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출간되는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에는 지난 39주년 5·18기념식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출간되는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에는 지난 39주년 5·18기념식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 자유한국당

관련사진보기


 "잘 오셨소. 이렇게 와야 돼요. 설령 사람들이 물병을 던져도 내려와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것은, 그 사람들은 광주사람들이 아니여. 민중당 애들이 와서 저러는 것 같은데, 그래도 뚫고 들어가야 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오는 5일 출간하는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이하 밤깊먼길)에 나오는 내용이다(56~58쪽). 황 대표가 만30세 젊은 작가 유성호씨와 공동집필한 이 책은 지난달 5·18기념식 당시를 회상하며 이같이 적었다.

황 대표는 책에서 5.18 기념식 참석에 대해 "반드시 가야만 했다.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물세례를 받더라도, 광주시민 또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일원이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었다.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고, 오해는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하며, 아픔에는 위로를 건네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행사장에서 벌어진 항의 등에 대해 언급했고, 한선교 사무총장에게 다가온 노인들 이야기를 꺼냈다. 노인들이 황 대표의 참석을 항의·반대하는 사람들은 "광주 사람들이 아니여, 민중당 애들이 와서 저러는 것 같은데"라고 했다는 설명이다.  

"5월 단체 회원들은 광주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인가"

그러나 이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는 달랐다. 당시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서 황 대표를 향해 항의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5·18관련 단체 참석자들은 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제히 "(해당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종분 5.18구속부상자회 서울지부장은 "당일 5월 단체 뿐 아니라 (유가족인) '오월어머니회' 어머니들도 함께 계셨다. 그럼 이들이 광주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황 대표가 오전 10시 기념식 시작 직전에 도착했다. 저희 단체와 5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오사모), 오월어머니회 등 여러 사람들이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서 '망언부터 사과하라', '들어가지 마라'면서 항의하고 막았다"면서 "황 대표가 항의에 막히자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돌아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항의·반대한 사람들이) '민중당 애들'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항의 시위를 한 또 다른 참석자도 비슷한 요지로 설명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오사모' 박형진 조직국장은 "현장에는 여러 5.18 단체들과 광주전남 대학생연합회 등이 모여 있었다. (황 대표를 막아선) 묘지 입구엔 오사모를 비롯해 5.18부상자회, 대학생 등 80여 명이 넘게 모여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특히 "'황교안·한국당 반대'를 외친 사람들 중 민중당 당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항의하는 이들 중에는 5.18 단체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았다"면서 "책에 언급한 항의한 사람들이 '광주사람이 아니고, 민중당 애들'이라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난 민중당원도 아니고, 오사모도 민중당과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당시 5.18기념식 현장에 당원들이 참석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 '5.18망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건 정치적 색깔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이자, 광주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당은 '5.18 망언'으로 논란이 된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의원에 대해 '제명(이종명)', '당원권 정지 3개월(김순례)', '경고(김진태)' 등을 의결해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받았다. 제명이 결정된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 '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한국당은 관련 내용 처리를 미루고 있다.

5월 단체와 정치권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5.18기념식 참석 전에 징계를 확정하라고 요구했지만, 황 대표는 5.18기념식 참석 후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종분 서울지부장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한 것은 (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김영삼 대통령 때"라며 "한국당이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이들을 감싸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자, 5·18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역사 왜곡에는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밤깊먼길>은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과 한국당의 향후 비전을 담은 책으로 황 대표는 '저자의 말'에서 "민생이 이토록 어려운데도 문재인 정권은 어떠한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성찰과 함께, 새로운 미래와 통합의 청사진을 그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18 기념식 "독재자 후예 아니라면 다르게 볼 수 없다"...황 대표에 야유 
이인영 "황교안은 막말 회사 오너인가, 이중잣대 CEO인가"

태그:#황교안, #자유한국당 , #망언 논란, #황교안 소책자, #518 기념식
댓글3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