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은 협화여! 아, 협화없이 그게 되간디. 그래서 굿은 그저 농군 마음처럼 넉넉하고 푸진것이제"
'협화'는 서로 잘 어울려 화합한다는 의미로 영로로 하모니를 뜻한다. '쥔쥔문여소' 합창소리와 함께 마을굿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정월대보름에만 들을 수 있는 우리의 옛소리가 정겹다.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점점 잊혀가는 마을 굿찾기 대보름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후 전남 여수 둔덕동 용수마을 앞 들판에서 제23회 놀이패 벅수골 대보름굿인 용수마을 정월대보름 전통 민속놀이 행사는 이번이 10회째다.
"액운아 물렀거라!"... 마당굿 명맥 이어가는 용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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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에서 국운의 융성과 마을의 안영을 기원하는 달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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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에서 액운을 날려버리는 달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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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가 주최하고 놀이패 벅수골과 용수마을 청년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신밟기인 마을샘굿을 비롯 연날리기, 쥐불놀이, 제기차기, 새해소원문쓰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 행사가 열렸다.
특히 2부 행사에는 농악과 함께 풍등날리기에 이어 달집태우기는 절정을 이뤘다. 이날 2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전통놀이에 푹 빠졌다.
용수마을굿은 마을사람들이 모여 뜻과 힘을 모으는 마을 전체의 화합놀이다. 이곳은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굿은 마을 전체의 화합을 이뤄내는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당산제와 마당 밟기, 대보름판굿은 온갖 잡신과 액운을 몰아내고 마을의 풍요와 화합을 일구어내는 마을축제다.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놀이 정월대보름 행사인 마당굿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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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패 벅수골과 용수마을 청년회가 주관한 마을 굿찾기 대보름 행사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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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패 벅수골과 용수마을 청년회가 주관한 마을 굿찾기 대보름 행사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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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마을 주민에 따르면 "정월 초사흘 전에는 굿소리를 내지 않다가 나흘 이후 마당밟기를 시작하는 마을굿을 한다"면서 "마을굿은 아침을 먹고 난후 나발을 세 번 불면 (농악패)치배들은 복색과 풍물을 갖추고 모여든다. 치배가 다모이면 어름굿을 맞춘 후 가굿을 치며 굿을 이어간다"라고 전했다.
호랑산을 등지고 있는 둔덕동은 1914년 일제의 행정개편으로 여수읍내에서 십리가 된다고 해서 왕십리로 불렸다. 이후 1953년 둔덕동으로 개칭됐다. 이곳 문치마을 뒤 개암산 정상에 위치한 개암산성은 임진왜란 전 왜구의 잦은 침략으로 피난민이 쌓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전망이 화려하다.
행사에 참석한 마을 주민 최성준씨는 어떤 소원을 빌었냐는 질문에 "이 땅 우리 민족의 소원인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기원했다"면서 "특히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마을 공동체의 발전과 함께 우리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