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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과 통화 내용을 자세히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던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 22일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강 의원에게 유출한 외교관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과 통화 내용을 자세히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던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 22일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강 의원에게 유출한 외교관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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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일본 방문(5.25∼5.28) 직후 방한을 요청했다'고 주장하면서 여야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강 의원은 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방한한다면 일본을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일정이 바빠서 문 대통령을 만나는 즉시 한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는 구체적인 대화 내용까지 공개했다. 외교부는 강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전달한 외교관을 조사한 후 국내로 소환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당사자인 강효상 의원과 자유한국당은 '공익을 위한 내용이었고,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 여당은 중요한 외교상의 비밀이 누설된 것이며, 이는 범죄 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신뢰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엄중 대응 방침까지 천명한 상황이다. 

우선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은 주미대사관 대사만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3급 비밀에 해당한다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위와 같은 비밀누설은 우리 형법 제11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외교상 기밀누설죄에 해당한다. '외교상의 기밀을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항). 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의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제2항)'는 것이 그 내용이다.

[첫 번째 쟁점] SNS에도 글 올린 강효상, 면책특권 해당할까

해당 외교관이 기밀누설죄로 처벌받고 징계 처분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대화록을 외부에 유출한 강효상 의원은 어떤 형사책임을 부담할까? 우선 강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국회의원에게는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특권이 있다. 헌법 제4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면책특권이다.

면책특권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의원이 국회 밖에서 한 발언에 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면책특권은 국회 밖에서 민·형사상의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해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회 내에서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다. 따라서 국회에서 스스로 징계를 하거나 소속 정당이 징계를 하는 것은 면책특권 밖의 문제이다.

중요한 점은 국회 안에서 한 발언을 국회 밖에서 다시 발언했을 때 이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고 노회찬 의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노 의원은 삼성X파일과 관련해 국회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전 현직 검사 7명의 이름을 실명으로 언급했고, 그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대법원은 국회에서의 보도자료 배포 행위는 국회 내 행위로 면책특권에 해당하지만,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행위는 국회 내 행위와 관련이 없고 전파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면책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노 의원은 유죄를 선고받았다.

강효상 의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된다. 우선 강 의원은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국회에서 밝혔지만, 그 보도자료 내용을 SNS에도 공개했다. 따라서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지 않는 한 노회찬 의원과 마찬가지로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다.

[두 번째 쟁점] 한국당이 말하는 '알 권리', 무한정 인정되나

자유한국당과 강 의원은 누설된 내용이 공익성 있는 제보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한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모든 정보를 숨기는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야당의 정상적이고 정당한 의정 활동이라는 주장이다.

알 권리는 국민 개개인이 정치·사회 현실 등에 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다. 국민 개개인이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 또는 이러한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포괄한다.

우리 헌법에 명문 규정은 없지만 제21조 표현의 자유, 국민주권의 원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등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 표현의 자유는 자유로운 의사 형성을 전제로 하고, 그러한 의사 형성을 위해서는 알 권리가 필수불가분적이라는 논리다.

알 권리는 헌법에서 직접 도출된 권리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안에서 운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 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국민의 공개 청구 및 공공기관의 공개 의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國政)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이 목적이다.

그렇다면 알 권리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천부적 권리인 것일까?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내재적 한계가 있는 것은 물론, 법률에 의해서 제한될 수도 있다. 흔히 기밀누설과 관련하여 알 권리의 적용 범위가 논의된다.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국민의 알 권리가 제한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기준은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의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두2913 판결,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20301 판결 등)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참석한 조세영 차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참석한 조세영 차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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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쟁점] 대화 내용 전한 외교관, 어떤 처벌 받을까

해당 외교관이 강효상 의원에게 대화 내용을 유출한 것은 명백하게 외교상 기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본다. 강 의원이 해당 외교관에게 대화록 내용을 전해 들은 경위에 따라서 처벌 규정이 다르게 적용될 뿐이다.

강 의원의 요청에 의해 대화 내용을 전해준 경우 외교상 기밀누설죄의 공범으로 처벌된다. 해당 외교관이 선의로 대화 내용을 알려줬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 모두 형사 처벌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당 외교관과 강 의원이 공범으로 처벌되느냐, 아니면 교사범으로 처벌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한미 정상 대화록 공개는 공익적 사항'이라는 강 의원의 주장은 공허하게 들린다. 그 공개로 인해서 국가나 국민에게 어떠한 이익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또한 무분별한 공개로 인해서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에서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막연하게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나 '공익적 제보'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외교관은 그 나라의 국익을 위해서 활동하는 첨병이다. 무엇보다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특정 정파에게 외교상 기밀을 건네는 것은 사실상 이적 행위와 다름없다. 기밀을 엄수하는 것은 외교관의 기초적인 덕목이다. 앞으로 전개될 정상외교나 외교전략 차원에서도 대화 내용 공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상 간 대화록이 외교상의 비밀로 지정된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정범씨는 법무법인 민우 변호사이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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