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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일 관계를 달구고 있는 레이더 갈등 문제에 대해 그 특이성, 경과, 추가로 해명돼야 할 의문점, 향후 한국 외교당국이 취해야 할 방향 등을 장부승 간사이외국어대 교수가 3회에 걸쳐 다룹니다. [편집자말]
'한일 레이더갈등, 어떻게 해결할까'
① 한일 '레이더 갈등'이 충격적인 세 가지 이유 
② 한일 '레이더 갈등' 확전의 경과: 우리측 해명에 일본은 반박으로 맞불
③ 한일 '레이더 갈등' 해결의 실마리: 일본측 영상 자료 속에 있다, 정치 치도자가 위기를 직접 돌파하라

 
한국측에 항의하는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018년 12월 21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동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한국 해군의 사격관제용 레이더에 조준을 당했다고 하면서 "동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한국측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발언하고 있다.
▲ 한국측에 항의하는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018년 12월 21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동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한국 해군의 사격관제용 레이더에 조준을 당했다고 하면서 "동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한국측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발언하고 있다.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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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레이더 갈등 사건은 2018년 12월 20일 시작됐다. 공해상에서 조난한 북한 선박을 구조하고 있던 한국 해경구조선 삼봉호와 해군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접근한다. 

이튿날(2018년 12월 21일) 일본 방위성은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이 방사한 사격관제용 레이더에 조준 당했다고 발표한다. 아예 이와야 타케시 방위상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일본 초계기를 레이더로 겨냥했다고 하면서 "예상치 못한 군사 충돌을 초래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국으로 치면 국방부장관이 전면에 나서서 타국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일본 여론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산케이신문> 등 보수 언론에서는 "미군이었다면 즉시 격침시켰을 것"이라면서 한국 측이 의도적으로 일본 측 초계기를 조준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리하기 시작했고, 진보 계열의 <마이니치신문>마저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들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한국군이 "북한 조난 선박을 찾기 위해 사격 관제용 레이더를 작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초계기를 겨냥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초장부터 일본은 고위급에서 비판 성명
 
 일본 방위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2018년 12월 28일 오후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2018년 12월 28일 오후 공개했다.
ⓒ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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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바로 다음날(2018년 12월 22일) 일본 방위성은 재차 반박자료를 냈다. 요지는 네 가지다. 

첫째, 일본 초계기가 한국 측 사격 관제 레이더가 방사한 전파에 접촉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는 초계기에 탑재된 기자재가 수집한 데이터를 신중하면서도 상세하게 분석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둘째, 공격용 조준 목표로 사용하는 사격관제용 레이더와 수상 수색 레이더는 특성이 다르며, 조난 선박 구조 목적이었다면 수상 수색 레이더를 사용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사격 관제용 레이더는 자칫하면 위험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조난 선박 구조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 방위성은 한국 측의 사격 관제 레이더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는 2014년 한일 양국이 모두 서명한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에 관한 강령'(CUES: 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CUES는 2014년도에 호주의 주도로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 Western Pacific Naval Symposium) 소속 국가들간에 서명된 문서로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 소속국가로서 이 문서에 서명했다. 

CUES 2조 8항 1절을 보면, 해군 함장들은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하기 전에 그 잠재적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신중한 해군 함장이 일반적으로 회피해야 하는 행동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그중 첫 번째 사례 중 하나가 해상에서 조우한 항공기에 대해 사격관제용 레이더를 조준함으로써 공격 태세를 시전하는 것이다. 즉,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 네 가지 사유를 근거로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한국 측에 재발방지 대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제 갈등은 확전의 길로 접어들었다. 해명이 문제를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추가 반박을 부르고 문제를 악화시키는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한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일단 신중하게 차분함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2018년 12월 24일 광개토대왕함이 "인도적 목적으로 정상적 작전을 펼친 것이며, 일본측이 위협을 느낄만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오해가 있다면 "소통과 협의를 통해 해소하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양국 실무협의에 대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이와 동시에 국방부는 합참 관계자의 대언론 설명을 통해 반격을 시도했다. "한 나라의 군함 상공으로 초계기가 통과하는 것은 이례적인 비행"이라며 "저공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 카메라를 켰다"는 것이다. "광학 카메라는 추적 레이더와 붙어 있어서 카메라를 켜면 레이더도 함께 돌아간다"고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레이더의 전파 방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통상 배에서 운용하는 레이더는 대함레이더를 기본적으로 운용하고, 어떤 임무가 주어지거나 파도가 치는 등 기상이 나쁠 경우에는 탐색 및 사격 통제 레이더를 통상적으로 운용하게 된다"고도 부연했다.

