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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잦아들었지만, 한때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부평 GM공장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에 인천광역시 부평구는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고, 부평구의회에서는 한국 GM 철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인천에서 GM과 GM협력업체들은 막대한 경제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GM의 철수 문제는 엄청나게 위중한 일이었다.

다행히 GM은 인천을 떠나지 않았다. 대신 GM은 다른 곳을 떠났다. 인천보다 인구, 경제 규모가 적은 군산에서 GM이 문을 닫은 것이다. 군산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GM의 선택에 따라 두 도시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자리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냐가 정부 정책의 성공 기준으로 평가되고, 일자리가 없는 지역은 빠르게 쇠망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런 세상에서 GM같은 기업은 도시의 운명까지 정한다. 여기, 훨씬 앞서 GM이 떠난 도시가 하나 있다.
 
 제인스빌이야기
 제인스빌이야기
ⓒ 에이미골드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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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스빌 이야기'는 미국의 중서부에 위치한 도시 제인스빌이 GM 자동차 회사의 공장 폐쇄라는 도시 역사상 최악의 사태를 겪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제인스빌은 미국 중서부 위스콘신 주에 위치한 도시로, 파커 만년필 회사와 GM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도시였다. 이 도시에는 노동조합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조직이 있었고 이들은 성실하게 일하며 도시를 번영시켰다. 연말 행사 때마다 이웃 간에 자애로운 기부가 넘치는 도시였다. 

그러나 세계화가 진행되고, 제인스빌은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된다. 기업들이 굳이 제인스빌에서 회사를 운영해야 할 요인을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파커 만년필이 제인스빌을 떠났다. GM도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 내의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제인스빌 공장을 닫기로 했다. 도시에 위기가 찾아왔다. 시민들은 사상 최대의 위기에 맞서 최대한의 대응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인 저자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공장이 문을 닫는 일이 지역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백 페이지에 걸쳐서 천천히 기록해 놓았다. 이 책은 경제와 관련된 통계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인스빌이라는 동네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모습을 독자에게 건네면서 그들의 노력과 낙담, 변화의 과정을 다룬다.

이 책은 산업의 이전과 도시의 위기를 그리고 있지만, 단순하게 위기를 맞고 위기 때문에 붕괴하는 도시만을 그린 책은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일상과 인간관계를 지키기 위해서 뭐라도 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은 제인스빌이 더 많은 예산을 지원받아 주민들이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떤 사람은 위기에 처한 도시가 더 많은 기업인들에게 매력적인,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다른 지역에서 꺼릴 만한 산업이라도 끌어와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실직자들은 직업 훈련을 받고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제인스빌 사람들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자동차 노동자들뿐만이 아니다. 은행가 중역부터 홈리스 아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까지 모두가 서로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그들을 여기 머물게 하는 것은 이 도시에 대한 애착이다.  - 12P
 
안타깝게도 실직자들이 성실하게 노력하고 생계를 잇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도 그들의 삶은 GM 폐쇄 이전과 같지 않다. 책에는 가족의 삶이 바뀌는 과정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저임금 일자리를 갖게 된 GM 실직자들은 과거 GM이나 하청업체에 일하면서 받았던 임금의 3분의 1을 받게 된다. 당연히 이들에게는 대출 이자를 갚을 방법이 없고, 가정은 붕괴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신의 자녀보다 더 적은 돈을 가진 부모는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미국에는 많은 기부자들이 있다. 이는 제인스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서로 어려운 때에도 기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게 되자 이들이 먹고 쓸 물건을 기부로 해결하기는 어려워진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부를 했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기부를 받는 신세가 된다.
 
 태미에게는 남편이 더 이상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는 사실과, 자신이 생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집안의 사람, 그러니까 '다른 쪽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별개였다. 음식이 가득 담긴 봉투가 현관 앞에배달된 것을 발견한 지금, 이제 자신의 처지가 극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 - 221P

기업에서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 때문에 실직자들은 직장에서 제공하던 건강보험까지 잃어서 이중고를 겪게 된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는커녕 치료 진단을 봉사단체나 비영리단체에 의존하게 되는 주민도 등장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 중 가장 놀라운 것은, 실업 대책의 일환으로 직업 훈련을 실시하는 일이 별로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책은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모두 실업자들에게 훈련을 알선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책에 등장하는 실직자들은 뒤늦은 학업을 어렵게 노력했지만, 이들은 컴퓨터를 잘 활용하지 못했고 수십 년 만의 학업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들 중에 가까스로 훈련 수료에 성공한 이들도 제대로 취업하지 못하고 저임금 일자리를 맴돌게 되었다.

책은 정말 누가 보아도 건강하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주민으로 구성된 도시라도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GM 공장을 되살리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 재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은 미덥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중년의 가장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주를 넘어 다른 미지의 지역으로 홀로 떠나야 했다. 결국 다양한 과정을 겪고 많은 가정이 무너졌다. 

책은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는 중산층도 언제 미끄러질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제인스빌은 자연적 재난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사회적 재난을 겪었다.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사회에서 중산층 가족이 추락하는 모습은 남의 일이 아니다. 재난에 대비할 방주가 필요한 때다.

제인스빌 이야기 - 공장이 떠난 도시에서

에이미 골드스타인 (지은이), 이세영 (옮긴이), 세종서적(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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