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이 유력한 이전 후보지인 무안군의 반대로 사실상 답보상태에 놓였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빠른 이전을 바라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이전 후보지가 속한 전라남도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감안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답답한 상황에 놓인 광주광역시에서 군 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고 직접 이전 후보지 주민들을 만나 설득에 나설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의 경우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광주광역시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이전사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에 계속해서 광주광역시가 조급증을 보인다면 사업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당장 기대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무안공항으로 광주 민간공항과 군 공항이 통합 이전 해 가는 것이지만 무안군의 군수를 비롯한 집행부와 지방의회 그리고 주민들까지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의 전략부재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군 공항 이전 사업은 수원과 대구 등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모두 다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의 경우 대구 민간공항과 군 공항이 함께 이전해 가는 사업이기에 인근 지역들에서 뜨거운 유치 경쟁이 있었습니다.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의 경우 군 공항이 단독으로 이전해 가는 사업으로 이전 예정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막혀 있습니다.
한편 광주 군 공항 이전 사업의 경우 기존에 있는 민간공항(무안공항)으로 군 공항이 들어가는 형태로 수원이나 대구와는 또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3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 공항 이전사업을 비교하자면 별다른 혜택 없이 무안공항으로 광주 군 공항이 이전해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업으로 보입니다.
민간공항이라는 큰 혜택이 함께가는 대구 군 공항 이전사업이나, 군 공항 이전이라는 부정적 효과만 증대되는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과 달리 무안공항으로의 광주 군 공항 이전은 기존의 민간공항이 가지고 있던 긍정적 효과를 감소시키고 소음 등 군 공항 이전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증대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광주 군 공항을 원활히 적기에 이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하거나 무안공항으로 이전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를 수립해 두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무안공항으로 이전이 불발될 경우 조기에 대체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타 지역에서 적극적인 유치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전략을 미리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현재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육군 31사단을 광주 군 공항과 함께 이전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몇 해 전 광주광역시에서는 도시개발 등을 이유로 해당 부대의 이전을 추진한 바 있으며, 인구유입 효과와 유동인구 증가 효과가 큰 사단급 부대 이전의 경우 지역에서 유치경쟁을 하고 있기에 충분히 승산이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전주시의 육군 35사단 이전 사업과 창원시의 39사단 이전사업이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원활히 완료된 것도 군 부대 이전에 따른 여러 효과가 인근 지자체의 관심으로 이어졌기에 가능했습니다.
만약 무안공항으로의 광주 군 공항 이전이 불발되고 또 다른 이전 후보지를 선정해야 한다면 이러한 전략을 통해 보다 수훨하게 사업을 추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광주 군 공항에 위치한 제1전투비행단(무등산 방공포대 및 마륵탄약고 등 포함) 뿐만 아니라 육군 31사단(본부, 신병교육대 등 직할대 포함), 국직부대(군 병원 등), 등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에 산재한 군사시설을 작전수행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통합기지를 구축하여 함께 이전한다면 군 공항 이전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나 계룡대의 형태처럼 군사시설을 집적시켜 경제적 파급효과를 키움으로써 지역경제에 최대한 기여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서남권에는 이렇다할 대규모 군사시설이 없기 때문에 만약 이러한 방법이 실현된다면 그 자체로 군사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갖는 의미와 파급효과가 클 것입니다.
광주광역시 입장에서도 도시개발에 따라 지속적으로 문제되어 온 군사시설들을 동시에 이전시킴으로서 분할 이전 시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함께 이전할 군사시설들의 경우 군 공항 건설시 확보할 소음 완충지역에 건설이 가능하기에 상당한 이전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군 공항과 대규모 군사시설이 이전해 가는 지역에서도 전투기 소음 등에 따른 일부 불편함이 있으나 직간접적 보상혜택 뿐만 아니라 상주.유동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반대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무안군과 함께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영암군, 해남군, 신안군 등은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소멸 지역에 해당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낙후된 지역이기에 앞으로 지자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유치경쟁에 뛰어들지 않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광주광역시도 군 공항과 31사단 부지를 신도시 개발과 지역에 부족한 MICE산업 기반 구축에 활용한다면 호남의 중심도시로서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계획들은 광주 군 공항을 단독으로 무안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것에 비해 추가적으로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지역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