한국 측 설명의 미묘한 변화 
 
 국방부가 4일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모습(위)이다. 잠시 후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아래, 노란 원)가 보인다.
 국방부가 4일 한일 "레이더 갈등"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은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모습(위)이다. 잠시 후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아래, 노란 원)가 보인다.
ⓒ 국방부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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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한국 국방부가 제시했던 설명과는 다소 달라졌다. 당초에는 '사격관제 레이더를 운용했지만 일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는데, 이제는 '일본 초계기가 이례적으로 저공비행을 해서 부득이 광학카메라로 촬영을 한 것'이고, '레이더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 기상이 안 좋거나 하면 사격 통제 레이더를 사용하곤 한다'고 설명한 게 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게 있다. 일본 측 초계기가 12월 20일 당일 현장에서 우리 측 함정에 무선 교신 시도를 했는데 왜 응답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합참 관계자는 "일부 통신 내용이 인지됐지만 통신 강도가 너무 미약하고 잡음이 심해서 '코리아 코스트(해경)'이라는 단어만 인지했었다"라며 "조난 선박 구조 상황 때 그 주변에 해경함이 있었기 때문에 해경함을 호출하는 줄 알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본 방위성은 다음날 또다시 반박자료를 냈다. 요지는 세 가지다. 

첫째, 일본 초계기가 한국 측 사격 관제 레이더에 조준 당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을 재강조했다. 광개대토왕함 측에서 발사된 전파의 주파수 대역과 전파 강도 등을 해석한 결과, 일본 초계기가 사격관제 레이더 특유의 전파를 일정 시간 계속해서 복수 회차에 걸쳐 방사 받았다는 것이다. 자기 측 증거 도출 과정에 대한 설명이 더 자세해졌다. 

둘째, 일본 초계기는 국제법과 국내 관련 법령을 준수해 일정 고도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비행했고, 광개토대왕함 상공을 저공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셋째, 당시 일본 초계기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세 개의 다른 주파수 대역을 통해 3회에 걸쳐 한국 측 해군함정 함선번호 971을 호출해 레이더 사용의 의도를 문의했다는 것이다. 일본 측의 거듭된 교신 시도에 대해 우리 측이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세 가지 이유를 들면서 일본 방위성은 다시 극히 유감이라고 하고 재발방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12월 22일의 발표와 달리 이번에는 일본 측도 이 사안이 한일 방위당국간 협력을 훼손해선 안된다면서 향후 한일 방위당국간에 필요한 협의를 시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018년 12월 24일 오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및 김용길 동북아국장과 각각 한일관계 주요 현안 협의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018년 12월 24일 오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및 김용길 동북아국장과 각각 한일관계 주요 현안 협의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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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방당국 실무 협의도 이견 좁히는 데 실패

12월 27일 한국 측 합참 작전부장과 일본 측 통합막료감부 수석 참사관간에 실무급 화상회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급기야 12월 28일 일본 측은 당일 현장에서 자국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과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우리 국방부 역시 즉시 입장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우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광개토대왕함은 정상적인 구조 활동중이었으며, 추적레이더(STIR)를 운용한 바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인도적 구조활동 중이던 우리 함정에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일본 측 공개 영상은 단순히 일본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 장면이 담긴 것으로서 일본 측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한일 국방 당국간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히려 국내외적으로 여론전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없는 것일까? 3부에서는 일본 측이 공개한 영상과 음성 자료, 이에 대해 한국 측이 4일 공개한 동영상에 추가 공개된 새로운 자료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바로가기 클릭 http://omn.kr/1ghrh)

[지난 기사 보기]
한일 '레이더 갈등'이 충격적인 세 가지 이유 (http://omn.kr/1ghsn)

덧붙이는 글 | 장부승 교수는 15년간의 한국 외교관 생활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이후 미국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세계 최대 국방 연구소인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거쳐 현재 일본 오사카 소재 간사이외국어대에서 국제관계와 외교정책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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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포드대학교 쇼렌스틴 펠로우, 랜드연구소 스탠턴 펠로우를 거쳐 현재는 일본 오사카 소재 관서외국어대 교수 재직중. 일본 및 미국, 유럽,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을 상대로 정치학을 강의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booseung.chang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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