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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은 오마이뉴스 에디터의 사는이야기입니다.[편집자말]
"왜 그림을 그리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답만을 찾아가는 여정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어제 그린 그림이 좋았다면 무엇이 잘 됐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뿌리가 없는 사람은 자랄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역사와 전통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왜 이런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그 철학적 배경에 대해 돌아볼 줄 알아야 해요. 스스로만 우뚝 설 것이 아니라, 세상을 두루두루 껴안으면서 열심히 성찰해야죠."

김연정 시민기자가 쓴 임옥상씨 인터뷰 기사에 나오는 대목이다(관련기사: 임옥상 "왜 그렇게 땅과 흙을 그렸냐면..."). 이 글을 보며 생각했다. 어디, 그림만 그럴까. 사는이야기도 그렇다. 왜 이 기사를 쓰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있는 일만 나열하는 글은 그닥 의미가 없다. 적어도 독자들을 고려한 글이라면.

물론 때로는 있는 일만 구구절절 나열했을 뿐인데도, 현장 묘사나 대화가 어찌나 탁월한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글도 있긴 있다. 마치 내가 거기 있는 것처럼 보이게 쓴 글. 필력이 좋은 기자의 이야기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시민기자들이 '뉴스가 되는 사는이야기'를 쓰려면, 내가 경험한 일이 왜 좋았는지 혹은 무엇이 문제였는지가 담겨야 한다. 그게 성찰이다.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일'이다. 

그렇다면 '자기만' 아는 자기 이야기가 아닌,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기 이야기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가 임옥상의 말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성찰의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자기만' 아는 자기 이야기가 아닌,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기 이야기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그림 금경희, 채색 이다은
 "자기만" 아는 자기 이야기가 아닌,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기 이야기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그림 금경희, 채색 이다은
ⓒ 금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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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쓴 기자가 둘 있다고 치자. 편의상 잉걸 기자와 버금 기자라고 부르겠다. 잉걸 기자는 육아를 하며 힘든 일에 대해서만 구구절절 썼다. 고민이 됐다. '아, 정말 힘드신 건 알겠는데... 그래서?'라는 물음표가 생겼다.

버금 기자는 육아를 하며 힘에 부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왜?'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된 걸까?' 곱씹고 곱씹은 내용을 써서 보탰다. 그 곱씹은 내용들이 편집기자인 내가 보기엔 공감이 됐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아, 내가 힘든 이유가 이런 거였구나!' 알아차릴 수 있고,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남편들이라면, 우리 아내도 그럴 수 있겠구나, 혹은 그랬겠구나 하고 돌아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기사를 쓴 사람뿐만 아니라, 기사를 보는 사람도 성찰할 수 있는 글이니 기사로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는이야기가 갖는 또 다른 힘이다. 성찰하게 하는 힘. 화가의 말에서, 사는이야기에 대한 힌트 하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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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은경의 그림책 편지',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