인식이었다. 특히 유 이사장은 "(황교안 대표) 이분의 리더십 스타일이 왠지 약간 몇십 년 전에 흔히 보이던 그런 스타일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고 꼬집었고, 홍 전 대표 역시 "지금도 보수 우파는 (박근혜) 탄핵을 두고 그때 니가 뭐했니, 뭐 안 했니 서로 손가락질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일치했다. 홍 전 대표는 시작부터 꽤나 유한 언사로 대화를 이끌었고, 이에 유 이사장도 정치권의 "거친 언어", "극단적인 언어"가 문제라며 화답하기도 했다. 

또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도 나왔다. "유 이사장이 옛날엔 강성이었는데 많이 유해졌다"는 홍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이 "당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하도 괴롭혀서 나도 열 받아서 그랬다"고 응수했다. 이어 유 이사장이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을 탄핵도 하고 많이 괴롭혔다"고 꼬집자, 홍 전 대표는 "그때 우리가 많이 모질게 했는데, 아마도 그 벌로 지금 일방적으로 모질게 당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날 토론은 두 사람이 각자 5개씩 가져온 주제 10가지(양극화·뉴스메이크·리더·보수와 진보·정치·민생경제·패스트트랙·한반도 안보·노동 개혁·갈등과 분열)를 놓고 2시간 20분 넘게 진행됐다. 그런 만큼, 전방위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수밖에 없었을 터. 

앞서 언급한 대로 격한 대립이나 논쟁을 벌일 필요도, 시간 제약이나 언어 자체의 제한도 없는 방송이니 만큼, <홍카레오>에서는 두 사람 모두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여유 있게 펼쳐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홍 전 대표가 예의 그 독한 언사로 지지층을 자극시킬 필요도 없어 보였다.

혹자는 '심심했다'고 할 수도 있을 이날 토론은 두 사람도, 시청자들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끝을 맺었다. 분명한 것은, 조금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거친 논박 없는 둘의 토론은 분명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갔고, 시청자 입장에서 놀랍게도 편안하게 다가왔다는 점이리라. 

"가끔 품위 논쟁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찌 그런 이치도 모르고 함부로 사람을 논하는지 안타까울 때가 있었습니다. 어제 유시민 전 장관의 태도는 참 품위가 있었습니다. 나도 최대한 그를 존중하면서 토론을 했습니다.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4일 오전 홍준표 전 대표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홍 전 대표는 앞선 글에서도 "서로 반대 진영을 증오와 분노로만 대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갈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며 "달라진 유시민 전 장관의 모습에서 문 정권도 이제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다음 기회가 생기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방향 제시도 한번쯤 논의해 봤으면 합니다"고 적었다.

확실히 호의적인 평가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홍카레오>의 가치는 유 이사장의 '여유'를 통해 배우는 '토론의 기술'에 있지 않을까? 전원책 변호사에 이어 홍 전 대표까지도 "유익했다"고 고백하게 만드는, '적과의 동침'마저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증거'로 무장한 채 '번드르르'하지만 끝까지 듣게 만드는 그 '기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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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